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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시술 수가 유감
내시경 시술 수가 유감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3.03.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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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기자

요즘 내시경 검사 관련 학회의 수가 인상 요구가 연일 화제다.

얼마전 위장내시경학회 춘계 학술대회장에서 만난 상임진들은 우리나라 내시경수가는 4만3800원으로 미국의 1/20은 물론 심지어 인도, 인도네시아의 25% 수준이라며 이런 수가로 완벽한 시설과 검사, 소독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강변했다.

이에 더해 최근 중앙 일간지에서 보도한 `위내시경 세척기가 아예 없어 손으로 세척하거나 1회용 마우스피스를 재사용해 적발된 곳도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마치 자동세척기로 소독하지 않고 손으로 소독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아무리 자동세척소독기가 있어도 가장 중요한 세척과 보관 단계는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앞에 환자 내시경 시술 후 30분이 지나야 다음 환자가 할 수 있다는 것도 세척기가 여러대이거나 내시경이 여러대이면 검사중에 소독이 가능한데도 무조건 30분이 지나야 된다고 우기는 것은 의료현실을 전혀 모르는 보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내시경 검사시 천공 같은 사고 우려도 있어 숙련된 술기와 학습이 필요해 의사들은 주말과 상관없이 학회에 참석, 직접 공부하고 있다.

모학회 원로는 터무니 없이 낮은 수가, 왜곡된 언론 보도, 의료사고의 위험, 국민들의 색안경으로 내시경 시술을 하는 의사는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또 장비는 수천만원대로 고가이며 국가가 원하는 기준에 맞추려면 장비, 인력, 시간 등이 훨씬 더 소요된다며 최소한 지금 수가의 두배 이상은 올라야 겨우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내시경 검사를 안하면 될 것 아니냐고 묻겠지만 환자 보는 숫자로 진료실을 유지하는 개원의들이 다른 병원으로 가는 환자를 보면서 시술을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내시경 시술은 다른 어떤 것보다 의사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 같다. 시술의 위험, 왜곡된 시선, 고가 장비, 인력 및 시술 충원 등등등.

정부도 무조건적인 의사의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채찍질만 하지 말고 당근도 분명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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