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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 일어나는 유전자 경로 밝혔다
암, 전이 일어나는 유전자 경로 밝혔다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4.09.02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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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학원 엄홍덕 박사팀, 암세포 전이 억제·촉진하는 단백질 조절 전이암 예방 가능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암 전이 경로가 규명됐다. 이로써 암세포에서 변이가 자주 관찰되는 complex I 효소와 p21 단백질을 통해 암 전이가 조절되는 경로가 밝혀졌으며, 이를 통해 암 전이를 막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암’으로 불리는 전이암은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거나 치료효과가 낮은 경우가 많으며, 특히 암 전이가 일어나는 원리에 대해 밝혀진 바가 거의 없어 극복에 어려움이 있어 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엄홍덕 박사팀은 폐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complex I 효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효소의 조절 경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complex I 효소는 활성산소 생성을 통하여 암 전이를 촉진하는데, 이러한 전이 과정은 세포 사멸 단백질로 알려진 ‘Bax 단백질’을 통하여 제어되며, ‘Bax 단백질’이 다시 다른 단백질들과의 결합을 통하여 암의 전이를 조절하는 경로를 규명함으로써 암 전이 제어기술의 개발이 가능해 졌다.

연구팀은 또한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단백질이 암 전이를 촉진하는 물질(slug)을 분해함으로써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과 이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분자적 결합과정도 처음으로 규명했다.

p21 단백질은 암 억제 인자로 유명한 p53을 비롯한 다른 단백질들과 거대 결합체를 형성하여 slug를 분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p21과 p53의 협력성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 작용은 억제하고, 암 전이를 억제하는 작용은 상승시키는 다양한 치료법의 실용화 가능성이 열렸으며, 향후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암 전이 예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Complex I 시스템에 변이가 일어난 환자와 p21 시스템에 변이가 생긴 환자를 구분하여 각각에 적합한 암 전이 억제 치료법 및 치료기술의 개발이 가능해 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분자생물학 및 암 생물학 학술지인 ‘EMBO Reports’와 ‘Oncotarget’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암의 전이가 일어나는 새로운 핵심 경로를 밝혀 암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관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엄홍덕 박사는 “그간 암 환자에서 complex I 과 p21의 변이가 많이 관찰됐으나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며, “이번에 규명된 전이 경로를 바탕으로 암 전이 억제를 극대화하는 물질이나 기술을 개발하면 암 전이를 사전에 차단해 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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