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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앞당기려는 조급함이 또 다른 부상위험 야기
회복 앞당기려는 조급함이 또 다른 부상위험 야기
  • 의사신문
  • 승인 2012.05.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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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 참가 〈12〉 : 달리기 부상(6) : 재활훈련 〈상〉

◇양구마라톤대회 결승전 통과 후
어떤 원인이던지 부상을 입게 되면 당장은 신체적인 통증은 달릴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느끼는 마음의 아픔보다는 덜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인 달리기 부상은 수 주 내에 치료될 수 있기 때문에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증상의 완화를 위한 적절한 행동을 할 필요는 있다.

달리기 부상은 청천벽력처럼 맑은 하늘에 갑자기 나타나는 번개같은 것이 아니며, 뭔가 훈련을 잘못하였기 때문이거나 약간의 신체 구조적인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달리기 부상을 치료하는 것은 통증이나 나타난 증상(결과)를 치료하는 것보다 부상의 원인(이유)를 치료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내 말은 달리기 부상의 증상들 중에서 통증만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어떤 특정한 부상의 뿌리가 되는 원인을 교정하기 전에 부상으로 인한 불편감을 조금 완화시켜줄 수 있는 몇 가지 일반적인 치료법들은 당연히 실시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달리기 부상들은 `RICE 치료'로 알려진 `휴식 및 안정, 냉찜질, 압박과 거상' 처치에 아주 반응이 좋다. 냉찜질은 10∼15분 실시하고 10분 쉬었다가 다시 반복하기를 3회 실시하는 것을 1세트로 하여 하루에 3∼4회 이상 실시한다. 냉찜질은 가능한 한 부상 즉시 실시하고,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계속 달렸다면 달리기가 끝나자마자 실시한다. 압박 및 부상부위의 거상과 더불어 냉찜질은 통증과 부종 발생을 훨씬 감소시킨다.

부상 후 약 3일정도 지나서 부상부위에 부기나 열감과 같은 염증의 소견이 없을 때부터는 온찜질을 시작할 수 있다. 부기는 조금 가라앉았지만 아직도 염증의 소견이 조금 있다면 냉찜질과 온찜질을 교대로 실시한다.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진통소염제도 통증과 부종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달리러 가기 위해서 진통 목적으로는 복용하면 안된다. 사실 달리기 전에는 어떤 진통소염제도 복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운동을 하는 동안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은 우리 몸이 스스로에게 운동을 멈추라는 경고방송이다. 우리가 진통소염제를 사전에 복용하여 이 경고성 충고를 느끼지 못하거나 무시하게 된다면 결코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며 결국에는 부상으로 달리기를 멈추어야 할 것이다.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움직임도 하지 않을 때만이 이런 약제들이 부상에서의 회복속도를 앞당기거나 불편감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일단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이제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달라붙어야 할 때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부상에 따른 육체적인 통증에는 신경쓰지 마라. 달릴 수 없다는 정신적인 아픔이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부상에서는 천천히 회복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회복과정을 앞당기려고 애쓰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는 달리기를 다시 시작해서는 안된다.

우리 몸은 아주 변덕스러운 조직 구조물이다. 지금까지 현재의 체격과 체력을 만들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와 거리들이 상당하지만, 만약 1주일 이상 훈련을 멈춘다면 사용하지 않는 부위의 체력은 최단시간 내에 사라져 버린다. 3∼4일 정도 훈련을 쉬는 것은 오히려 더 성취도를 향상시킬 수 있지만, 2∼3주가 지나면 유산소성 체력의 약 반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이런 훈련을 멈추는데 따른 상실효과를 대체운동으로 최소화하거나 무시할 수도 있다. 이런 대체운동은 부상부위의 긴장을 증가시키지 않아야 하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라야 한다. 고정식 자전거 타기와 수영이 발은 쉬게 하면서 체력은 유지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유산소성 대체운동이다. 그렇지만 이런 훈련을 하더라도 완전히 달리기와 같은 수준의 근육운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간의 체력적 감소는 일어날 수 있다. 부력벨트를 차고 물 속에서 달리는 수중 제자리 달리기가 아마도 가장 달리기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회복기 대체운동이다.


고정식 자전거·수중 제자리 달리기 회복기 대체운동 적합
운동 쉰 기간의 2배 시간 할애 서서히 예전 거리로 늘려야


그러나 장기간 달리기를 하지 못한다면 비록 대체운동을 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체력 감소는 있을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경험으로 달리기를 하지 못한 한 주 당 2주의 재훈련 기간이 필요하다. 이 재훈련기간에는 아주 쉬운 달리기를 하여야 하며, 마음이 시키는 대로 즉시 예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다가는 다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운동을 쉰 기간이 단지 1∼2주 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다시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부상 전의 약 50% 정도의 거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2∼4주에 걸쳐서 예전의 거리로 서서히 복귀하여야 한다. 바로 예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면 다시 부상당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

그러나 만약에 운동을 쉰 기간이 오래 되었다면, 다시 시작할 때는 갓 달리기를 시작한 초보자처럼 하여야 한다. 달리기와 걷기를 교대로 하며, 운동은 격일로 한다. 결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마도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보다는 훨씬 더 빠른 발전을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급해 하면 안된다. 심폐기능은 운동량을 늘이는데 별로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근육이나 뼈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상 후의 재활기간 동안에 다시 부상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조급함, 예전의 수준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이다.

이것은 천천히 달려야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더 적게 달려라는 말이다. 실지로 천천히 달리는 조깅이 오히려 부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속도로 달리되 중간에 같은 시간만큼의 걷기를 교대로 하는 것이 더 좋다. 물론 적응이 되면서 점차로 달리는 시간을 늘리고 걷는 시간은 줄일 수 있다.

주간 거리에 대해서는 `안정상태'라는 말을 생각하자. 우리가 예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서 근력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의 수 주간은 중간 정도의 일정 거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만약 부상당하기 전의 주간거리가 50km였다면, 안전하게 운동하기 위하여 먼저 주당 25km 달리다가, 그 다음에 30km, 40km를 거쳐서 근력이 충분히 강화된 후에 다시 50km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자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욕구불만으로 다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목표와 기대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에 신경을 써야한다. 달리지 못하는 동안은 다른 운동을 접해보는 기회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휴식 그 자체를 즐겨라. 실지로 그것이 각자에게 보약이 된다.

달리기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조치는 첫째로 스스로를 부상당하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며, 이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부상이나 통증은 달리기에서 간혹 만나게 되는 불청객일 따름이다. 스스로 박력있는 운동을 즐기거나 주위의 도로나 오솔길을 탐험하기를 좋아하거나 운동에서의 어떤 단순한 동작을 즐긴다는 사실만으로 무릎을 상하게 하거나 인대가 끊어지는 지독한 취미 생활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엄밀히 건강을 위해서 주 3회, 한 번에 30분씩만 달린다면 처음 시작할 때의 성가신 정강이 통증 외에는 아마도 결코 부상은 없을 것이며, 달리기는 건강과 체력을 향상시켜 즐거움을 증가시킬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그 수준을 넘어서면, 얼마나 빨리, 혹은 얼마나 멀리 달릴 수 있을까 하는 달리기에 대한 도전의 마음이 자리를 잡는다. 이것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우리 몸을 극한까지 내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우리 몸은 특별경계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운동량을 증가시킨다면 결국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탈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때가 되어야 우리 몸은 할 수 없이 졌다고 항복을 하게 된다.

결코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우리는 다시 건강한 두 다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상으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 달리기 자체가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달리기의 양이나 방법이 문제이기 때문에 부상은 주의를 하면서 십중팔구는 `너무 빨리, 너무 멀리, 너무 많이' 달리는 일상적인 습관을 조절하여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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