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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족과 스트레스, 뇌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파괴
운동부족과 스트레스, 뇌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파괴
  • 의사신문
  • 승인 2013.09.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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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건강 〈34〉 : 운동만큼 좋은 약은 없다

2012년 혹서기 마라톤대회
우리 인간 등 모든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생명유지를 위한 일정한 정도의 신체활동이 필요한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런 생물학적인 움직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그러나 이런 편안함만 추구하는 비활동성이 반대로 인간에게 질병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26.4%가 과체중이며, 3.8%가 비만이고, 약 10%가 당뇨병에 걸려 있다.

당뇨병은 운동과 식생활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아이들에게까지 비만과 당뇨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생활에 만연한 운동부족이 사람들의 뇌를 죽음의 상태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운동부족과 복잡한 현대생활이 주는 스트레스가 뇌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을 파괴시키고 뇌를 오그라들게 만든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들과 여러가지 성장인자들이 분비되어 뇌의 파괴과정을 거꾸로 돌리고 뇌의 회로를 물리적으로 강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즉 운동이 뇌의 신경세포와 세포들의 연결을 강화시킴으로써 몸과 뇌와 정신을 생물학적으로 긴밀하게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는 동안 생성되는 인슐린 유사성장인자나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등의 단백질이 혈류를 타고 뇌에 들어가고 최고위 사고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저 스트레스가 사라지거나 단순히 뭉친 근육이 풀리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운동을 하는 동안 혈액순환이 좋아지면서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증가되면서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5∼10분만 운동해도 음주·흡연 욕구 낮추고 집중력 높여
엔도카나비노이드 분비, 만성피로·섬유근육통증도 완화


2004년 런던에서 실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 10분만 운동을 하더라도 알콜 중독자의 음주욕구를 줄여주며,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술에 대한 욕구가 더 급격하게 줄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단 5분만 운동을 해도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50분 정도 없애고 다음 담배를 피울 때까지의 시간은 2∼3배 늘려준다.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니코틴 금단증상인 집중력 저하를 막아준다.

금주처럼 몸에 익숙한 어떤 행동을 갑자기 중단하면 몸이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고 행복호르몬인 도파민의 분비도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스트레스 축이 균형을 잃게 된다. 금단에 따른 불쾌감은 단 며칠 동안만 지속되지만, 술에 민감한 뇌의 회로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서 금주상태를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식하여 술을 마시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 술 대신 운동이라는 말이다.니코틴은 다른 중독성 물질과 달리 흥분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완제 역할도 하는 특이한 성질이 있는데, 운동이 도파민의 양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동시에 불안감과 긴장, 그리고 우울감 같은 금단증상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의 길항제로써 가장 효과적이 되는 이유다. 또한 운동 후에 느끼는 쾌감이 마약으로 느끼는 쾌락을 대신하면서도 몸에 아무런 해로운 영향을 남기지 않는다.

운동을 하면 뇌와 신체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되어 엔돌핀처럼 운동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혈액을 따라 돌다가 척수에 있는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척수의 수용체는 고통의 신호가 뇌로 가는 것을 차단한다. 또한 엔돌핀과 달리 혈액뇌장벽을 쉽게 뚫고 뇌로 들어가 보상체계와 전전두엽 피질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도파민에 직접 영향을 끼쳐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고 진통효과를 발휘한다.

점진적으로 달리는 거리를 늘이면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되어 만성피로와 섬유근육통증 증후군과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다. 과거에 사냥에 나가면 근육과 관절의 혹사에 따른 통증이 생기게 마련이며, 엔도카나비노이드의 분비가 증가되는 것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운동을 하면 긴장이 풀리고 만족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엔도카나비노이드 때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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