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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 ‘맨땅에 헤딩’ 수준… 인력·재원 확보 필요”
“감염관리 ‘맨땅에 헤딩’ 수준… 인력·재원 확보 필요”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5.08.2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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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학회 엄중식 보험위원 “국가방역체계 재구축 전력 기울여야”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인력·재원 등 좀 더 과감히 감염관리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대한병원협회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감염병 예방 및 관리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감염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패널토의에서 대한감염학회 엄중식 보험위원은 “저수가, 의료전달체계 등 고질적 의료계 문제가 국가방역체계와 얽히면서 메르스가 유행하게 된 것”이라며 “이와 관련 신종플루 백서에 모두 지적되어 있다. 지난 5년 동안 도대체 무얼 했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감염관리는 맨땅의 헤딩 수준이다. 몇몇 감염관리 간호사들과 희귀한 감염내과 의사들이 병원에 싫은 소리 해가면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가장 기본이 되는 인력이나 재원 확보 없이는 현장에서의 변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다시 유행한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하고 “중동지역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여행객이 매일 1,500명 이상이다”라면서 “정부는 변명 말고 감염병 관련 법령 정비, 감염관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원 확보, 국가 방역체계 재구축 등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메르스 관련 후속대책의 거의 90% 이상이 의료기관의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면서 인력·재원 확보나 지원에 대한 일언반구 말이 없다”고 지적하며 “보건당국은 책임회피 하지 말고 좀 더 과감히 실질적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이삼열 강동성심병원장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할 때 병원 간 돕고 상생하는 문화가 없어 아쉬웠다”며 “보건복지부든 컨트롤 타워든 정부가 병원이 서로 돕고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앞장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병실을 1인실로 하겠다는 병원이 나타났지만, 현실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병실 수가 등을 현실화해야 1·2인실 유지가 가능할 것이며 다시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소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는 “사스와 신종플루 발생 당시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는 의료기관에 시설투자 등을 많이 했지만 우리나라는 잘 넘기면서 메르스로 크게 터졌다”면서 “현재 OECD 국가 GDP 대비 의료비 투자 평균 8%에 맞춰 우리도 6%에서 8%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보건복지부 이재용 질병정책과장은 “현장에서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병원에 인적·물적 자원의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의료질 향상 분담금을 올해 1,000억에서 내년 5,000억으로 대폭 확대해 의료기관의 질 향상에 노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그는 “음압병상 수가, 1인 병상 수가 대폭적 수가 인상 있어야 할 것”이라며 “중환자 격리 병상, 6인실 위주 병상을 4인실 위조로 개선함에 따른 지원, 포괄간호서비스 체계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3년 동안 싸웠지만, 아직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3개월 만에 사태를 수습해 종식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의료인들과 감염관리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이미향 건양대병원 QI팀장의 ‘메르스 관련 의료기관 경험사례’를 시작으로 △전병율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감염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 △김소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과 교수의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기관 시설의 합리적 개선방안’ △이지영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 ‘의료기관에서의 감염관리 및 병원문화 개선’ △민응기 대한병원협회 기획위원장 ‘병원문화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끝으로 문정림 의원과 박상근 회장의 병원이용문화 개선 등에 대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대국민 선포식이 있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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