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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우의 크루즈 여행기] 유럽여행의 꽃이라는 이태리·크로아티아·터키·그리스를 가다
[송영우의 크루즈 여행기] 유럽여행의 꽃이라는 이태리·크로아티아·터키·그리스를 가다
  • 의사신문
  • 승인 2015.1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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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영 우 (전 성동구의사회 회장)

여권 분실로 `당황'…아테네·꼬모서 아쉬움 달래 

 

송영우 전 회장.

크루즈 여행의 꽃으로 불리우고 있는 동지중해. 이번 여행은 우리 부부를 포함하여 총 32명의 대규모 인원이 서울을 출발하여 이태리 밀라노와 베로나, 베니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을 거쳐 다시 그리스 아테네와 터키 쿠사다이, 크로아티아 스플릿, 이태리 베니스와 꼬모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지중해 날씨가 가장 좋다는 9월.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소개됐던 꽃보다 누나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나라로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샀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도 이번 기회에 돌아보는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이 같은 `꽃보다 누나'에 소개됐던 두브로브니크는 우리 부부만 결국 피치 못 할 사정으로 다녀오지 못해 아쉬움이 더욱 많았던 이번 여행이었다. 그동안 10여 차례나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지만 여행을 떠나면서 항상 마음이 설레는 것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는 낭만이 있는 것 같아 즐겁다.
 

우리 일행은 9월 24일 오후 서울을 출발하여 다음날인 25일 이태리 밀라노에 도착했다. 밀라노에서는 대성당과 라스칼라극장을 돌아본 다음 베르나로 이동하여 원형경기장과 로미오와 줄리엣 생가 등 시내를 관광한 후 호텔로 돌아와 첫날밤을 보냈다. 라스칼라 대극장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교과서나 잡지 등에서 오페라하면 너무 많이 단골 메뉴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베로나에서 외국여행에서 가장 우려했던 사건이 터졌다. 우리 부부는 일행과 함께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과정에 그만 여권과 현금, 카드 등을 넣은 가방을 분실한 것이다.

이번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인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크루즈를 타야하는데 문제는 그 배가 미국 국적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외국인인 우리들은 미국에 입국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반드시 여권이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여권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현지에서 완전히 고립될 처지에 있어 전체 일행에게도 피해를 주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일행과 떨어졌고 밀라노 영사관에서 임시여권을 발급받아 여행은 계속할 수 있었지만 이 역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속담처럼 밀라노가 엑스포 기간 중인데다가 우리와 마찬가지로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일이어서 할 수 없이 밀라노에 있는 호텔을 수소문하여 간신히 스위트 룸에서 그것도 무려 660불이나 하는 고급스러운 방에서 이틀을 보냈다. 이래저래 이태리 베로나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우리 부부에게 제공해 주었다.

우리와 헤어진 일행은 두브로브니크에서 프란체스코 수도원과 대성당, 스폰자 궁 등을 관광하고 그리스 아테네에서 우리 부부와 합류했다.

아쉬운 기억은 뒤로 하고 그리스 아테네에서의 일정에 들어갔다. 아테네하면 가장 먼저 아크로폴리스를 떠올리게 된다. 언덕을 올라가던 중 보는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은 로마가 지배하고 있을 당시 이곳의 로마 집정관이던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세웠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서 연주회가 열리는데 이곳에서 연주회를 갖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곳은 원형으로 만들어져서 연주할 때 연주 소리가 밖으로 퍼져 나가지 않고, 벽에 부딪쳤다가 다시 모아져서 되돌아오기 때문에 소리의 울림현상이 만들어진다. 당시 그리스인들의 과학적인 안목에 새삼 놀라게 된다.

헤로데스 아티쿠스 음악당을 지나서 다시 언덕을 오르면 파르테논 신전이다. 산언덕을 올라가니 아테네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높은 현대식 빌딩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아크로폴리스 언덕 때문에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높은 빌딩들을 짓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동서남북 네 방향을 모두 막힌 것이 없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유럽국가 도시들은 지붕의 색이 모두 붉은 색인 것이 특징인데 이곳은 지붕 색이 모두 흰색이다.

에레크데이온 신전은 아테네,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등 3명의 신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이다. 산언덕 정상에서 드디어 웅장한 파르테논 신전이 우리를 압도했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네를 지키는 여신인 아테나에게 바친 신전이고, 파르테논은 아테네의 무녀들이 살았던 집인 `처녀의 집'에서 유래됐다.

파르테논 신전은 기원전 448년부터 432년 까지 16여 년간에 걸쳐 건축됐다. 멀리서 보면 건물이 직선이지만 실제로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도리스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파르테논 신전이 파괴된 것은 오스만투르크 군이 지배하고 있을 당시 이곳을 화약탄약고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1687년 베네치아 군이 쳐들어와서 포탄으로 포격하자 화약이 폭발하여 지붕이 날아가고 신전은 파괴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건물 안쪽에서는 파괴된 것을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북쪽으로 내려오면 사도 바울이 전도하던 `아레오파고스 언덕'(신의 언덕 이라는 뜻)이 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의 일정을 마친 일행은 터키로 이동했다. 터키 에페소는 `인내'라는 뜻으로 기원 후 1세기 소아시아 수도이자 에게해 무역항구로 동서양을 잇는 교통요충지로 도시인구가 30만에 이를 정도로 번창했었다.

에페소는 기독교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으로 기독교 초대 7대 교회 가운데 하나이며 사도 바울의 2차, 3차 전도 여행지이다. 어마어마한 유적지로 인해 자칫 그리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헤라클레스 문이라든지 2세기 로마 황제 하드리안을 위해 건축된 하드리아누스 신전 등을 돌아봤다.

일행은 이어 다시 이태리로 이동했다. 이탈리아의 작고 낭만적인 마을인 꼬모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럽에서 최고의 휴양지로 꼽는 꼬모는 조지 클루니 같은 헐리웃 배우들의 별장이 있는 낭만적인 곳이다. 사실 로마나 베니스, 밀라노와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어 기억에 남는 장소이기도 하다. 꼬모 앞 호수 앞에서 잔잔한 호수를 보면서 커피 한잔하는 여유도 불릴 수 있다.
 

베니스는 베네치아 안쪽의 석호위에 흩어져있는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진 만큼 육상으로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매연과 소음이 없다. 11세기경부터 교통수단으로 이용되어온 베니스전통배 곤돌라와 수상택시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운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체험을 하기도 한다.

특히 탄식의 다리는 죄수들이 감옥에 갇히기 전 한숨을 지어며 이 다리를 지나 감금된 다리라하여 이름 지어진 다리를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진한 아쉬움과 설렘이 교차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여행을 다녔지만 이번 여행과 같이 여권을 분실하면서 당황했던 적이 없어 이래저래 추억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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