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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장병 어린이에 새 삶을"
"중국 심장병 어린이에 새 삶을"
  • 김동희 기자
  • 승인 2009.05.0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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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빨리 나아 친구들과 힘차게 뛰어놀고 싶어요. 그동안 아빠, 엄마가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부터 씩씩하고 예쁜 딸이 될 거예요. 새 생명을 준 영남대병원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영남대학교병원, 짜요...찌아요(加油, 파이팅)”

수술을 무사히 마친 후 순스야 양(孙思雅, Sun Siya, 6)이 밝힌 소감.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중국 어린이가 영남대병원(원장 신동구)에서 새 삶을 선물 받았다. 30일 영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중국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초청해 29일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술하고 순조로운 회복을 돕고 있는 것.

의료를 통해 한중 가교역할을 하게 된 주인공 순스야 양이 병원에 도착한 것은 지난 4월 26일. 그는 이번 국내 체류 전 과정을 부모와 함께하는 혜택도 누리고 있다. 순 양은 이틀간 외래진료를 통해 심방중격결손(심장은 심방과 심실로 나누어져있고, 중간벽으로 좌우가 구분되어 있는데, 이 심방을 좌우로 나누는 벽에 구멍이 뚫림)으로 진단을 받고, 수술 전 검사를 거쳐 29일 곧바로 수술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살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떵타스화즈쩬이다리엔고우춘(中國遼寧省燈塔市鏵子鎮李達連溝村022號, 중국 로녕성 등탑시 주변 농촌)은 의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는 낙후지역으로 알려졌다.

순 양이 이처럼 이국땅에서 새 삶을 얻게 된 데는 지난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영남대학교병원의 중국 방문기간 동안 선양의학원(瀋陽醫學院) 제2병원인 심주병원, 제8병원인 봉천병원과 환자 의뢰 및 병원 간 교류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당시 이영환 교수(李英桓, 50, 소아청소년과)는 선양시 적십자사에서 선정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20명에게 무료진료를 펼쳤고, 그 가운데 1명을 국내로 초청,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준 것.

순 양과 순 양 부모가 이번에 국내를 다녀가는 항공체류비용, 의료비 등 경비 일체는 한국심장재단(이사장 박춘거)과 영남대학교병원에서 각각 부담한다.

수술을 집도한 정태은 교수(흉부외과)는 “다행히 수술을 잘 마쳤다. 하루 정도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한 다음 특실로 이동, 일주일 간 소아청소년과의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순 양은 경과가 좋아 오는 7일경 병원을 퇴원한 후, 부모와 같이 우방랜드 및 삼성라이온즈 야구단을 방문하는 등 즐겁고 추억에 남을 대구 관광을 마치고 10일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어머니 루시우화 씨(卢秀华, Lu Xiuhua, 41)는 “생면부지의 한국 땅에서 이렇게 사랑과 인술을 베풀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고국에 돌아가면 아이와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기분으로 사랑하며 단란하게 잘 살겠습니다. 친절한 한국인들의 인정, 깨끗하고 우수한 한국의 의료를 몸소 접하면서 체험한 감명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동구 원장은 “순 양이 건강을 되찾은 상태로 귀국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이번 일로 의료분야에서 지역 의료기관이 중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나아가 대구시와 선양시, 한중 양국 간 우호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남대병원 의료기술직연합회(회장 김영만)는 지난 4월15일부터 순 양을 돕기 위한 자선행사의 일환으로 일일호프집(5월 6일) 티켓판매를 전개, 그동안 약 600만원의 성금을 마련함으로써 국경을 초월한 나눔 사랑을 펼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 측에서는 순 양 가족의 입국에서부터 귀국까지의 전 과정을 영상에 담아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 랴오닝성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 방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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