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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양평에서 가평으로, 6산 종주 산행기
서울시의사산악회, 양평에서 가평으로, 6산 종주 산행기
  • 의사신문
  • 승인 2014.10.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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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원더풀성형외과의원>

김윤정 원더풀성형외과의원
너무 힘들었던 종주산행…오르막 내리막 기억뿐

9월28일 훈련팀 산행으로 1박2일 공룡능선을 갈수도 있다는 예고가 있었지만, 경기도 양평군의 통방산을 시작으로 어비산까지 6산 연계산행을 하게 됐다.

이번 산행은 사전적인 의미로 종주산행이라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종주란 `능선을 따라 산을 걸어 많은 봉우리를 넘어가는 일'이라는데 능선을 걸었던 기억보단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리며 치를 떨 정도로 힘들었고 어비산 부엉이 바위에서의 전망을 제외하면 탁 트인 전망을 마음껏 느꼈던 기억도 없다.

서의산 훈련팀에 들어와 최고로 땀을 흘렸고 물이 귀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산행이었다. 심리적으로도 많은 갈등과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산행기를 쓰라는 연재성 회장님의 말씀을 듣고 내심 힘들다는 한탄만 하게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

산행기는 통방산 - 선어치고개, 선어치고개 - 유명산, 유명산 - 어비산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쓰려한다.

가족 여행과 겹쳐 14일 소백산 정기산행에 참석을 못하게 되고 보니 거의 7주 만의 훈련팀 산행이라선지 마음이 설레였다.

일요일 7시 압구정역에 도착해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니 참 반가웠다. 특히 박상호 선생님과 조인혜 선생님은 간만에 훈련팀 산행에서 뵙게 되어 더욱 반가웠다.

산행지가 양평군이라 따로 아침식사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청담동에 있는 신선설농탕에서 아침을 먹은 후 출발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친 후 버스에 오르려는데 대로변에 클럽을 다녀온 듯 한 멋진 젊은 남녀 3쌍이 있었는데 대부분 선생님들이 그들에게 시선을 빼앗긴 걸 보면 젊음이 부러워서였을까?


1. 통방산(649.8m) - 중미산(833.9m) - 선어치고개

산행시작은 양평군 노문리 정곡사 부근에 있는 임도에서 8시40분에 출발했고 다리가 아직 완치되지 않으신 노민관 총무를 제외한 16명이 참가했다. 산행전 조해석 등반대장이 이번 산행은 몇 군데 등산로 및 이정표가 애매한 곳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하셨다.

초입부터 통방산 들머리 이정표가 없어 선두에 섰던 선생님들이 자연스럽게 알바를 하게 되자 등반대장님이 앞장서서 가급적 다 같이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곳인지 밤송이들이 정말 많이 땅에 떨어져있는데 밤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고, 도토리도 지천에 널려있었다. 잣도 정말 많았다. 줍고 싶었지만 다람쥐를 위해 양보하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통방산 본 능선에 합류하기까지 경사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으나 계속 오르막이 나온다. 일단 본 능선에 도달한 후 모두 도착할 때까지 간단하게 과일을 먹으며 땀을 식힌 뒤 박석진 선생님, 최무성 선생님과 함께 정상을 향해 먼저 출발했다. 이렇게 헤어진 후, 산행이 끝나고 나서야 다른 선생님들을 뵙게 되었다.

680봉까지 암릉능선길이라 로프를 잡으며 조심스럽게 산행을 하다보면 직벽에 가까운 암벽을 올라야 한다. 680봉에서 전망이 좋다고 하나 안개가 자욱해서 바로 삼태봉으로 향했다. 완전히 풀려있던 로프를 뒷사람들을 위해 튼튼히 다시 묶었던 곳이 이부근 이었던 것 같다.

삼태봉은 농기구인 삼태기를 닮았다 하여 붙인 이름으로 삼태봉 갈림길에서 100미터만 가면 도착한다. 박석진 선생님과 최무성 선생님은 당연히 가봐야 한다고 가시고 난 좀 힘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갈림길에 자리를 잡고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자니 멀리서 전망이 좋다며 부르는 소리가 들려 뒤늦게 서둘러서 삼태봉으로 향했다.

삼태봉에서 680봉이 잘 보인다고 하셨는데 깨끗이 정비된 삼태봉과 고사목만 본 후에 인적이 없어 서둘러 선생님들이 기다리시는 삼태봉 갈림길로 내려온 후, 모두가 절터고개로 향했다. 대체로 완만한 등산로라 숨을 돌리며 가는데 간간이 바이크소리가 들려왔다. 워낙 인적이 없어서인지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을 보자 반가웠다.

박석진 선생님의 스마트폰, 최무성 선생님의 해발 표시된 시계, 땅바닥에 놓여있는 `모'산악회의 종이 조각을 길잡이로 삼긴 했지만 확실히 하기위해 중미산까지 등산로를 다시 확인했다. “땅을 보고 가다가 우측으로 향하면 된다”고 알려주셨는데도 아주 잠깐 길을 벗어나서 골프장으로 갈뻔했다. 하지만 금새 등산로를 찾아 다시 중미산으로 향했다.

절터고개를 지나자 다시 오르막이 나타나 기운을 복돋기 위해 간단히 음식을 먹은 후 힘을 내 오르막으로 올랐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경사가 더욱 가팔라져 정말 힘들었다. 몸은 파김치가 되어 돗자리만 있다면 큰 대자로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다. 언제 끝이나나 싶었는데 아무생각도 않고 꾸준히 걷다보니 중미산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두개가 세워져 있었는데 가평군과 양평군에서 각각 설치했다고 한다. 정상에서 전망이 좋다고 하지만 기억이 안 나는 걸로 보아 안개 때문이었을까? 기억에 남는 것은 중미산 자연휴양림에서 부모님을 따라 정상까지 온 초등학생이다. 계속 징징거리는데 그럴 법도 하다 싶었다.

물도 간식도 없이 가볍게 등반을 했는지 우리가 물을 마실 때 어머니가 작은 소리로 물 좀 마셨으면 하는데 차마 물과 간식을 그들과 선뜻 나눌 수는 없었다. `이런 내가 치사한 걸까'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준비성 없는 등산이 정말 무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 누울만한 자리가 보이면 털썩 주저앉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선어치고개를 향해 가는데 역시나 꽤 가파른 구간을 한참 내려가야 했다. 선어치 고개에 도달하면 휴게소가 있단 말을 듣자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본의 아니게 팀의 페이스메이커(속도를 늦추는 쪽으로)가 되어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너무 일찍 가면 하산 후 다른 사람들을 많이 기다려야 하니 민폐 수준까지는 아닐꺼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부지런히 두분을 쫓아 산행을 했다.

선어치고개는 오토바이와 차들이 이동하는 산악도로였다.


2. 선어치고개 - 소구니산(797.5m) - 유명산(860.6m)

몸은 파김치인데 아직도 남아있는 산이 세 곳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심란했지만 휴게소에서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먹고 물을 보충하면서 마음을 추수린 후에 길을 건너 소구니산 들머리로 향했다. 이런 코스는 양종욱 선생님이 좋아하시는데 함께 하지 못해 좀 아쉬웠다.

앞에 놓인 등산로는 역시나 가파른 오르막이었다. 하지만 이정표 상의 거리가 길지 않아 마음을 다잡고 묵묵히 산행을 계속했다. 20여분정도 오르다보면 정상까지 완만한 등산로가 나온다. 소구니산 정상은 주변이 막혀있어 조망은 없었다.

숙제를 마치는 마음으로 유명산으로 향했다. 이제 두산만 지나면 드디어 끝이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두 선생님을 따라 갔다.

소구니산 정상에서 한참을 가파르게 내려간 후 다시 유명산을 향해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유명산 삼거리 임도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차나 산악자전거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넓었다. 유명산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꽤 있었다.

멀리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려는 사람들이 보이긴 했는데 실제로 떠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석진 선생님이 산행 진행상황을 전화로 체크하시는 동안 잔디에 털썩 앉아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이제 어비산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니 기운이 아주 조금 났던 것 같긴 한데 암튼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지쳤던 것 같다.

우리 팀원 중에 네 사람은 선어치고개에서 하산하고, 나머지 아홉 사람은 유명산 정상까지 온 후에 바로 유명산 휴양림으로 하산한다고 했다. 우리는 어비산을 향해 산행을 계속했다.


3. 유명산(860.6m) - 어비산(826.7m) - 어비산장 - 예담소

유명산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야 어비산 들머리가 나온다고 한다. 헌데 이곳은 가파른 너덜지역이라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어비산이 남아있는데 계속 내려가자니 기가 차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몹시 심란해졌다.

다 내려오니 계곡에서 족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졌다.

어비산 이정표는 숨바꼭질 하듯이 등산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었다. 계곡을 건너 어비산 들머리로 들어서자 바위에 모여앉아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두 분도 약간 지친기색이 보였다. 끝없이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구간을 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났다. 하지만 어차피 가야될 산행이라면 그냥 한걸음씩 나아가는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에 천천히 보폭을 작게 하면서 정상을 향했다. 그냥 끝까지 깔딱구간의 오르막이었다.

어비산 정상은 주변이 막혀있어 전망은 볼 수 없지만 휴식할 수 있게 나무의자와 탁자가 잘 준비되어 있었다. 노민관 총무와 기사아저씨가 같이 이곳까지 왔다 하산하시면서 어비산장까지 길이 헛갈리지 않게 이정표에 확실하게 표시를 해 놓으셨다.

하산길이 상당히 가파르다고 하셔서 내심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계속 능선만 나타났다. 부엉이 바위에서의 전망은 정말 좋았다. 선어치고개를 중심으로 오늘 했던 산행구간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우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내리막이 시작이 되지 않은듯하여 조심스럽게 하산을 계속했다.

하산길은 육산이었고 좌측으로 숲이 정말 좋았다. 마치 수목원에 온 듯한 생각이 들었다. 가파른 하신 길을 여러 군데 겪어서인지 어비산에서의 하산길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저 멀리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어치고개에서 산행을 마친 팀이 목욕을 다 한 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씻은 후 나오니 유명산으로 하산한 팀들도 도착해서 같이 예담소에서 식사를 했다.

목살 같은 삼겹살과 국물 같은 된장찌개 그리고 반찬들은 정말 끝내주는 맛이었다.

아직도 허벅지가 뻐근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불편하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끝까지 산행을 같이 해준 박석진 선생님과 최무성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윤정 <원더풀성형외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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