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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개 시립병원, 고가 의료장비 무더기 방치
서울 7개 시립병원, 고가 의료장비 무더기 방치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2.07.0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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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서울시의원, “특정업체 통해 수백억 원대의 의료장비 구매”

서울 7개 시립병원들이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한 후 사용도 않고 창고에 무더기로 쌓아두거나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의회 김기옥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2일 서울시 산하 7개 시립병원들의 ‘의료장비 구매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를 위해 김기옥 의원은 서울시 감사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산하 3개 직영병원(서북, 은평, 어린이병원)과 4개 위탁병원(보라매, 서남, 동부, 북부병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병원들은 고가의 의료장비를 구입한 후, 사용하지도 않고 창고에 무더기로 쌓아두거나 지방계약법 규정에 어긋나는 특정업체를 통해 수백억 원의 의료기기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매당사자인 시립병원의 임직원이 아닌 외부의 제3자가 낙찰 예정가격을 결정하는 등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들의 의료장비 구매행정에 총체적인 부실이 있는 것으로 적발됐다.

이에 지난 해 11월, 2010년 이후 총 8811건(527억 원)의 의료장비 구매건 가운데 낙찰률이 99% 이상인 계약이 무려 2938건(148억 원)으로 구매액수의 28.2%에 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이는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들의 의료장비 구매 시 사전 낙찰가 유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김 의원은 시립병원들의 심각한 예산낭비 문제, 장비구매와 관련한 구조적 문제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히려 병원 측의 입장에 서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변해 왔다는 것이 김 의원의 말이다 .

서울시는 “병원 측이 예정가격을 직접 작성 후, 밀봉·보관하고 위탁업체 홈페이지에서 시립병원 계약담당자의 공인서를 가지고 입력을 하므로 예정가격이 유출될 수 없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부임 뒤,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에 특별감사를 요구해 지난 연말 뒤늦게 특별감사를 실시, 서울시 감사관의 감사를 통해 그동안 지적했던 수많은 문제점들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이 감사를 통해 서울시는 모두 32명의 관련 공무원들에게 주의, 경고 등 신분상의 징계조치를 취했다.   

김기옥 의원은 “서울시 산하 시립병원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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