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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사회장단 칼럼]환자들의 방황
[구의사회장단 칼럼]환자들의 방황
  • 의사신문
  • 승인 2014.04.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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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영등포구의사회장>

김원용 영등포구의사회장
진료 현장에서 매일 지내다 보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 경우를 보면 며칠 전 56세의 환자분이 오셨는데 이미 대상포진이 한쪽 가슴과 등에 수포와 발진이 만발한 상태 이었습니다.

대상 포진 발생 후 열흘이 지난 후에야 피부과에 오신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방치를 하였나고 물어 보았는데 대답은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가 결국 친지분의 권유로 왔다고 했습니다.

이 분은 긴 치료기간과 심한 통증으로 많은 고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 경우는 나이가 80세 정도의 곱상하게 생기신 할머니이신데 등의 가운데 부분의 지속적인 통증을 대략 20일 정도 호소하신 것 같은데 대상 포진의심으로 통증 크리닉과 한의원 등등을 전전 하다가 본 피부과에 오신 경우였습니다.

환자를 진찰해보니 피부에 수포나 발진이 없었고 통증이 편측으로 있지 않고 등의 가운데 좌우로 방사되는 형태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대상포진이 아닌 것 같아서 대학병원에 의뢰한 바 정형외과에서 척추 골절로 판명이 났습니다.

그동안 환자분이 받으신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물질적 고통은 말할 수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듯이 환자에게 어떤 질환이 발생하면 바로 적절한 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만 조기에 그 질환을 치료 받을 수 있는데,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제대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환자분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또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각 보다 많은 것에 놀랐습니다.

이는 또한 우리나라 의료비 과다 지출의 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의료지원이나 질병 예방에 앞장 서는 보건소나 또는 의협이나 각 시도 의사회에서 발 벗고 나서서, 가칭 `올바른 병원(의원)찾기 도우미' 시스템을 만들어 환자들이 여기에 문의를 하면 그 질병에 맞는 병의원을 소개 시켜주는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환자들은 한 번에 제대로 된 의원을 찾아 빠른 치료를 받아서 좋고, 나라에서는 그만큼 의료비 지출이 줄어서 좋으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렇게 작은 듯 보이지만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서비스야 말로 의료계와 국민사이를 친밀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한 가지는 65세 이상의 어르신 환자들의 정율제 상한가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평일 6시 이후나 토요일에는 65세 이상인 경우 진료를 보면 정율이 되어 평상시 환자 부담액이 3배 가까이 올라가니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경우 이해를 못할 정도입니다.

그러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야 오죽하겠느냐 말입니다.

이번 2차 의정 협의안에 이 부분이 들어가 있으니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어김없이 올 해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3월 휴진 파업과 의정 협의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의료계는 봄이 오고 있지 않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하듯이 언젠가는 우리가 원하는, 제대로 된 올바른 의료환경이 봄과 함께 오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김원용 <영등포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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