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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노출 없는 상부 위장관 출혈 `듈라포이 병변'
혈관 노출 없는 상부 위장관 출혈 `듈라포이 병변'
  • 의사신문
  • 승인 2013.08.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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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에 도움이 되는 소화기 질환의 화보 증례 〈55〉

65세 여자환자로 내원 5일전부터 흑색변을 보았고, 이에 동반하여 호흡곤란 및 어지러움 발생하여 응급실 내원하였다.

환자는 과거력에서 12년전 대동맥판막 및 승모판막 교체술 (AVR, MVR) 시행 후 현재까지 와파린 (warfarin) 5mg 복용하고 있었고, 7년 전 직장암으로 저위 전방 절제술 (low anterior resection)을 받았다. 내원 당시 레빈 튜브 세척술 (Levin tube irrigation) 이나 직장수지검사 (digital rectal exam)에서 음성 소견 보였고, 생체리듬도 혈압 93/39 mmHg, 맥박 79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7℃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혈색소 수치(hemoglobin)는 4.8 g/dL로 두 달 전 시행한 혈색소 수치 (9.8 g/dL) 보다 5 g/dL 가 감소하였고, BUN도 27.8 mg/dl 로 BUN/Cr ratio 50으로 상승된 소견을 보였다.

PT INR 3.17 로 상승되어 있었고, 이 당시 심장효소수치는 CK-MB 및 TnI 모두 정상 수치였고, 심전도에서는 예전과 같은 심방 세동 (Atrial fibrillation) 소견 보이나, 심허혈 (ischemia) 를 의심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복부 단층 촬영 (abdominal CT) 에서는 위장관계 출혈을 의심할 만한 근거는 없었고, 심혈관계 문제로 인한 간경변 (cardiogenic liver cirrhosis) 소견 정도만 보였다.

우선 생체리듬이 안정적이었고 혈색소 수치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에 적혈구 3pint 수혈 및 프로톤 펌프 저해제 (PPI) 를 정맥주사로 지속정주 하였고, 혈색소 수치는 6.3g/dL까지 상승하였다.

그림 1. 위 전정부 전벽에 정상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점막 결손이 없으나 아주 작은 부위에서 (pinpoint) 출혈되는 소견을 보인다(A, B). 전기 소작술 및 클립으로 복합 지혈술을 시행하였고 더 이상의 출혈은 관찰되지 않았다(C, D).
다음날에도 적혈구 2pints 수혈하고, 위내시경을 시행하였다. 위 전정부 전벽에 궤양이나 노출된 혈관 없이 점막에서 삼출 (oozing)되는 양상의 출혈소견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림 1-A, B).

출혈부위에 coagrasper로 지혈술을 하였고, 2개의 클립으로 마무리 하고, 더 이상의 출혈소견 보이지 않아 시술을 마쳤다 (그림 1-C, D). 다음날 혈색소 수치가 8.5 g/dL에서 7.4 g/dL로 다소 감소하는 소견 보여 적혈구 2pint 수혈 및 추적 위내시경을 시행하였다.

그림 2. 전날 시행한 전기 소작술로 인한 점막 변화가 있었으나 클립이 잘 거치되어 있었고 출혈의 증거는 없었다(A, B). 1주일후 치유단계의 궤양만이 관찰되고 있었다(C, D).
전날 지혈술로 인한 궤양과 함께 거치된 클립은 잘 유지되어 있었고 더 이상의 출혈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그림 2). 혈색소 수치는 수혈 없이도 9.7 g/dL 이상 유지되었고, 식이 시작 후에도 더 이상의 출혈 소견 없어 에녹사파린 (enoxaparin; low molecular weight heparin) 과 와파린을 교차투여하고, 퇴원하였다.

듈라포이 병변 (Dieulafoy lesion)은 1884년 Gallarden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이후 프랑스 외과의사 George Dieulafoy에 의해 특징이 기술되고 명명 되었다. 듈라포이 병변 출혈은 모든 위장관 출혈원인 중에서 1∼2% 정도로 드문 질환이지만, 사망률은 다른 출혈 원인들과 유사하다.

듈라포이 병변은 정상 점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작은 점막 결손을 통해 굵은 박동성 동맥이 노출되어 위장관 출혈을 야기하는 흔치 않은 원인 중 하나로 정의되며, 쉽게 출혈 부위를 찾을 수 없어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위장관 어느 곳에서나 발견될 수 있으나 대부분 위식도 접합부로부터 6cm 이내에 발생하며, 드물게 위 전정부나 십이지장, 대장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듈라포이 병변의 특징적인 내시경적 소견은 혈괴로 덮인 2∼5mm 의 작은 미란성 병변을 통해 굵은 혈관이 돌출되는 것이 특징이지만, 병변을 찾기 어려워 반복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출혈을 일으키는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추측하건대 점막의 위축과 허혈의 복합적인 이유일 것으로 생각된다. 두꺼워진 혈관이 점막에 압력을 가하여 작은 미란성 병변을 만들고, 이를 통해 혈관이 위 내강으로 돌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본 증례의 병변은 주위 점막이 정상이고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소동맥이 점막 아래 있어 명확한 혈관 노출은 없었으나 듈라포이 병변에 합당하며, 일반적으로 이러한 병변에 대한 치료는 내시경적 지혈술이며,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지혈 방법중 에피네프린 단독 주입법보다 기계적 방법 (mechanical endoscopic treatment)으로 밴드 결찰술이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접근이 용이하여 특히 위식도 접합부나 위체부의 후벽과 같은 곳에 위치한 병변에 도달하는데 효과적이다. 듈라포이 병변은 재 출혈과 합병증 발생률이 낮은 편이지만, 재 출혈의 위험인자로 에피네프린 같은 약물 주입술 단독 치료나 분출하는 동맥 출혈 (spurting bleeding) 경우가 해당되므로 본 증례와 같이 복합 치료 (combined treatment)가 권유된다.

본 증례에서 환자의 혈색소 수치는 매우 낮았으나, 전기 소작술 (electrocauterization) 및 클립 결찰 복합치료로 재 출혈 없이 성공적으로 지혈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증례에서 출혈부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으나 잘 진단되지 않는 반복적인 출혈 환자의 경우 반드시 듈라포이 병변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심찬섭 교수 · 홍미진 임상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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