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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내변산 정기산행 산행기
서울시의사산악회, 내변산 정기산행 산행기
  • 의사신문
  • 승인 2015.10.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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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승 민(서대문 고려안과의원 원장)

변산의 심산유곡·바다 그리고 내소사에 빠지다

강승민 원장.

두 달 전 이번 정기산행을 준비한 내변산 답사 산행 후 한동안 일이 겹쳐 산행을 하지 못하고 지내다 정기산행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직은 초보라 모르는 산이 태반인 상태에서 산행을 간다고 하면 새로운 산을 타는 설렘과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답사산행을 해본 산을 가는 것이라 한번 가봤다는 경험에서 오는 조금의 자신감과 오랜만의 산행이라 체력적인 걱정을 가지고 산행에 임하게 되었다.

보통 변산반도라 하면 해안과 바다를 주로 생각하게 되는데 이번 내변산 산행으로 알아본 것에 따르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유일의 국립공원인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안쪽 산악지대를 내변산, 그 바깥쪽을 외변산으로 구분하고 내변산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진서면, 상서면, 하서면에 위치하고 있다. 내륙 남서방면의 내변산은 최고봉인 의상봉(509m)과 남서쪽의 쌍선봉, 낙조대, 월명암, 봉래구곡, 직소폭포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변산 일대의 산들은 예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 등 별칭을 가지고 조선 8경 또는 호남 5대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변산의 산과 골짜기는 해발 400∼500m 정도의 낮은 편이나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심산유곡을 방불케 한다고 한다.

산행 전날인 토요일, 여름 끝자락임에도 불구하고 한낮에는 무척 덥고 따가울 정도의 햇볕의 날씨라, 다음날 산행이 무척 더울 것이란 예상을 하고 배낭에 물과 비타민 음료를 평소보다 2배 정도 더 준비한 뒤 잠에 들었다. 아침 알람에 맞춰 일어나 준비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결지인 현대백화점 주차장으로,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니 익숙한 버스들 앞에 서의산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분들과 많은 일반회원이 보였다. 반갑게 인사 후에 2번차에 올라 자리 잡고 인원 점검 후 변산반도로 출발.

늦여름이지만 완연한 여름 날씨를 보이는 덥고 쨍쨍한 햇빛 아래서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차는 막힘없이 순탄하게 경부고속도로를 타다가 천안논산고속도로로 빠져나와서 중간에 공주-군산 쪽으로 해서 서산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군산 지나 무안 쪽으로 변산반도로 향해 가는데 멀리서 한 무리의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외변산이 보이는 것이었다. 샛길로 빠져서 한참을 들어가니 멀리서 보았던 외변산이 다가오고 외변산 한 고개를 넘어서 깊숙이 들어가는데, 마치 강원도 한동네를 온 듯이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전경이었다. 답사산행에서는 없었던 B코스를 위해 내변산 주차장에서 정차하고 단체사진 촬영 후 B코스 선택하신 분들은 거기서 출발을 하고 A코스 출발을 위해 다시 승차하여 약 10분 정도를 더 들어가서 남녀치 주차장에 하차하여 잠시 장비를 점검하고 등반대장님으로부터 산행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듣고 입구에서 이정표를 핸드폰에다 찍어 저장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남여치주차장에서 탐방로로 들어서서 첫 번째 중간 목표지인 월명암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자마자 지난 답사산행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느껴졌던 가파른 언덕길로 계속 올라가는 등반로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서두르지 않고 올라가는데 역시나 만만찮은 코스였다.

이 첫 번째 시작코스가 산행 중 제일 힘든 코스로 생각된다. 그래도 나무가 우거져서 그늘이 시원한 것이 좀 위안이 되었다.

40∼50분가량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그 다음부터 월명사까지는 그래도 평탄한 시원한 숲길을 약 20분정도 가다보니 월명암이 나왔다.

월명암 도착 전에 산기슭에 적노랑 상사화 꽃밭에 예쁜 노란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월명암은 물이 있는 곳이라 물도 마시고 잠시 쉬는데 지난 답사산행 때 본 삽살개 같이 생긴 개 2마리가 한가하게 돌아다니며 손님을 맞아주었다.

다시 출발하여 자연보호헌장탑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구릉을 넘어 내려가는 길로 멀리 보이는 바다와 아래로 보이는 계곡과 숲이 멋진 길이였다. 경치 좋은 바위에 안전줄이 매어져 있는 곳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중간 중간 맑은 하늘과 숲이 우거진 산과 계곡 또 멀리서 보이는 서해안 바다까지의 좋은 경치를 즐기며 내려오는 길이다.

길은 약간 험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정도로 편하게 내려오는 길이고 그렇게 40분 정도 내려오면 B팀이 출발한 내변산 주차장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고 자연보호헌장탑이 나온다. 거기서 직소폭포 쪽으로 가는 길 시작부는 평탄한 산책로 같은 것이 지난 답사산행때는 옆으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계곡밑 물가에서 밥 먹는 사람들, 애들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날씨가 가물어서 그런 지 군데군데 계곡은 말라있고 물이 없어 그런지 계곡에서 식사하고 노는 사람들도 없었다. 이 구간은 등산로보다는 자연탐방 공원같아서 산책을 하듯 편안하게 좋은 경치 구경하면서 큰 저수지 옆을 따라 걷다가 포토존에서 저수지 배경으로 같이 가던 남기헌 선생과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하여 자연보호헌장탑을 지나 20분 거리의 직소폭포에서 인증사진 한 장 찍고 그 옆 숲 그늘 아래서 가져온 유동식을 먹으며 잠시의 휴식을 취하였다.

관음봉 삼거리로 올라가는 길에서 언제 처음 월명암 가는 길처럼 가파른 오르막 산행로가 나타났는 지 생각을 하면서 재백이고개 쪽으로 출발을 했는데 한동안은 가벼운 오르막에 옆으로는 물이 많지는 않지만 맑고 깨끗한 개울이 흐르고 숲이 우거져 햇빛도 막아주는 평탄한 길이였다. 한 1.2Km정도를 지난 후 다리를 건너며 드디어 재백이고개로 가는 오르막이 나타났다.

그전에 길이 평탄하여 그사이 회복이 되었는지 처음과 다르게 재백이고개까지의 오르막은 힘들기는 하지만 쉬지 않고 단번에 오를 수 있었다. 재백이고개 삼거리에서 멀리 갯벌과 구불구불한 바다 내만을 보면서 사진 한 장 찍고 경치를 즐기고 관음봉삼거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는데, 이 길이 거리는 산행 처음의 오르막보다 짧지만 그 험하기를 보자면 이번 산행의 최고로 험한 길 같다.

산행 처음의 올라온 급경사와 비교해서 경사도도 더한거 같고 길도 바위언덕도 있고 해서 만만찮은 길이여서 이것이 관음봉삼거리 쪽으로 가는 건지 아니면 관음봉을 올라가는 건지 지난 답사 때 초행길이었을 때는 헷갈릴 정도였다. 하지만 중간 중간 돌아보면 멀리서 보이는 바다를 포함한 경치가 멋진 길이였다. 올라가는 길에 마지막 바윗길에서 멀리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마저 올라와서 뒤편 그늘진 숲 속에서 잠시의 휴식을 취하고 힘을 충전해서 마지막 200m 정도의 계곡을 내려갔다 올라가서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한 후 관음봉으로 가는 길을 잠시 눈으로 보고 내소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로 들어섰다. 내려오는 길은 잘 되어있는데 경사가 좀 있다 보니 처음으로 중간에 왼 무릎이 좀 아파왔다.

잠시 쉬니 괜찮아지고 나중에 산행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그래서 스틱을 잘 써야 한다고.
내려올 때 하중을 스틱으로 잘 받쳐주어야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제대로 된 스틱을 아직 장만하지 않고 산행을 하던 나에게 스틱을 장만할 때가 된 것을 몸이 먼저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내려오다 보니 산 아래쪽으로 내소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위에서 보는 내소사 건물과 주위로 길도 참 볼만하였다.

산길을 다 내려오니 연재성 서의산 회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사진을 찍어주셨다. 연 회장님 반가운 얼굴을 보니 무사히 등산을 마친 것을 알 수 있었다.

내소사로 들어가는 길에 큰 전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서 있어 영화에 나오는 길처럼 좋은 산책로가 되어 있었다. 내소사에서는 등반대장님이 꼭 보라고 권유했던 나무를 조각해서 만들었다는, 각기 다른 세 가지 대웅전 문짝을 보고난 후 깨끗한 사찰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고 다시 한 번 큰 전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선 산책로를 지나서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쳤다.

정리해 보면 처음에 한 시간 정도의 급경사로 시작하는 오르막을 올라가서 20분 정도 평탄한 길을 가면 월명암이 나오고 월명암을 지나 한 시간 정도 능선과 내리막을 지나 내려오는 자연보호헌장탑까지의 총 2시간여의 첫 번째 코스하고 거기서 처음에 평탄하게 출발해서 산책로 같은 길의 직소폭포까지 가는 40∼50분의 코스와 재백이고개 지나 관음봉삼거리까지 급경사로 올라가는 40∼50분의 코스, 거기서 20∼30분가량 내소사까지 내려오는 총 2시간여의 두 번째 코스가 합쳐진 전체적으로 4∼5시간이 걸리는 산행이었다.

마치고 주차장 근처 뒤풀이 식당에서 먹은 막걸리와 파전, 또 해물죽도 맛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몸과 마음이 푸짐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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