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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 허용…개원가 현실 또 외면하나
원격진료 허용…개원가 현실 또 외면하나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3.11.04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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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정책의 미비함으로 인해 개원가의 상황이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와 경기불황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으로 일차의료의 책임을 맡고 있는 개원의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광역시의 한 개원의 역시, 늘어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여 삶의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개원의사들은 현재 진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으로 일차의료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진료뿐만 아니라 의원 관리부터 경영, 수가청구까지 빠듯하게 하루가 흘러간다. 적정수가체계로 합리적인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진료 외에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달 29일 보건복지부가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민건강을 지키는 뿌리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동네의원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에서, 또 그러한 개원가를 위한 일차의료활성화 정책마저 미비한 작금의 상황에서 `원격진료 허용'이 대체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원격진료를 강행할 경우 벌어질 재앙적 상황에 대해 의협과 서울시의사회는 누누이 강조하고 경고한 바 있다.

의료접근성은 이미 세계 최고의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저수가에 시달리는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현실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기는커녕 오진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는 보건복지부는, 과연 개원의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귀담아 듣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원격진료로 환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자고 하는데, 이는 미국이나 호주처럼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나 유용한 제도이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의원이 있는 한국의 의료현실을 생각하면 원격진료 허용은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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