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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에서 그리스로…지중해 크루즈 꿈결같이 지나
이태리에서 그리스로…지중해 크루즈 꿈결같이 지나
  • 의사신문
  • 승인 2013.10.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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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우 <전 서울시 성동구의사회장>

송영우 전 서울시 성동구의사회장
지중해를 도는 NCL Jade Cruise - “크루즈 여행은 꿈의 여행이다”

크루즈 여행, 생각만 해도 설렘이 다가오는 경험이다. 크루즈 여행의 장점으로는 한 항구에서 다음 목적지 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필요도 없고 저녁식사나 나이트클럽 예약 시 혼란스러움도 없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짐을 싸고 푸는 과정도 없다는 점이다.

물론 쇼핑과 어드벤처, 관광, 오락, 스포츠 등 모든 선택 관광을 크루즈 안에서 이용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최고의 경험일 것이다. 굳이 단점을 든다면 크루즈 여행이 너무 빨리 끝난다는 것이다.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꿈의 여행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크루즈 여행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과거 크루즈 선상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지만 요즘에는 자주 만나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여건이 아주 좋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필자는 국내 어느 누구보다도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거의 매년 1∼2번은 다녀오는 편이다. 물론 부부동반으로 간다. 올해는 추석연휴를 이용하여 지난 9월 13일부터 23일까지 다녀왔다. 크루즈 여행의 백미 여행지는 지중해다. 이번에도 지중해 국가 가운데 이태리와 그리스 일정으로 다녀왔다.

재미있었던 점은 이번에는 의료계 동료들 40여명이 함께 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배를 타고 돌아다닌다면 크루즈 여행은 매력이 없다.

크루즈 여행은 일반 패키지 여행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특히 필자와 같이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동행이 있어야 크루즈의 진미를 즐길 수 있다. 정말 좋은 것은 크루즈에서 열리는 선상 프로그램 가운데 마술, 댄스, 뮤지컬, 서커스 등등 매일매일 색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루할 사이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일정은 이태리 밀라노를 거쳐 베니스에서 승선한 다음 그리스 코르푸-산토리니-미노코스-올림피아를 돌아본 다음 다시 이태리 베니스에서 하선한 다음 베로나와 꼬모 지역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NCL(Norwegian Cruise Line)은 이름은 노르웨지안이지만 분위기는 인터네셔널한 배로 무료+유료 식당이 총 12개나 있다. 노르웨젼 제이드는 2006년에 만들어진 9만톤의 배로 별 ★★★★☆의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일행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첫 기착지인 이태리 밀라노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베니스에서 승선하기 때문에 밀라노에서는 밀라노 대성당을 비롯하여 유서 깊은 유적지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고향이기도 한 여러 곳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산타마리아 델레그라치에 성당은 다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이 보존되어 있다. 화려한 도시 밀라노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유일하게 등록된 곳이 이 성당이다. 15세기 중반 한때 서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밀라노는 부흥을 꿈꾸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최후의 만찬이 걸려있는 곳이 성당 본당이 아닌 식당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식당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입장인원과 관람시간까지 제한을 두고 있다. 물론 사진촬영 역시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다. 한편 부와 예술미를 등에 업은 밀라노는 명품과 패션의 도시로 성장함으로써 아르마니, 프라다 등 세계 최고 디자이너들의 본점이 진을 치고 있기도 하다.

또 하나 NCL은 18층 빌딩 높이의 거대한 배로 위압감을 자아내지만 속도감은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히 운항하는데 항구에 접안할 때와 떠날 때 마치 부두 옆면과 충돌할 듯 지나가는 것을 보면 감탄하게 된다. 특히 이번 베니스 여행에서 아침햇살이 비칠 때 바다는 마치 고기비늘같이 반짝거리고 도시는 조각상처럼 은은한 향기를 뿜는 모습은 어떤 표현으로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밀라노를 등 뒤로 하고 본격적인 크루즈 여행을 위해 승선한 다음 그리스로 향했다. 제일 먼저 기착한 곳이 그리스어로 케르키라고도 불리우고 있는 코르푸다. 이오니아 제도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섬인 코르푸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이지만 강수량이 풍부해 올리브와 포도, 감귤류, 곡물이 많이 생산된다. 이태리와 에게해를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인 코르푸는 오스트리아 엘리자베스 여왕의 저택인 아칠리온과 블라체바 수도원, 고고학박물관, 코르푸 타운 등을 돌아보는 여정이었다.

이어 이번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산토리니로 향했다. 미코노스섬과 함께 관광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산토리니는 단애 위에 달라붙듯 하얀 집과 교화가 늘어선 풍경이 독특한 곳으로 사진작가나 카렌다 등에서 쉽게 만나는 곳이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피론 항구에서 티라 마을까지 580계단은 보통 나귀를 타고 올라가도록 되어 있어 흥미로웠으며 마을 골목에는 선물가게와 레스토랑, 호텔 등이 몰려 있다. 로프웨이 승강장 부근에 박물관이 있는데 고대 티라 마을에서 출토된 도기와 조각 등이 많으며 사장상도 눈에 띈다, 섬 북쪽 끝에 이아 마을과 고대 티라, 아크로티리 유적과 페리사 해변, 카마리 해변 등이 있는데 이아 마을은 작은 마을이지만 돔을 파랗게 칠한 교회와 독특한 모양의 종루가 볼만하다.

산토리니를 거쳐 다음 목적지인 미코노스섬으로 향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섬의 이름에 얽힌 전설이다. 명칭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가 됐지만 제우스를 우두머리로 하는 올림포스 신들과 거인족 기간테스가 신들의 지배자 자리를 놓고 필사적인 전투를 벌였는데 제우스를 도운 헤라클래스가 거인족을 섬멸하기 위하여 던진 바위조각이 바로 이 섬으로 이후 태양신 아폴론의 손자인 미콘스의 이름을 다서 지어졌다고 전한다. 이 섬은 프텔리아 해변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카레스 족의 유물은 BC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관광지이자 휴양지이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또 하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잃어버린 아틀란티스' 또는 `미노아문명'을 지하세계로 묻어 버린 강력한 화산분출로 태어난 산토리니를 떠나면서 크루즈 선상에서 바라본 산토리니 전경이다. 마치 화산이 분출하는 듯 한 모습의 산 정상부근에 붉은 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절벽에 있는 아름다운 집들과 교회 등에서 나오는 빛은 그야말로 내가 다시 20∼30대로 돌아간 듯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여정인 올림피아는 제우스 신전을 비롯하여 제우스 제단, 헤라신전, 필롭스신전 등이 있고 복족에는 그리스의 여러 폴리스에서 헌납한 11개의 보물고(寶物庫)가 늘어서 있다. 1989년 세계문화유선으로 지정된 올림피아는 동로마 황제의 파괴령과 지진과 홍수 등으로 철저히 파괴됐지만 프랑스와 독일의 조직적인 불굴에 힘입어 헤르메스상과 스타디움, 금상아제 제우스 상과 그 상을 만든 조각가 페이디아스의 작업장 및 사용 도구 등도 출토된 상태이다.

그리스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태리에서는 베니스에서 하선한 다음 교통의 요지이자 상업의 중심지로 발달된 도시인 베로나로 향했다. 로마시대 건출물로 유명한 원형극장과 아디제강의 다리,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으로 유명한 겔프당과 기벨린당 사이의 투쟁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베니스는 현재 중요한 곡물시장이며 기계와 제지, 인쇄 등의 공업중심지이기도 하다.

힘든 여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크루즈 여행에 빠진 마니아들도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을 보면 나이 들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여행이 크루즈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말로만 들어봤지 실제적으로 가보진 않아서 머리 속에 상상이 되지 않는 분들, 푸른빛의 바다와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펼쳐진 그리스의 어느 도시. 예전 광고 속에서 나오는 하얀 등대와 푸른 바다가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곳으로 떠나자.

크루즈는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떠다니는 리조트란 말이 괜히 생긴 건 아니다. 스파, 골프, 뮤지컬, 수영장, 영화관, 카지노, 상점들 수많은 이벤트와 놀 거리들이 배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특히 전혀 배안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크루즈 여행이다.

특히 무거운 짐을 가지고 이동을 하지 않아서 좋고 배안에서 실컷 즐기고 잠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도시에 정박하여 아름다운 도시의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지중해 한 가운데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으니 돈으로 살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인생을 경험할 수 있다. 저녁이 되면 다양한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고 여유 있게 휴식과 흥미 거리를 취할 수 있는 지중해 크루즈를 필자는 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에 동참해 준 40명의 의료계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에게 가장 추억에 남는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것에 대해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송영우 <전 서울시 성동구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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