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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어린이 소리를 되찾다
몽골 어린이 소리를 되찾다
  • 장영식 기자
  • 승인 2009.05.03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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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난청을 앓고 있는 몽골 어린이가 우리나라에서 소리를 되찾았다.

증앙대병원(원장 하권익)은 지난 27일 11살 몽골 여자 어린이 어욘앨댄내의 왼쪽 귀에 인공와우이식 수술을 수술을 지원하는 나눔을 펼쳤다.

인공와우이식 수술은 귀 속에 있는 와우 일명 달팽이관의 손상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 와우이식기를 이식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법. 보청기를 사용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양측 고도난청 혹은 청력이 모두 소실된 상태의 환자들에게 소리를 되찾아주는 수술이다.

어욘앨댄내는 한 살 때 폐렴을 치료하면서 항생제를 과다 사용한 후 부작용으로 양측 귀에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을 앓게 된 것. 순음청력검사(PTA)로 알아본 수술 전 청력은 오른쪽 90 데시벨과 왼쪽 88 데시벨로 비행기가 뜨는 소리나 총 쏘는 소리 등의 소음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치료를 위해서는 인공와우 수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는 “어욘앨댄내는 나이가 어리고 현재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 향후 청력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언어활동과 사회생활 능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회사업과 이경은 과장은 “교직원들이 직접 모은 성금을 통해 한 어린이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어주게 되어 더욱 기쁘다”며 “국내 환자뿐만 아니라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환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한국의 높은 의료수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나눔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의 장애인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어욘앨댄내는 여섯 살 때부터 입 모양을 보고 소리를 내는 구화를 익혀 어느 정도의 말을 할 수 있는 상태. 치료를 위해 지난 2월 한국에 방문한 이후에도 서울의 한 외국인청소년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따로 공부할 정도로 지적인 능력과 치료 의지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몽골의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어욘앨댄내의 부모는 “몽골의 의료기술로는 인공와우이식 수술을 시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치료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병원까지 알아보았다”며 “한국 의사들의 수술 실력이 훨씬 뛰어나고 의료 장비 또한 최첨단이라는 소식을 듣고 중앙대병원을 찾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방한은 수술 전부터 한국에 머무르며 환자의 보호자 역할을 했던 이모 체벨마 씨의 권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체벨마 씨는 “러시아에서 무역업에 종사했을 때 한국 업체와 거래한 일을 계기로 한국 문화와 의료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고 조카 치료를 위해 두 번째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체벨마 씨는 “몽골에 의료봉사를 하러 왔던 한국 의료진의 뛰어난 실력과 따뜻한 마음이 기억에 남아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다”며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의료진과 몽골의 경제수준을 감안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병원에 깊히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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