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1:38 (금)
달리기는 관상동맥질환 예방하는 `면역백신'
달리기는 관상동맥질환 예방하는 `면역백신'
  • 의사신문
  • 승인 2013.05.06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리기와 건강〈20〉 : 건강한 심장으로 돌연사를 예방하자

아직도 일교차와 약간의 추위는 있지만 이제부터는 날이 풀리고,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때이다. 그만큼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야외로 나들이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올해의 운동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 가을 이후 움직이지 않던 몸과 마음이 갑자기 풀리면서 심장마비에 의한 안타까운 사망사건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도 보게 되는 시절이기도 하다.

일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19구급대로 병원으로 실려 오는 돌연사 환자가 일년에 약 2만명 정도라고 한다.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돌연사로 사망하는 수까지 합하면 일년에 아마도 4만명이 족히 될 것이라는 것이 심장내과 선생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2011년도 국내 총 사망자 수는 25만7396명으로 하루에 평균 705.2명이 사망했고,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는 4493명으로 1일 평균 12.3명, 교통사고 사망은 6316명으로 하루 평균 17.3명인데 비해 하루에 2만4944명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하여 약 68명(하루 사망자의 약 10%)이 병원에도 가보지 못하고 돌연사라는 진단으로 아름답고 즐거운 이 세상을 하직하고 있다.

심장이 건강하면 하루 사망자의 10%는 허무하게 죽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관상동맥의 건강도이다.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요인이 높다는 것은 관상동맥 질환이 생길 가능성의 단순한 증가를 의미할 뿐이지 관상동맥 질환이 발병하는 것을 보증하는 말은 아니며, 위험요인이 없다고 해서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증하지도 않는다. 즉 돌연사라는 비상사태는 위험요인이 없더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나는 돌연사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되겠다.

마라톤을 하다가 사망할 위험은 대체적으로 20만명의 마라토너 중에서 1명의 확률로 급성 심장마비를 경험하며, 5만명의 주자가 달릴 때 1명이 관상동맥 질환으로 사망할 정도로 가능성이 아주 낮다. 젊고 건강한 주자들은 주로 부정맥이나 심장의 전기적 장애 때문이고, 나이든 주자들은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심장마비가 주된 원인이다.

달리기가 심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기에 이런 불상사가 일어날까?

우리는 달리기가 심장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여 거리를 늘이거나 강도를 높여서 마라톤을 완주할 정도가 되면 관상동맥 질환으로부터 주자를 보호하는 면역백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는 운동보다는 오히려 가족력이나 식이습관이 더 결정적인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 수 년에 걸쳐 수십 회의 마라톤을 완주했으며 규칙적인 달리기를 하고 있는 50대 주자들의 동맥벽에서 상당한 양의 칼슘이 축적되어 심장마비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있음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엘리트 선수라고 하여 심장이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고 임수혁 선수처럼 부정맥에 의한 심장정지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마스터스 주자들에게서 일어나는 돌연사의 원인은 대부분이 관상동맥이 막혀서 오는 심근경색이 원인이다.

이탈리아 연구자들이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70회를 넘어서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최소한 78%나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안정시 심박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항상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조깅하지 말고 힘들게 빨리 뛰는 인터벌 달리기를 해야 한다. 인터벌 훈련을 하면 심장이 한번 수축하면서 내뿜는 혈액의 양이 10% 정도 증가된다. 즉 운동은 심장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운동근육으로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혈류를 유지하기 위한 심박수가 감소된다. 잠을 조용한 상태에서 충분히 자야 한다.

잠자다가 소음 때문에 깨면 심박수가 평균 분당 13회 정도 더 증가된다. 잠자기 전에 소변을 꼭 보고 자는 것이 좋다. 방광이 차면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게 되고, 이것이 관상동맥을 수축시키고 심박수를 평균 분당 9회 정도 증가시켜 심장마비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2007년도의 UCLA의 한 연구에 의하면 매일 1gm의 어유를 먹으면 심장의 미주신경에 대한 반응성이 향상되면서 2주 후부터 안정심박수가 평균 분당 6회 감소했다. 아침에 잠이 깨면 일어나기 전에 손목맥박을 이용하여 안정 심박수를 재어보자.


조깅 보다 인터벌 달리기가 심장 효율 향상·심박수 감소 도움
금연·금주 필수…고혈압 조절하고 항산화식품·비타민 섭취를


또 2005년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의 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을 멈춘 후에 맥박감소가 빠를수록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그만큼 더 낮아진다고 밝혔다. 운동을 멈춘 뒤 1분 후의 맥박과 최대 심박수(220-나이)와의 차이가 35회 이상이면 심장마비의 위험이 없다. 13∼35회까지는 40%, 25∼30회까지는 30%, 25회 이하이면 110%까지 심장마비의 위험이 증가된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들은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낮은 사람들이다. 하나의 위험요소가 개선되면 덩달아 다른 위험 인자들도 좋아지게 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자. 달리기를 예로 들면 체지방이 감소되어 체중이 조절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감소되고 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된다.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1. 건강한 심장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모든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심장마비의 20∼40%가 담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담배를 끊는 순간부터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감소되고, 5∼10년이 지나면 담배를 피운 기간과 무관하게 한번도 피우지 않은 사람의 심장마비 위험과 비슷해진다.


2.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자.

혈액 내 콜레스테롤을 1% 낮출 때마다 심장마비 위험도가 2∼3%씩 낮아진다.


3. 고혈압은 꼭 조절해야 한다.

이완기 혈압을 1 내릴 때마다 심장마비 위험이 2∼3% 줄어든다. 소금의 섭취를 줄이고, 높은 열량의 섭취를 조절하며 술을 적게 마시는 등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혈압을 내릴 수 있다면 관상동맥의 상태는 더욱더 좋아질 것이다.


4. 규칙적인 운동만이 살길이다.

운동은 심장의 효율성을 좋게 하고, 혈압을 낮추며,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혈전 형성 경향을 감소시키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슐린의 이용을 활성화시키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하게 된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기만 해도 심장마비의 위험이 35∼55% 줄어든다. 가벼운 운동도 좋지만 가능하면 달리기가 가장 심장건강에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3∼4회, 한 번에 40∼60분씩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로 달린다.


5. 건강한 체중을 유지한다.

2010년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비만율은 31.5%이다. 국민 3명에 한 명꼴로 정상 체중보다 최소 20% 이상 더 무거운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비만한 사람은 자기 나이의 관상동맥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자기 동년배보다 2배나 더 높아진다. 비만 자체만으로도 혈압이 올라가고, 당뇨병이 생기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서 관상동맥의 위험 또한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6. 당뇨병을 피하자.

2011년 우리나라 5대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의 순이며, 주요 만성질환에 의한 사망원인으로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 고혈압성 질환, 간질환, 당뇨병의 순이다. 당뇨병은 관상동맥 질환과 고혈압의 중요한 위험 인자이며,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2∼3배 증가한다. 운동을 통해 인슐린의 반응성이 향상되고 혈당의 이용이 증가되어 체중이 조절되면서 당뇨의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


7. 술을 줄이자.

2011년도 술과 관련된 사망자는 4493명으로 1일 평균 12.3명이 음주와 관련되어 사망했다.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간경화, 암, 음주사고 뿐만 아니라 심장발작의 위험이 증가된다. 술은 일주일에 1∼2회, 종류에 상관없이 한번에 3잔 이내가 적당하며, 한번 마시면 최소한 3일을 휴식이 필요하다.


8.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먹자.

아스피린은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하여 심장마비의 위험을 1/3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9. 항산화식품과 비타민을 먹자.

많은 항산화 식품들은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심장혈관질환, 암, 기타 노화와 관련된 여러 문제의 예방에 도움을 주거나 알콜에 의한 뇌조직의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 작용을 가진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그리고 광물질 셀레늄을 매일 섭취하는 것도 심장혈관질환을 예방하여 심장마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