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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 아닌 공급 과잉” 반박
"부족 아닌 공급 과잉” 반박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9.07.0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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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사인력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인 공급 과잉상태입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최근 ‘OECD 2009 세계의료현황 보고서’를 인용한 언론보도에서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터키에 이어 최하위권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급 과잉상태”라며 강력 반박했다.

최근 언론은 일제히 “2007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터키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OECD 평균은 1000명당 3.1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의협은 “OECD에서 집계한 단순 통계와 수치만을 근거로 의사인력의 과소를 논할 수 없다”며 “최근년 의사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 인력감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러한 근거로 첫째 “2007년 한국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7명이라는 OECD 데이터 자체는 각국에서 제출한 활동의사 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의사 수와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국은 심평원 청구기준 활동의사 수로 OECD에 보고하기 때문에 활동의사들이 모두 청구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차범위가 커질 수 있다”는 해명이다.

의협은 “보건복지가족통계연보에 따르면 2007년 총 의사 수(면허등록 의사)는 10만8207명으로 언론보도처럼 인구 1000명당 1.7명이 아닌 2.2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현재의 의사인력 증가세란 지적이다.

의협은 “그간 국내 의대 신․증설이 무분별하게 시행돼 현재 41개 의대(의전원)와 12개 한의대(한의전원)에서 약 4150명의 의료인력이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통계연보의 경우, 의사 1인당 인구수는 1980년 1462명에서 2007년 448명으로 27년 동안 의사 수는 4배 이상 늘었으며 의사 1인당 인구수는 3배 이상 줄어들었다.

의협은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10여년 후 의사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OECD 평균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단순 비교하더라도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가 1985년 0.6명에서 2006년 1.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증가율 47.6%의 3.5배인 무려 166.7% 증가했다.

즉, 우리나라 의사인력의 절대 숫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증가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크고 의사 수도 빠른 속도로 증가, 오히려 의사인력 감축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의협은 “보건복지통계표에 따르면 의대 졸업생 수는 매년 3300명 이상씩 배출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의사 수는 매년 2500여명 증가에 그쳐 매년 800여명의 미취업자가 발생되고 있다”며 현재의 공급과잉상태를 지적했다.

즉, 행정 및 연구직 등 비의료 활동을 하는 의사들을 포함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2003년~2007년 까지 지난 5년간의 누적상태로 6878명의 의사인력이 실업상태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설사 개원하고 있더라도 의사들의 격무와 의료기관 경영난 등의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펴낸 ‘일차 의료기관 경영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인용, “개원의들의 평균 주당 진료시간은 2005년 51시간보다 5.5시간 길어진 56.5시간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일반근로자가 주 5일 40시간을 일하는 데 비해 개원의들은 보통 주 6일 진료에 평균 16.5시간을 더 일하며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의협은 “이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환자 수는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전체 의원의 46%가 부채를 떠안고 있고 평균 부채금액이 3억2626만원에 달할 정도로 경영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사인력이 현재 수치상 다른 나라보다 적다고 해서 증원을 추진한다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까?”라며 반문하고 정답을 내놓았다.

의협은 “의사인력은 매년 3,300명씩(한의사 불포함) 증가하는데 보험료율 및 보험재정이 확대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수요를 창출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그러면 비급여를 조장하게 되고 국민의료비 증가가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력이 증가시 보험재정은 확대되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사인력 대소논란과 관련, 좌훈정 의협 대변인은 “의사인력이 지금 추세대로 증가한다면 10년 뒤인 2019년에는 약 15만8000명 정도가 될 것이고 인구 수는 통계청 추계상 4933만7991명에 달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약 3.2명 가량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좌 대변인은 “이는 OECD 상위권 수준으로 이같은 의사인력 과잉은 고급인력의 낭비는 물론 의사 실직상태를 악화시켜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인력 감축을 위해 의대 정원 조정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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