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1:13 (일)
건정심 탈퇴 의견 분분_의료계, 한목소리 위해 적극 동참
건정심 탈퇴 의견 분분_의료계, 한목소리 위해 적극 동참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2.05.25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포괄수가제 시행’ 등 의료계 특급 현안 처리를 둘러싸고 의․정간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지난 24일 오후 열린 건정심 13차 회의 도중 퇴장한데 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건정심 탈퇴를 전격 선언했기 때문이다.

의협의 탈퇴 이유는 “건정심은 정부의 꼭두각시로 근본적인 구조개선없이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건정심은 건강보험 관련 최고 의결기구이나 지금까지 본래의 설립취지 대로 운영되지 못했고 이에더해 전문가 단체의 목소리를 합법적으로 묵살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의협은 이날 건정심 전격 탈퇴선언후 한동안 대국민 홍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료계의 주장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초강경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보건복지부 등 정부도 초강경 태세다. 의협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언론에 흘리고 있다. 아쉬울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 내부에서는 건정심 탈퇴 전격 선언 등 투쟁 방법론을 놓고 ‘잘했다’와 ‘경솔하다’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의료계 내의 여론을 한데 묶는 것 또한 다른 형태의 투쟁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협이 ‘건정심 탈퇴’라는 초강수를 두는 등 막다른 골목을 향해 가는데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양대축인 병협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 역시 논란이 적지 않다. 또 16개 시도의사회내에서도 투쟁방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23일 낮 63빌딩에서 열린 노환규 의협 회장과 김윤수 병협 회장간의 상견례에서도 의협과 병협의 입장차가 확실히 드러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은 “상호 협력 다짐 등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는 인식인데 반해 병협은 “합의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막판에는 분위기 마저 썰렁했었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당초 의협과 병협은 ‘포괄수가제 반대’에 공조키로 하고 모 일간지에 공동으로 전면광고를 게재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병협은 “괜히 광고비만 날리고 회원병원장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한발 물러서는 바람에 의협 단독으로 광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정심 전격 탈퇴 선언에 따른 의정간 충돌 예상 등 주변상황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노환규 의협 회장은 “건정심 탈퇴에 대해 전혀 염려하지 않는다”며 계속 밀어부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지난 24일 오후6시30분 63빌딩 별관에서 열린 김윤수 병협회장 취임축하연에서 축사를 통해 “의협이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오늘은 의미있는 날”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특히 노 회장은 ‘너무 강경한 것 아닌가’라는 의료계 일각의 지적과 관련, “일부에서는 많은 염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개인적으로는 전혀 염려하지 않는다”며 “이는 잘못된 제도를 올바른 의료제도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이자 국민건강을 위한 요구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 회장은 “건정심은 당초 조직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어온 것은 물론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또 정부의 의결 요식행위 도구로 전락한 만큼 새로운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탈퇴를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 회장은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회원들의 기대를 충족못할까봐 느끼는 두려움 같은 것이 있지 않은가’라고 질문했다”고 전하며 “두려움을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회장 한 사람으로써 현안을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회원들이 하나로 뭉쳐야 가능하다. 이렇게 뭉치는데 앞장서는 것이 회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의협의 전격적인 건정심 탈퇴와 관련, 심평원의 고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의협회장의 건정심 탈퇴 선언은 전후좌우를 살피지 않은, 너무 앞서 나가는 행동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만약에 내가 정부 당국자라면 의협이 건정심에서 탈퇴한 만큼 의협을 제외해 놓고 현안을 처리해 나갈 수 밖에 없다”며 “그러다가 여건이 되면 의협과 대화나 협상에 나설 것 같다”며 “의협 지도부가 판단착오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올해 말 대선이 끝나면 내년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게 될텐데 차기 정부는 빚더미로 인해 고강도의 긴축예산을 편성, 운영해 나갈 수 밖에 없다”며 “지금 주려고 하는 것 조차 받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그 어떠한 것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시대적인 분위기 역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의협의 ‘건정심 탈퇴’와 일부에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6개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건정심 탈퇴 시기 등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일단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의협의 다음 행보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기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