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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4.03.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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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기자
의료계 리더들이 항상 하는 말들이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어려운 의료계 현실을 빗대 하는 말이다.

지난 3월23일은 비록 날씨는 모처럼 화창했지만 꽃이 피기에는 아직 이른 봄날 일요일 아침이었다.

이날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개원가 중심인 대한외과의사회 학술대회와 기능의학회 학술대회, 일차진료학회 뿐 아니라 미용레이저학회 등 10여개 학회가 열렸다는 후문이다.

각종 학술대회의 개최는 의료계 상황과는 반비례하는 것이다. 의료계는 날로 어려워지는데 학회는 계속 생기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존 보험 환자를 봐서는 도저히 병의원 운영을 할 수 없으니 특화된 비보험 분야를 찾아 회원들이 일요일에도 헤매고 다닌다는 뜻인 것 같다.

비만, 피부, 미용, 쁘띠 성형 등은 이제 모든 학술대회에서 단골 주제가 됐을 뿐 아니라 정맥주사치료법 등도 활발하게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제 의료계의 어려움은 비단 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뿐 아니라 전 과에, 특히 내과도 3∼4년 후면 정부의 잘못된 의료수가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긴장하고 있다.

외과에서는 수술을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 의약분업 시행시 약속했던 처방전료의 부활, 토요가산제 시간 확대 등 현실적인 보전책이 시급하다.

이제는 개원율, 폐업률, 신고 파악 등을 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도움되는 구조를 찾아 의사단체도 나서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지난 3월10일 전공의들이 보여준 함성이 불안한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전공의들은 원격진료, 영리자법인 허용 등에 대한 불만보다는 본인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 처우 개선, PA문제 등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개선을 바라고 있다.

의사파산 20%의 시대, 의사 12만명 시대. 한 집 건너 병의원이 즐비한 대한민국에서 의사들이 살 길은 무엇인지 더 늦기 전에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왔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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