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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경병리학자 - 성주호 
세계적인 신경병리학자 - 성주호 
  • 의사신문
  • 승인 2012.07.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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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교 세포·퇴행성 신경질환 등 신경병리 큰 업적

성주호(成周晧)
성주호(成周晧)는 1927년 충청남도 연기군 금남면 달전리에서 태어나 대전의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52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성주호는 일본인에게 잘못 보인 탓에 중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을 못하고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있다가 광복 1년 후 대학에 진학하였다. 그러나 본과 2학년 때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그곳에서 순경으로 경찰병원에 취직했다. 전시연합대학에서 실습도 없이 강의만으로 의학교육을 받으며 의사 국가시험을 치르고 의사면허를 받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하여 강릉비행전대에 배속되었다. 같이 입대한 동료들은 모두 후방에 배속되었지만, 성주호가 배속된 곳은 당시 공군의 유일한 일선전투부대로 군의관들이 배속되기 가장 꺼려하던 곳이었다. 성주호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막막하기도 했지만, 미 공군 군의관 등에게 많은 의학지식을 배우며 친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의무전대장 부관이 되어 의료행정을 맡아 열심히 일한 결과 후에 화랑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1954년 제대 후 미국으로 유학하여 1954∼57년에는 미국 뉴저지주 Newark Beth Israel 병원에서 병리학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미국 병리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다. 3년간 휴가도 휴일도 없이 두문불출하였지만 배우는데 열중할 수 있어 즐거웠고 새 지식을 배우게 되어 신났다고 회고한다. 3년간의 병리 레지던트를 마치고 그곳 병리학과 스태프 자리를 제의받았지만, 더 나은 곳에 가서 수련을 받기 위해 1957년 뉴욕 콜롬비아대학 신경병리학 펠로우가 되었다. 콜롬비아대학 신경병리학과에서 4년 훈련을 마치고 1961년 조교수로 승진하였으나 미네소타대학 신경과의 요청으로 이듬해 미네소타 대학의 신경 병리학과 조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미네소타대학에 부임한지 5년 후인 1966년에는 부교수로, 1969년에는 정교수로 승진하였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안정적인 직책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1983년 연세의대로부터 모교 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그 부탁을 수락하여 가족들을 미국에 두고 홀로 귀국하여 연세의대 학장으로 부임하였다. 성주호는 연세의대에서 2년 간의 학장 임기를 마치고 1985년 미네소타대학 신경병리부서 책임교수로 복직하였다.

한편 선생의 장형인 정곡선생은 재산을 모아 집안을 일으키고 어린 동생들을 교육시킨 훌륭한 분이었는데,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창성학원을 창설하여 대전시내에 2개의 남·여 상업고등학교와 두개의 남·여중학교 그리고 고향(현 대덕연구단지 내)에 직업 전문대학을 설립하고 육영사업에 수십 년의 세월을 바쳤다. 그는 1984년 성주호가 연세의대 학장으로 재직 중일 때 성주호에게 이사장직을 맡기고 작고하였다. 성주호는 미네소타대학 교수로 복직하면서 연 3∼4회 씩 한국을 오가며 이사장으로 학원의 상황을 살폈으나,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학원 일을 봐주던 동생이 세상을 떠나자 학원은 망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성주호는 형에 대한 빚을 갚고, 우리 사회를 위해 뜻 깊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고민 끝에 1995년 미네소타대학 교수직을 조기 퇴직하고 귀국하여 학교법인 창성학원 이사장직에 전념하게 되었다. 학원운영을 통해 4개 중고등학교와 하나의 직업전문대학 교육행정을 책임지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였다. 정직하고 비리 없는 학원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그 성취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그는 40여년 타국에서 애써 이뤄 놓은 경력을 버리고 갑자기 떠나게 되는데 아깝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후회는 되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선생은 신경병리학자로서 이 분야의 많은 연구를 하여 큰 업적을 남겼다. 신경병리 질환 중 neuroaxonal dystrophy, Chediak-Higashi disease와 대사장애 질환의 연구에 관한 많은 논문을 남겼다. 퇴행성 신경질환에도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여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Huntington's disease와 Alzheimer disease에 관하여 중요한 신경병리학적 변화를 기술하였다. 신경계 세포 중 그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은 소교세포(microglia)가 신경계 재생 과정에서 중요 효과세포(effector cell)임을 밝혀내었다.

집필 : 김태승(연세의대 병리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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