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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 예방-조기진단길 열려
정신분열병, 예방-조기진단길 열려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9.07.1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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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질환에 있어 암과 같은 정신분열병의 발병 가능성을 미리 파악, 조기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팀(제1저자: 신경순)은 신경외과 뇌자도센터 정천기 교수팀과 공동으로 최첨단 뇌검사기기인 뇌자도(MEG)를 이용해 정상인과 고위험군 34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정신분열병 고위험군의 청각 기억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저하되어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정신분열병 환자에서 청각 기억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환청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질병발병 이전의 상태에서 최첨단검사를 통해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교수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적인 정신과 학술지인 ‘Biological Psychiatry(생물정신의학)’ 6월호에 게재됐으며 또 표지에도 소개됐다.(인용지수 IF는 8.456, 논문 제목은 ‘정신분열병 고위험군의 뇌자도를 이용한 전주의적 청각처리’) 정신분열병 환자에서는 환청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청각 기억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신분열병의 진단 이전 고위험군에서 뇌이상이 있다는 것을 규명함으로써 발병후 치료가 어려운 정신분열병의 조기 예방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팀은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정상인 18명과, 고위험군 16명에게 뇌자도검사를 실시했다.

뇌자도 검사 결과, 고위험군에서도 정신분열병 환자와 같이 평균적으로 청각 기억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파검사(EEG) 등을 통해 정신분열병 환자의 청각 기억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최첨단 검사법인 뇌자도 검사를 통해 아직 병적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고위험군에서도 이미 기능저하가 나타나고 있음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4년부터 전담클리닉(서울청년클리닉)에서 1백여명 이상의 고위험군을 진료하고 있는 권준수 교수는 “정신분열병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을 하려면 향후 발병이 의심되는 사람을 정확하게 가려내 적절한 관리를 함으로써, 환자와 가족들이 겪을 엄청난 고통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판단기준을 마련, 발병 이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권 교수는 “앞으로 "고위험군을 추적관찰해 정신분열병이 발병한 고위험군과 그렇지 않은 고위험군 간의 차이를 밝혀내는 연구를 통해 정신분열병 환자의 특징을 파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지난 2000년 서울대병원에 정신분열병클리닉을 개설한 권준수 교수는 현재 대한정신분열병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차세대 정신분열병 치료제인 ‘서틴돌’의 제3상 다국가 임상시험 총괄 책임연구자로 선정되어, 정신분열병 분야에서의 국제적 연구자로 인정받았다.

또 지난 해에는 국내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임기 4년의 국제정신약물학회(CINP) 평의원회 위원(Councillor)으로 선출되어 정신약물학계의 세계적 대가들과 함께 학회 대표자로 활동하고 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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