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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상사태에 따른 대정부 전면투쟁 돌입
의료계 비상사태에 따른 대정부 전면투쟁 돌입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3.11.10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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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 개최, 비대위 구성 위원장에 노환규 의협 회장

대한의사협회(회장·노환규)는 9일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의 협의체인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 의료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정부 전면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정부의 잘못된 건강보험정책으로 인해 의료기관이 붕괴에 직면하고 의료경쟁력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잘못된 제도의 개선을 뒤로 하고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큰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전국 시도의사회장들은 이번 투쟁은 단지 원격의료의 저지 뿐만 아니라 잘못된 의료제도의 전면 개선을 위한 투쟁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의협과 16개 시도의사회장은 효과적이고 강력한 투쟁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였으며, 노환규 의협 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행하고 각 조직단체장들이 위원으로 활동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지금의 위기상황은 의사회의 위기 일 뿐만 아니라 전체 보건의료계의 위기인 만큼 다른 직역단체와 보건의료시민단체 등과 연대하여 투쟁하기로 하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협의회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선택진료제, 상급병실제의 폐지 또는 축소는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동희 기자

 

<의료계 비상사태 선포 및 투쟁 선언문>

 

 

2013년 11월, 수십년간 지속된 잘못된 의료제도에 대해 대한민국 의사들은 더 이상의 인내를 중단하고 작금의 의료상황을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아 올바른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선언한다.

 

의료비 지출 절감에만 몰두해 온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은 의사들로 하여금 의학적 지식에 기초한 최선의 진료를 포기할 것과 정부기관(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시하는 싸구려 진료지침에 따라 진료할 것을 강요해왔다. 또한 진료비의 원가조차 지급하지 않는 건강보험공단의 횡포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을 메꾸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의사들은 정부가 지불하지 않는 부족한 치료비를 환자로부터 받아내는 불편한 역할을 정부 대신 대행해야 했다.

 

그 결과, 의사들은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상실하게 되었고 정부는 더 나아가 수진기록 조회와 같은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의사는 잠재적 사기꾼이라고 매도함으로써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전락시켰다.

 

힘없는 동네의원은 정부의 각종 억압적 규제로 인해 급속히 무너지고 있고 대학병원들조차도 정부의 무책임한 졸속 정책으로 인해 경영 압박을 받아 교육과 의료의 질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의료의 총체적 위기인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최근 정부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진료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의료 법안을 의료계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입법예고하고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법안은 진료를 보완하는 제도가 아니라 환자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는 현행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것은 의료의 본질을 바꾸는 것으로서 의료체계 전반에 크나큰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특히 동네의원과 지방 병원의 붕괴를 예고하는 법안이다. 이렇게 위험한 제도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비전문가들의 안이한 상식으로 전문가 단체와도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는 실로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의사들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의사들은 무관심하고 방관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일어설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대한민국 의료의 기반을 궤멸시킬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현 상황을 의료계가 존립의 위험에 처한 비상사태임을 선포한다. 그리고 원격의료를 적극 저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11만 의사들의 강력한 의지를 모아 이번 기회에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해 의료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성취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펼치고자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싸구려 진료를 강요하는 정부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의사의 양심과 의학적 지식에 따라 진료함으로써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 것이다. 의사가 더 이상 범죄자로 취급받지 않고 진료현장에서 당당하게 진료를 하며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들 것이다.

 

잘못된 의료제도를 올바르게 바꾸는 것, 그것은 암울한 의료제도 아래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의사들이 짊어져야 할 엄중한 사명이며 우리는 잘못된 의료제도를 고쳐 올바르게 바로 세워질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3. 11. 11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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