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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스존 교향곡 제3번 A단조 작품 56〈스코틀랜드〉
멘델스존 교향곡 제3번 A단조 작품 56〈스코틀랜드〉
  • 의사신문
  • 승인 2013.01.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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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이야기〈203〉

그의 나이 20세인 1829년 봄 런던 필하모닉협회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했을 때 그는 스코틀랜드를 여행했다. 이 교향곡은 그때 느꼈던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옛 궁정의 풍물과 16세기에 있었던 살해 사건 등의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여 작곡되었다. 스코틀랜드의 전설과 역사, 그리고 그와 어울리는 절묘한 풍경이 넘치는 곳곳을 여행하던 중 그 옛날 여왕 메리가 살았던 에든버러의 호리루드 성을 찾아가게 됐다. 중세 말엽의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듯 어두우면서도 로맨틱한 유적들은 멘델스존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 이때 느낀 분위기를 제1악장의 첫 악상에 그려내게 된다. 이 교향곡은 33세가 되던 해에 라이프치히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는데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10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보다도 뒤에 발표되었다.

멘델스존은 함부르크의 부유한 유대계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9세 때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고, 10세 때 작곡을 시작하였으며 17세 때 관현악곡 〈한여름 밤의 꿈〉서곡을 쓰는 등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천재 음악가이었다. 18세에 베를린대학 청강생으로 헤겔의 미학 강의도 듣고 또 멘델스존 가문의 음악회에 모이는 베를린의 지식인들과도 교제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괴테 외에 많은 철학가와 음악가들이 있었다. 1829년에는 베를린의 징 아카데미에서 바흐가 죽은 지 150년이 지난 후 최초로 그의 〈마태 수난곡〉을 재연하였는데, 이것은 바흐 르네상스의 개막을 위한 19세기의 기념비적 연주가 되었다. 한편 그 해에 영국과 유럽 각지를 연주 여행을 하면서 얻은 스코틀랜드에서의 경험이 서곡 〈핑갈의 동굴〉,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 제4번 〈이탈리아〉 등을 작곡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쇼팽, 리스트, 로시니, 베를리오즈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그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1835년에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의 지휘자가 되어 고금의 명곡과 신작을 소개하여 유럽 제1의 교향악단으로 키우게 된다. 또한 1943년에는 슈만과 함께 라이프치히음악학교를 설립하게 된다. 그의 일생은 짧았으나, 고전주의 낭만파의 초석이 되는 대작곡가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멘델스존의 작품은 밝고 가벼운 분위기로 일견 생각할 수 있으나 실은 매우 학구적이고 체계적인 구성으로 선율, 리듬, 화성적인 면에서 바흐를 계승하는 고전파 양식에 충실하면서 내용적인 면에서는 슈베르트, 베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고전주의적 낭만파 작곡의 경향을 띤다. 〈한여름 밤의 꿈〉이나 〈핑갈의 동굴〉에서 볼 수 있는 문학적이고 표제적이며 묘사적 특징은 19세기 낭만파에서 근본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으나 헨델이후 하이든과 베토벤 등에 의해 계승된 오라토리오는 멘델스존에 의해 최고의 오라토리오 걸작인 〈엘리야〉를 완성하게 이른다.

△제1악장 Andante con moto - Allegro un poco agitato 명상적이며 조용하게 가라앉은 서주에서 점차 애수를 띤 아름답고 맑은 주제 선율로 바뀌어 안개 속 스코틀랜드의 아스라한 느낌이 스미어 나온다. 그 후 호전적인 스코틀랜드인을 상기시키는 곡조가 나타나며 또다시 서주가 재현된다. △제2악장 Vivace non troppo 켈트인 특유의 생기 있고 쾌활한 무곡 풍인 리듬이 클라리넷에 의해 나타나면서 플루트와 오보에가 이 주제를 따라 노래한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 소박한 느낌이 든다. △제3악장 Adagio 우아하고 청초한 악장이며, 멘델스존의 `무언가'한 편을 관현악곡으로 한 듯한 느낌이 드는 느리고 서정적이며 낭만적인 내용을 담았다. △제4악장 Allegro vivacissimo - Allegro Maestoso assai 힘찬 호전적인 외침과 같은 선율로 힘차게 연주되는 리듬의 비약은 스코틀랜드 켈트인의 무리가 싸움터로 향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윽고 차분하면서 로맨틱한 기분으로 돌아가 스코틀랜드의 민요와 비슷한 선율로 눈부신 느낌을 주며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클라우디오 아바도(지휘),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84); 오토 클렘페러(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EMI, 1960);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DG, 1971); 피터 마크(지휘),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Decca, 1960)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 클래식이야기 전편은 오재원 작 `필하모니아의 사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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