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학 분야의 기틀을 다진 - 최흥재
소화기학 분야의 기틀을 다진 - 최흥재
  • 의사신문
  • 승인 2012.11.02 2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첫 간 침생검 시행 등 소화기학의 선구자

최흥재(崔興載)
우현(于玄) 최흥재(崔興載)는 192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공립중학교 (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브란스의과대학을 1951년에 졸업하였다. 한국전쟁 중 군 복무를 마치고 1954년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곽내과 및 내과 근무를 시작으로 1993년 정년퇴임까지 한 평생 교수직에 몸 담았다.

1961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및 토마스제퍼슨 의대에서 소화기 내과학을 연수하였다. 그 후에 일본과 독일에도 연수를 다녀와서 미국, 일본, 독일의 유명한 석학들과 친밀한 유대관계를 가짐으로써 우리나라 소화기분야의 발전과 위상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회를 유치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학회지 선정시 대표단을 이끌고 적극적인 홍보와 활동에 힘입어 1988년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회를 성공리에 개최한바 있다.

한국 소화기학의 초창기를 이끈 선생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간 침생검을 시행하였고, 1964년과 1973년에는 각각 경피경간담관촬영술과 내시경역행담췌관 조영술을 역시 국내 최초로 시행하여 이후 간, 담관 분야의 후학들이 활발하게 진료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놓았다. 1993년에는 `내시경역행담췌관 조영술' 책자를 발간하여 초심자들이 술기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우리나라 소화기학의 선구자로서, 선생은 여러 학회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발전시켰다. 1971년 대한소화기병학회(대한소화기학회의 전신) 회장, 1979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회장, 1980년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1985년 대한간연구회 회장, 1995년 대한췌담도연구회 초대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1991년부터는 대한소화기학회 명예회장을 역임하였다.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재임 시에는 학회의 기금이 부족하여 새로 평생회원제도를 만들어 전공의를 포함한 회원들로부터 평생회비를 받아 학회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었다. 또한 평의원회에 출석이 저조한 경우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평의원에서 제적을 하여 평의원회를 활성화하기도 하였다.

학위 논문을 비롯하여 학회 논문 발표 시에는 일일이 철자법은 물론이고 토씨 하나라도 정확하게 수정 보완해 주었다. 대화와는 달리 논문은 문자로써 영원히 기록되기 때문에 한자 한자 철저하고 완전해야 한다고 늘 주장하였다. 후학들이 무서워하는 선생이면서도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며 학자로 기억되고 있다.

선생은 모든 일에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함으로써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학자, 교육자적인 자세를 견지하였고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1987년 서울특별시 교육회 교육공로 표창을, 1989년 대한교육연합회 교육공로 표창을, 1989년 문교부 교육공로 표창을, 그리고 1991년에는 서울특별시 문화상(생명과학 부문)을 수상하였다.

선생은 1993년 정년퇴임 후 내과학 학술 연구 발전을 위해 1억원의 기금을 기탁, `우현 학술상'을 제정했으며 추가로 기금을 기탁해 현재까지도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1980년대에 경제적인 여건으로 후학들이 해외연수를 갈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미국에 직접 가서 동문들로부터 많은 기금을 모금한 바 있다.

선생이 관여한 학회와 연세의대 내과의 중요한 내용을 일일이 기록하고 필요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보관하였다. 애매한 경우에는 선생의 기억과 자료가 틀림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후학들이 선생의 귀중한 자료를 잘 정리하고 보관하는 일환으로 자서전을 적극 권하였으나 끝내 거절하였다.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문제점을 지적하게 되고 자신의 자랑을 늘어 놓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선생의 완벽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엿 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선생은 2008년 향년81세로 별세하였다.

집필 : 이상인 (연세의대 내과학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