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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대 교수들의 훈훈한 장학금
경희의대 교수들의 훈훈한 장학금
  • 김동희 기자
  • 승인 2009.08.19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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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협의회(회장·이태원)는 “낙제를 한 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도록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번에 경희대 의전원이 마련한 ‘릴레이 오뚝이 장학금’은 전년도 유급 대상자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 1명을 선정해 매 학기 150만원씩 졸업할 때까지 지원해 주는 제도로, 3.0 이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의전원 김영설 원장, 최중명 부원장, 교수의회 이태원 회장 외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태원 교수(신장내과)는 “의전원 교수들이 그동안 모아온 회비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고자 ‘릴레이 오뚝이 장학금’제도를 만들게 됐다”며 “한 순간의 어려움을 잘 이겨낸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중심으로 장학금이 지원되던 기존의 풍토와 달리, 의사가 되기 위해 길고 긴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찾아온 좌절을 ‘오뚝이’처럼 이겨내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릴레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번에 장학금을 지급받은 학생이 10년 뒤 같은 처지의 놓인 학생들에게 장학금 형태로 다시 한 번 기부하도록 해 놓은 점도 눈에 띈다.

이 교수는 “강제적인 건 아니지만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10년이 지나 사회에 나가 정착했을 때 어려웠던 시절을 되돌아보라는 뜻”이라며 “이를 통해 모교사랑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각 대학은 물론 부속병원들 사이에서도 동문들의 발전기금이 중요시되는 가운데 이번 ‘릴레이 오뚝이 장학금’제도가 향후 새로운 기금의 한 형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교육자로서 사회 지도층 인사로 거듭날 학생들에게 나눔의 꽃인 기부를 가르친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면 대학과 의료원의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뚝이 릴레이 장학금’의 첫 수혜자가 된 경희대 의전원 1학년의 유지웅씨도 이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10년 뒤에는 당연히 저와 같은 처지에 놓였던 후배들에게 기부해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경희대 의전원은 올해 1명을 선정한 데 이어 앞으로 대상 학년과 수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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