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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기뻐하라, 환호하라〉 작품번호 165
모차르트 〈기뻐하라, 환호하라〉 작품번호 165
  • 의사신문
  • 승인 2013.12.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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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 〈246〉

1769년 12월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첫 기착지인 베로나에서 환대를 받고 만토바, 밀라노, 볼로냐, 피렌체, 로마, 나폴리 등으로 이어진 여정은 모차르트 음악에 커다란 밑거름이 된다.

이 여행을 통해 많은 이탈리아 음악가들과 교류를 갖게 되고 제대로 된 오페라를 의뢰받는 등 음악적으로도 더 성숙하게 되는 시간이 된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틈틈이 세 편의 오페라를 발표하며 훗날 전성기 걸작 오페라작곡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고 대위법과 당시 이탈리아 현악합주를 통해 색다른 작곡기법을 익히게 되어 훗날 실내악작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로마를 방문했을 때는 16세기 초부터 성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집전 때만 연주되어 그때까지 사보가 금지되어 있던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암기하여 악보로 옮기는데 성공하여 세상에 알렸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이후 두 차례 더 이탈리아를 여행하게 되지만 첫 번째 여행과 달리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를 후원하던 귀족들의 반응이 이전과 달리 신통치 않았고 그를 돌봐주던 슈라텐바흐 대주교가 세상을 떠나고 엄격하고 고지식한 콜로레도 대주교가 부임하면서 상황은 변하였고 시간이 갈수록 그토록 열광하던 이탈리아 청중들의 열기도 식어 결국 1773년 봄 모차르트 부자는 이탈리아를 떠나 잘츠부르크로 돌아오게 된다.

이 작품은 그해 1월 이탈리아를 떠날 무렵 테아티노 수도 참사회원의 미사를 위해 즉흥적으로 작곡된 모테트로 당시 독창자로 자신의 오페라 주인공을 자주 맡았던 카스트라토(거세남성 소프라노) 베난지오 라우치니에게 맡겼지만 그 이후에는 많은 여자 소프라노들에 의해 불리고 있다.

`모테트(motet)'는 라틴어 가사로 구성된 다성부의 성악장르를 의미하는데 시대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사용하게 된다. 17세기 이후에는 독창자를 위한 모테트도 등장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독특한 양식의 모테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교회음악은 화려한 선율과 밝고 풍성한 색채감이 뚜렷하여 오스트리아나 독일 교회음악에 비해 좀 더 세속적이다.

이 작품은 당시의 일반적인 모테트 양식과 달리 두 개의 아리아와 그 사이에 레치타티보가 있어 `빠르게-느리게-빠르게'로 구성되고, 마지막 `알렐루야'로 구성되어 마치 `성악을 위한 협주곡' 양식을 띠고 있다. 이탈리아 특유의 교회음악 양식을 모차르트가 독자적으로 인용하여 작곡한 종교음악의 걸작이다.

△제1곡 Allegro Exsultate Julbilate. 밝고 경쾌한 선율로 시작되는 도입부 후 우아한 제1주제와 오보에로 연주되는 제2주제가 이어지면서 소프라노 독창에 의한 첫 번째 아리아는 명랑한 어조로 신의 축복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 후 마지막엔 짧은 카덴차가 삽입되어 있다.

기뻐하라. 환호하라. 오! 너희 축복받은 영혼들이여! 달콤한 찬가를 노래하라. 그대들의 노래에 화답하여, 하늘도 나와 함께 찬송을 합창하리니.

△제2곡 Andante Recitativo 오르간의 배경으로 읊조리는 레치타티보로 구름과 폭풍이 물러가고 정의와 환희의 시기가 찾아왔음을 차분히 노래한다.

온화한 햇살이 비치고 구름과 폭풍우도 이제 물러갔네. 정의로운 자들을 위해 평온이 찾아 왔네. 어두운 밤이 세상을 뒤덮었으나 마침내 기쁨으로 떨치고 일어나라. 이제까지 두려움에 떨었던 너희들, 행복한 새벽에 한 아름의 백합을 즐거이 바치리라.

△제3곡 Aria Tu virginum corona. 현악반주를 바탕으로 유려하고 온화한 선율의 곡으로 먼저 현악기로 제시되는 제1주제 후 인간에게 평온을 선사하고 슬픔을 위로하는 성녀를 찬미하는 소프라노의 절묘한 선율에 제2주제가 나타나면서 그 아름다운 화성에 흠뻑 젖게 된다.

모든 처녀들의 왕이시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당신은 마음에 탄식을 일으키는 슬픔을 달래주십니다.

△제4곡 Allegro Alleluja.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마지막에 들뜬 기분으로 충만한 `알레루야' 합창이 반복되면서 독창이 가세하여 더욱 흥겨운 선율로 장식하며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엠마 커크비(소프라노), 고음악 아카데미(L'oiseau Lyre, 1983); 페렌크 프리차이(지휘), 베를린 방송오케스트라(DG, 1962); 존 엘리엇 가디너(지휘), 실비아 멕네어(소프라노),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Philips, 1992)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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