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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희귀질환자들의 대모’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파워 인터뷰] ‘희귀질환자들의 대모’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3.10.07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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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초 유전상담 지원사업 시작…‘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유전상담’은 의료행위로써 아직 보험 수가에 책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희귀질환의 조기 진단 및 재발과 대물림 예방을 위해 의료·사회복지 차원의 포괄적 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국내 최초로 ‘유전상담 지원사업’을 시작, 희귀질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는 의사가 있다.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아주의대 명예교수, 가천대 길병원 석좌교수)이 바로 그 주인공.

‘한국희귀질환재단(Korean Foundation for Rare Disease)’은 2011년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은 공익법인으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하며 유전상담 서비스 및 연구·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2012년 가천대 길병원에 유전상담 클리닉을 개설한 이후 지난 9월 서울시 동부병원 유전상담 클리닉, 건양대병원 유전상담 클리닉을 개소하고 일흔이 넘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진료와 상담에 열정을 보이는 김 이사장을 만나봤다.

김 이사장은 먼저 유전상담 클리닉 개소의 의미와 성과를 설명하며 국내 의료급여제도의 턱없이 낮은 저수가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에서 소아과, 임상유전학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후 1994년 귀국, 대중매체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고통 받는 희귀질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열악한 치료 상황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유전상담’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70년대부터 전문 의료서비스의 일환으로 교육과 수련‧인증이 보편화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 의료 급여시스템 하에서는 최소 30분 이상이 소요되는 유전상담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는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개원가나 대학병원에서는, 보험 수가 없이 진행되는 ‘최소 30분 이상의 유전상담 서비스’를 현실적으로 진행할 수가 없는 환경이라는 것.

이처럼 유전질환과 관련한 열악한 의료현실 속에서 자신이 앓고 있는 유전질환의 원인, 경과, 향후 진행방향에 대해 도무지 정보를 찾을 길이 없어 막막한 희귀질환자들은, 좌절감을 안고 ‘유전상담 클리닉’을 찾는다고 김 이사장은 전했다.

김 이사장은 또한 “희귀질환은 완치될 수 없기에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병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희귀질환자’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의 그 형용할 수 없는 좌절감과 고통,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심리적‧재정적 리스크를 사회적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나 미비한 실정”이라며 현재 희귀질환자들을 지원하는 공익법인인 ‘한국희귀질환재단’의 설립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유전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유전질환의 조기 진단과 가족 내의 재발, 대물림을 예방하고 의료 및 사회복지적인 차원의 포괄적인 지원 마련을 위해 뜻 있는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함께 2001년 ‘한국희귀질환연맹’을 창립한 김 이사장은,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사회적 여건조성 심포지엄’을 10년 동안 매년 1회 개최하는 등 환자와 가족은 물론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아 희귀질환의 문제를 의료 복지 차원에서 숙고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한 개척자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희귀질환은 약 700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셔병, 근육장애 등 질환자체가 매우 드문 탓에 일반 의료진에게도 그 인지도가 낮아 정확한 진단을 받기 어려워 희귀질환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도 매우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문 유전상담을 통해 ‘의학적, 유전학적’ 질환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희귀질환과 관련한 유전상담이 필요한 경우에 대해서는 “신경섬유종증, 취약 X염색체 증후군, 가족성 암, 당뇨병 등 유전질환의 가족력과 페닐케톤뇨증과 같은 신생아대사검사, 열성 유전질환의 보인자 선별 검사 시 양성으로 진단 받은 경우, 다양한 선천성 기형 및 유전질환과 출생 후 발견된 장애(발달장애, 시청각장애, 정신지체) 등이 있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했다.

전문 유전상담을 심도있게 진행하며 관련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토대가 되고 있는 한국희귀질환재단은 현재,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 △효율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지원 △저소득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의료비(진단비) 지원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및 교육 관리 지원 △희귀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 교육 및 보육 프로그램 개발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1967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임상유전학 전문의로 20여 년간 활동, 고국에 돌아와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사회적 여건 조성 및 법 제정에 큰 기여를 해 온 김 이사장은 “한국희귀질환재단의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 사업을 통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이 필요한 유전상담을 부분, 혹은 전부 지원하고 있다”며 “유전상담을 받게 되면 질환 경과와 관리사항을 포함한 의학적 사실을 이해하게 되며 질환의 유전양상과 가족 구성원의 재발 위험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환자 스스로 가장 적절한 대응책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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