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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반드시 손질해야 
의료전달체계 반드시 손질해야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5.11.02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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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열 기자.

의정협의 채널이 15개월 만에 재가동됐다. 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 측에 의정이 힘을 모아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은 의료의 근간을 세우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동네의원과 대학병원 등 종별구분을 더욱 명확히해 환자들이 각 단계에 따라 안정적으로 진료를 받고 의료비를 지출하게 함으로써 무분별하게 환자가 대형병원에 쏠리고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그동안 너무나 허술하게 방치되어 환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단순 감기진료를 위해 대학병원을 찾고 동네의원들도 너무나 쉽게 상급병원 진료의뢰서를 발급해주는 현실이다. 의료행위에 있어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온 국민을 공포에 빠트렸던 메르스 사태도 의료전달체계 부재에서 기인했다. 대형병원 응급실에 지나치게 환자가 많이 몰려 도리어 병원이 감염 진원지가 된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나라만큼 병원 응급실이 과밀화된 곳이 없다고 한다. 기자가 지난해 일본 북해도에서 가장 큰 국립병원을 찾았을 당시 생각보다 환자가 너무 없어 적잖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응급실은 권역응급의료센터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환자도 없었고 규모도 한없이 초라(?)했다.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는 하루에 두세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이유를 알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동네의원에서 발급한 진료의뢰서 없이는 절대로 상급병원에 내원할 수 없고 응급실 역시 정말 응급환자만 찾아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병원 입원실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응급실에 우선 입원해 기다리는 비정상적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의정협의가 재개된 지금 시점에 양측이 뜻을 모아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바란다. 의료 전문가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하고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되어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본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으로 동네의원은 일차의료에 집중하고 대학병원들은 중증질환진료 및 연구·교육이라는 본래 기능에 충실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배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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