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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음성장애 유발 성대구증, 레이저치료로 성과 높여
난치성 음성장애 유발 성대구증, 레이저치료로 성과 높여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3.06.1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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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 최홍식 교수팀, 해외학회 논문 게재 및 발표

난치성 음성질환에 레이저 치료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음성클리닉 최홍식 교수팀(이비인후과)은 ‘성대구증’ 환자에 대한 레이저 치료 후 추적 조사한 결과 아주 양호한 음성 개선 효과를 거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지’(Otolaryngology Head Neck Surgery)에 최근 발표했다.

성대구증(sulcus vocalis)은 목소리를 만들어 내는 성대 점막에 깊게 홈이 파인 상처가 생겨 잡음과 함께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나고 양쪽의 성대의 접촉이 원활치 않아 발성에 어려움을 겪는 음성질환으로 패인 홈의 크기와 길이에 따라 음성장애가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발병원인은 만성적인 성대 염증이나 후두염, 성대 결절 및 ‘성대낭종’ 치유과정에서의 후유증 그리고 많은 발성으로 성대에 성대혈종이 없어지면서 성대 점막의 위축과 함몰이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적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음성장애 환자 중 7~10%를 차지하는 성대구증 환자들은 힘을 주어 발성하는 습관의 교정 및 벌어진 성대의 접촉을 강화하는 음성치료와 더불어 성대점막수술, 성대 내 보형물 주입술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동원됐으나 원인 치료가 되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선 질환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초래했다.

최홍식 교수팀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중증 성대구증으로 내원한 25명의 환자에 대해 1회의 PDL(Pulsed-dye Laser)치료 후 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조사 환자 군에게서 손상된 성대 점막이 재생되어 성대에 파인 홈이 사라지고 성대 주변 조직의 경직도(stiffness)도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환자 목소리에 대한 질 평가에 있어서도 ‘음성변화에 대한 자가 평가(VHI)’, ‘언어 재활사에 의한 주관적 평가’(GRB) 및 ‘공기역학 평가’(최장발성지속시간:MPT, 성문하압:Psub), 음향평가 및 ‘발성시 성대점막 접촉 평가’(Acoustic analysis, EGG, Stroboscopic analysis) 등 대부분의 평가항목에서 치료 전보다 현저히 향상되어 정상 수준의 목소리를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원래 PDL 치료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피부과에 도입되어 염증성 여드름 치료 및 여드름으로 인해 피부에 생긴 흉터에 새살을 돋게 하는 치료법으로 쓰이고 있었으며, 최홍식 교수는 성대점막에 깊게 홈이 파인 성대구증에서도 PDL치료로 새 점막을 재생시켜 홈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세계 처음으로 도입하여 시술에 성공했다.

성대구증의 PDL 치료에 대해 최홍식 교수는 “아침에 내원 해 전신 마취 하에 약 30여분 동안만 성대점막에 50~100회 정도 레이저 조사 치료를 받고 당일 퇴원하여 환자의 수술적 부담이 우선 적다”며, 치료 후 1주일 정도 큰 소리를 내거나 목소리를 많이 내지 않는 생활 속의 주의만 필요할 뿐 출혈이나 통증도 심하지 않은 안전한 치료법이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레이저 치료를 받은 환자는 3~6개월에 걸쳐 손상된 성대 점막에 생긴 홈에 새롭게 부드러운 점막 조직이 차오르면서 음성이 개선된다는 최홍식 교수는 지금껏 150여명의 환자에게 시행한 결과 90% 이상의 환자들이 단 1회의 레이저 치료만으로 합병증 없이 정상수준에 가까운 음성회복 결과와 높은 환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이 시술법은 음성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경험 많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정밀한 시술이 뒷받침되어야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건강보험적용이 안 돼 1회 치료에 300여만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많은 성대구증환자에게 적용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편, 최홍식 교수의 PDL을 이용한 ‘PDL(Pulsed-dye Laser) 성대구 치료시술(PDL Glottoplasty)’ 결과는 지난해 2012년 9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에 이어,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IFOS)에도 발표되어 전 세계 음성질환 전문가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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