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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K Navy 천안함 마흔여섯 젊은이들
ROK Navy 천안함 마흔여섯 젊은이들
  • 의사신문
  • 승인 2013.04.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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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난 의사' 김현식의 Dance와 Sex 그리고 Sexuality〈33〉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도 어김없이 가지마다 새순이 돗아나고 남녘에선 봄을 재촉하듯 봄꽃들이 피어나고 개화전선도 계속 북상중이라는 소식이다. 인간사 복잡하고 어지럽게 한치앞을 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일지라도 자연의 섭리와 우주의 질서는 어김없이 순항 중이로구나.

20여년도 훨씬 지난 그때도 왕벚꽃이 만개한 해군 통재부 아름다운 대로를 신기해하며 걷던 때가 손에 닿을 듯이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따스함을 머금은 봄바람과 그 바람에 날리는 꽃눈의 눈부신 군무 그리고 코끝에 스며드는 향기로운 꽃내음! 아름다운 남녘의 항구도시요 우리 해군의 영원한 요람인 진해의 첫 만남은 지금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BOQ 숙소에 짐을 풀지도 못하고 출동임무 수행 중인 DD-923에 현지 부임차 Oiler에 동승한다. 난생처음 타보는 군함에선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운 세상이었다. 함장님 이하 모든 함상 전투병과 장교들 뿐 아니라 고참 하사관들과 수병들 또한 새로 부임하는 신참 군의관에 깍듯함과 존경과 신뢰를 보내주셨다 지금까지도 그들이 보내줬던 존경에 가득 찬 따스한 눈빛은 가슴 깊이 남아있다. 너무나 과분한 사랑이었음을 지금도 감사하게 기억한다.

2차 세계 대전 태평양 전투에서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된 Kennedy 해군중위가 근무하다 부상을 당한 Patrol Ship과 동급 함정에서 근무하던 나이어린 수병이 다리가 퉁퉁 부은 심한 Cellulitis였다. 무의촌 오지 도서지역인 OO섬 OO기지에 출동 근무 중이라 의무실 언감생심 잠시 기항한 DD에 의무실과 군의관 소식을 듣고 달려왔단다.

고등학교 졸업마치고 곧장 해군에 자원입대하였다는 앳되보이는 소년이었다. 간단하고 부족한 치료에 미안한 마음 뿐이었는데 몇 개월 후 우연히 만났을 때 멀리서 뛰어와 반갑게 인사하는 이름모를 수병과 심한 파도로 함정내 철구 조물에 눈 주위에 큰 열상을 입은 수병을 희미한 수술등 아래서 장시간동안 Rollindg과 Pitching을 견디며 어렵사리 Suture 를 끝내고 잠든 몸을 흔들어 깨워 식사를 준비해주는 의무 하사관의 배려와 상관에 대한 복종과 충성심들!

20여년도 훌쩍 지난 지금도 그들이 보내준 존경과 믿음 그들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자세 그리고 무엇보다 군의관이었던 우리 의료인께 보내준 신뢰와 사랑에 감사보다는 송구함과 죄송함을 느끼며 이 시대 의료인으로서의 깊은 책임감과 한없는 의무감을 다시 한번 반추해본다.

3월의 마지막 지난 주 3월 26일은 차디찬 서해바다 천안함에서 자신들에게 부여된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던 우리의 아들들이 스러져 간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 해군 후배 마흔여섯 젊은이들의 희생에 한없는 고마움과 죄스러움을 절감하며 우리 해군 후배 젊은이들이시여 고이 잠드시라.

김현식〈강동 댄스 & Sexuality Therapy Clinic 원장,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KODTA) 부회장, SMA DDC 부회장, DAS Korea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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