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6:26 (일)
“보건복지부는 고가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효능 검증 나서라”
“보건복지부는 고가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효능 검증 나서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5.11.05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단체연합회, "치료효과 믿기 어렵다"며 직접 검증 주장…첫 입장 발표로 주목

“보건복지부는 ‘넥시아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고가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효능에 관한 과학적·임상적 검증에 나서라!”

환자단체가 ‘넥시아(Nexia)’의 효능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직접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4일 서울 종로구 엠스퀘어에서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 관련 환자단체 활동결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환연은 최원철 단국대 부총장이 개발한 한의학적 암치료연구 프로젝트명인 ‘넥시아’의 효능 논란이 10년 간 계속됐지만 의료전문가단체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은 과학적·임상적 검증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매년 수만 명의 말기 암환자들이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

넥시아 복용 환자 중 일부는 한 달에 300~400만 원인 고가의 ‘넥시아’를 복용해 효과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일부는 효과가 없었으며 고액의 의료비만 낭비했다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원철 부총장과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는 지난 2006년 9월 17일 ‘암치료 근거중심의학(EBM) 심포지엄'에서 획기적인 말기 암 치료성적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 교수는 “최원철 한의사가 1997년 3월부터 2001년 5월까지 광혜원 한방병원 재직 시 옻나무 추출물인 ‘넥시아’로 치료한 3기·4기 암환자 216명 중 114명(52.7%)이 5년 이상 생존했고, 이를 다시 세분하면 4기 말기 암환자의 22.4%가 5년 이상 생존했으며, 혈액암(백혈병 포함)은 무려 73.1%가 5년 이상 생존했다”는 후향적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에서도 대서특필했고 당시 최원철 부총장이 근무하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에는 말기 암환자들이 대거 몰렸다.
 
그러나 환연은 이영작 교수가 발표한 ‘후향적 임상연구’ 결과에 대해 “상당수의 암환자들이 양방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이식 등 표준적인 치료와 병행해서 또는 끝난 뒤 단독으로 ‘넥시아’를 복용했기 때문에 ‘넥시아’의 독자적인 효과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연구방법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환연은 “대조군이 없는 사후적 통계분석기법 연구인 후향적 연구(retrospective study)로 이루어졌고 이영작 교수 본인도 연구의 한계로 지적했듯이, 광혜원 한방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은 환자 6명을 제외하고 ‘넥시아’ 치료를 받은 말기 암환자 210명 중에서 의사소견서나 의무기록사본 등의 명확한 근거자료로 분석한 경우는 78명(37%)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132명(63%)은 환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넥시아’의 효능 입증을 위한 근거자료로는 부족하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넥시아’ 효능 논란이 제기되자, 최원철 부총장은 SCI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가 2010년 6월호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넥시아’의 말기 암 치료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항암에 실패했던 말기 전이성 신장암 환자가 ‘넥시아’로 ‘암 완전 소실 상태’를 유지하며 다시 건강해진 사례를 소개한 정식논문이 실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넥시아’는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연은 이 논문에 대해 “정식 논문 형태가 아니라 ‘편집장에게 보내는 독자편지’ 형태로 2가지 증례를 소개한 것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고한 저자들도 ‘넥시아 ’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생물학적 연구와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서 ‘넥시아’ 성분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기술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를 ‘넥시아’의 임상적 효능을 입증했다는 근거자료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반박이 제기되자, 최원철 부총장은 2009년 11월 25일과 2013년 2월 7일 각각 식약처로부터 ‘넥시아’의 양방항암제 버전인 ‘아징스75(AZINX75)’에 대한 2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아 전국의 병원에서 실제 임상시험 2상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환연은 “식약처에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임상시험은 종료됐다고 하지만 그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환연은 “말기 암환자들은 여명기간이 1년 미만으로 극히 짧은데 아징스75 임상종료 이후 식약처 허가절차만 빨리 진행해도 환자들이 한 달에 3~400만원 하는 고가의 ‘넥시아’를 복용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면서 식약처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환연은 넥시아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를 발족해 1년여 가까이 활동해 왔다. 환연은 “시급한 상황임에도 의료전문가단체도, 정부도,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아서 환자단체가 직접 말기 암환자의 장기 생존효과가 ‘넥시아’ 치료 때문인지 아니면 치료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진실 확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최원철 부총장에게 협조를 요청했고 의사협회, 한의사협회에 넥시아에 대한 의견서를 요청했다. 이에 최원철 부총장은 넥시아 관련 형사재판 진행 중이고 환자정보 외부 유출이 안된다는 이유로 협조를 거부했고 의협은 넥시아 효능에 대한 반대의견서를 보냈으며 한의협은 검증연구는 학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검증위 활동에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후 검증위는 ‘넥시아’ 복용 환우회인 ‘대한암환우협회’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원철 부총장을 포함한 단국대 넥시아글로벌센터 소속 한의사 6명은 지난 6월 12일 검증위 위원장인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를 형사 고소했다.

넥시아 피해환자 상대 검증작업 및 피해사례 파악 계획 취지의 인터뷰, 넥시아 피해환자 모집 사이트 개설 등으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를 했다는 이유에서 안 대표를 고소한 것이다.

단국대는 형사고소를 하는 한편, 검증 이후 ‘검증위’의 공식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조건으로, 인터뷰할 말기 암환자 소개에 협조할 것을 9월 3일 약속했지만 환연은 “11월 3일 현재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환연은 복지부에 대해 ‘넥시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복지부가 최원철 부총장으로부터 현재까지 ‘넥시아’로 치료받은 말기 암환자들의 자료들을 받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아징스75(AZINX75)’ 관련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넥시아’ 효능에 관한 과학적·임상적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연은 “임상시험으로 ‘넥시아’ 효능 입증이 부족하다면 추가적인 전향적 임상시험을 실시해 ‘넥시아’ 효능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말기 암환자와 가족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