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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석 심평원 서울지원장
윤인석 심평원 서울지원장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09.1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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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없다면 서로의 어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괴리의 골만 깊어질 뿐입니다. 서로를 알아야 이해도 가능하죠. 그리고 가급적 자주 만나고 현안에 대해 고민해야 입장에 대한 어려운 점, 문제점, 발전 방향이 도출되지 않을까요”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을 강조하고 그 소통의 중심에는 ‘직접 만남’을 가장 우선으로 모든 사안들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윤인석 심평원 서울지원장.

우리나라 진료비 심사평가 중 2만여개가 서울지원에 몰려있을 정도로 심사 평가의 핵심포션을 담당하고 있는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지난 2월부터 지원장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1979년 입사해 급여조사실장과 심평원 대구지원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과 실무, 정책에 관해서도 30여년의 내공을 쌓은 그다.

입사 당시 전무했던 건강보험 관련 시스템이 현재의 위치까지 오게 된 가장 큰 공으로 의료계와 정부, 심평원, 공단 등이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윤 지원장은 진료비 심사 평가의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관해 의사들을 직접 초청해 전과정을 공개하는 것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달에 2∼3회 20여명 정도를 대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데 참관한 의사들이 막연히 반감만 해오던 심사평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어 반응이 좋다고 덧붙인다.

심사 평가에 관해 아직 더 많은 의료계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고 그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서울시의사회 집행진을 비롯해 의료 현장에서 직접 소리를 듣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들과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며 수시로 간담회 등을 통한 만남을 갖고 있다고 전한다.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 역시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하는 윤인석 지원장이다.

“사실 심사평가의 업무라는 것이 방대합니다. 무엇보다 한정적 재정, 어떤 기준이 적합한지에 대해 의사 선생님들 개개인이 볼 때는 진료권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문제겠지만 제도라는 측면에서 같은 동료 의사들이 볼 때 문제점이 있는 것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지원의 경우 별도로 18개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과목별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며 병원 현장의 애로점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진료비 환수니 부당청구니 하는 관련 보도를 접할 때마다 많은 의료인들 모두가 마치 범죄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지적에 대해 윤 지원장은 “허위 부당 청구의 경우 극히 극소수임을 잘 알고 있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이렇게까지 자리를 잡게 된 데에는 의료인들의 많은 노고도 함께 해 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을 이해한다.

특히 건강보험제도의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 역시 의사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30년 건강보험제도를 뒤돌아볼 때 의사들의 노고와 힘이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제도와 늘어나는 진료비용에 비해 정책적 딜레마의 한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크게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도 많다.

“병원 원장님들이 진료 외에 다른 부분에는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 사실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진료도 중요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때로는 환자 한분 더 진료하는 것 만큼이나 본인이 청구한 진료비의 심사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제대로 숙지하고 정확한 서식에 의해 청구했는지도 진료 못지않게 상당히 중요하죠. 심사 평가의 경우 많은 부분 청구 미기입이나 계산착오 등의 단순오류가 많습니다. 이것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해소될 수도 있거든요”라고 지적하며 거듭 의료 행정에도 관심을 촉구하는 윤 지원장이다.

현재 심평원 서울지원의 직원은 170여명. 특히 심사 평가 업무의 특성상 여직원들이 많다. 하나하나 체크해야 하는 세심하고 꼼꼼한 업무들이다. 그래서 산전후 여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여직원들을 챙기는 손길이 친정 아버지 같은, 따스함과 인자함이 연신 묻어난다. 기다리고 인정해주고 한발 뒤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주는 아버지 처럼 직장 여성들을 위한 배려 마련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호기심이 많다고 말하는 그는 “삶에서 가장 큰 가치는 바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직원들의 열정을 강조한다. “직원들을 볼 때도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바로 열정이예요. 일을 배우고 일을 하고자하는 사람은 열정과 함께 눈빛부터가 다르잖아요”

또 조직생활에서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조직의 역량을 배가시켜줄 교육 프로그램은 필수적이라며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변화를 시킬 수 있는 것도 바로 교육이라는 것. 그렇게 열심히 자신의 엄무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이 더없이 감사하다며 심평원의 큰 자산은 바로 직원들이라고도 자랑하는 윤 지원장. 자신의 보물목록으로 고민 없이 ‘사람’이 가장 큰 보물이라고 대답한다.

의사가 꿈이었다는 윤 지원장. 하지만 현재의 모습, 자신의 위치인 “지금 이 자리”가 가장 행복하단다. 한 우물, 외길을 걸어온 시간이지만 결코 대립이 아닌, 이해와 배려를 통해 업무상 많은 의사들과의 인연은 그만큼 재산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윤 지원장하면 ‘책 선물해주는 지인’으로 각인될 정도로 책 선물 하기를 즐긴다는 그다. 감동 깊게 읽은 책은 당장 여러 권을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한다는 그의 책 선물 목록 1위는 바로 ‘마지막 강의’. 지인들 역시 그런 그에게 책 선물을 즐겨한다고. 큰 회의용 테이블 한켠에는 그렇게 선물받은 많은 책들이 있다.

한편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란다. 학창시절 별명 조차 ‘아버지’였을 정도라면 정직과 원칙에 관한 한 그의 무게중심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된다. 조용하면서도 단아하게 웃는 윤 지원장에게는 또 외유내강의 기운도 느껴진다. 인터뷰 도중 울려퍼지는 핸드폰 전화벨소리는 무반주 첼로곡.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나 서정적이며 조용한 곡을 좋아한다.

“물론 알죠. 허위부당 청구하는 의료인들이 극소수이고 대부분 양심적으로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애쓰고 계시다는 것. 하지만 제발 건강보험제도의 행정적인 부분, 전산과 컴퓨터 프로그램 착오에도 관심을 가져주세요. 만약 행정적인 면에서 모르는 부분이나 궁금한 점은 심평원 서울지원으로 전화주시면 필요할 시에는 직원들을 직접 파견도 가능합니다”

정책적 결정 사항, 보건통계 신뢰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윤 지원장이다. 정책의 모든 시작이 결국은 의사들이 기입하는 진료기록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의사들의 펜대에서 진행되는 중요한 시작임을, 그래서 그 책임감과 중요성을 항상 숙지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하는 윤 지원장이다.

무엇보다 이 부문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의사들만이 할 수 있는 부분임을 강조하며 정확한 청구에 대한 의식변화와 그것이 개선된다면 결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힌다. 특히 이런 행정적인 사항의 경우 의대의 커리큘럼으로 채택, 교육해야 현실적인 의료의 갭은 물론 국가 보건통계가 정착될 것이라고 피력한다.

이처럼 Q마크의 인증서와도 같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위해 더 이상 푸념도 반목도 아닌 의료계와 심평원의 기분 좋은 상생을 위한 최선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고 있는 윤인석 지원장이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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