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 보케리니 현악오중주 6번 작품번호 30, C장조 〈마드리드 거리의 밤의 음악〉
루이지 보케리니 현악오중주 6번 작품번호 30, C장조 〈마드리드 거리의 밤의 음악〉
  • 의사신문
  • 승인 2014.08.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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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76〉

■이탈리아 취향과 프랑스 분위기가 섞여 산뜻한 향기가 넘쳐

스페인에서 `기타'는 예로부터 널리 애용되어온 악기였다. 기타에 대한 관심을 가진 작곡가로서는 스카를라티와 보케리니가 대표적이다. 왕실 기타리스트인 파드레 바실리오가 스카를라티의 판당고를 즉흥 연주하는 것을 듣고 감동한 보케리니는 1788년에 작곡한 〈두개의 첼로를 위한 오중주 작품 50-2〉의 첫 악장에 판당고를 기타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곡으로 편곡하였다.

그 후 1799년 보케리니는 자신의 많은 피아노오중주곡을 기타오중주곡으로 직접 편곡하였는데 그의 〈열두 개의 기타를 위한 오중주곡〉에서 원래 〈현악오중주곡, op.30-6〉을 자신이 다시 〈기타와 현악을 위한 오중주 다장조〉에 편곡 삽입하여 1799년에 이른바 `마드리드거리의 밤의 음악'으로 발표하였다. 보케리니는 이 곡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작곡법에 맞지 않는 모든 것은 그 작품에 내재해 있는 진실성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다.”

악기의 수가 적은 실내악은 적은 수의 악기로 악상을 표현해야 하므로 자연히 연주자의 높은 기량이 요구되며 고도로 치밀한 구조를 갖는다. 바로크를 지나 고전파에서 낭만파 시대로 넘어오면 이런 경향은 더욱 더 심화된다. 실내악에서는 현악사중주가 성악의 4성부(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와 같이 화성적 색채를 표현할 수 있어 그 기본이 된다.

이런 현악사중주의 양식은 하이든에 의해 소나타형식으로 확립되었지만 하이든은 현악오중주에는 관심이 없었다. 반면 보케리니는 첼로의 명인답게 현악사중주 편성에 첼로를 덧붙여 현악오중주라는 새로운 장르를 편성하였다. 두 개의 첼로중 하나는 저음을 충실하게 담당하고 다른 하나는 첼로 특유의 저음으로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는 구조이다. 이후 많은 작곡가들이 이런 현악오중주 편성을 보편화시켰는데 특히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 C장조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보케리니의 음악은 궁정풍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1743년 이탈리아 루카에서 음악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로부터 첼로를 배웠으며 로마에서 체계적인 음악공부를 하였다. 10대에 이미 첼리스트로 명성을 떨치며 여러 나라로 연주여행을 하였다. 마침내 그의 작품에 깊은 감명을 받은 돈 루이스왕자는 그를 궁정악단의 첼리스트 겸 작곡가로 임명하게 되고 1769년부터 무려 15년 동안 돈 루이스의 후원을 받았다.

어느 날 국왕이 작품에 불만을 제기하며 고치도록 명령하자 그는 이에 불응하고 악장을 그만둔다. 궁정악장을 그만두고 마드리드를 떠난 뒤에는 프로이센의 왕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에게 후원을 받고 궁정악장이 되었다. 하지만 왕이 죽어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가게 되었으나 스페인 궁정의 냉대와 이로 인한 가난한 생활로 결국 1805년 마드리드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작품은 카논처럼 바로크적 기법을 보이고 있지만 이탈리아 취향과 프랑스 분위기가 융합되어 고전적이라기보다는 로코코 양식에 가까운 산뜻하고 우아한 향기를 풍기고 있다. 이 작품은 `마드리드의 야간 행군'처럼 귀영 나팔에 맞춰 군인들이 막사를 향해 행진하는 모습이 풍부하게 묘사되어 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발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군인들의 용감한 모습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 소리는 다시 멀어져가고 마드리드의 밤은 고요함을 되찾는다.

1. Introduzione: Il Campane Quando Suonano l'Ave Maria, Il Tamburo Del Quartier Dei Soldati 현의 피치카토를 기타의 `라스가도(rasgado) 주법과 유사하게 연주하다. 스페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바이올린 솔로가 군대 나팔을 울리자 군인들이 막사를 향한다.

2. Minuetto: Dei Ciechi 로코코 풍의 우아하고 조용한 미뉴에트로 스페인의 밤을 노래한다.

3. Largo Assai?Allegro: Il Rosario `Los Manolos'. Modo Di Suono, E Canto 묵주 기도와 같은 신성한 음악인 Ave maria della parcchia가 마드리드 밤에 들려오는 듯하다.

4. Allegro Vivo: Passacalle 기타와 같은 현의 피차카토에 서정적인 첼로의 선율이 흐르고 바이올린의 아르페지오네가 이를 반기면서 모두 함께 마드리드 밤거리를 행진하며 멀어진다.

5. Ritirata-Maestoso 군대가 퇴각하면서 민속춤들과 거리 가수들이 한데 얽혀 노래한다.

■들을만한 음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69); 조르디 사발, 르 콩세르 데스 나시옹(Aliz Vox, 1998); 카잘스 사중주단, 엑카르트 룬게(제2첼로)(Harmonia mundi, 2011);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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