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0:55 (금)
빚더미 개원가, 개선 없이 속으로만 곪아가 
빚더미 개원가, 개선 없이 속으로만 곪아가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2.05.23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원 기자
○…지난 4월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2만6000여개 의원 중 1031개 의원을 표본으로 선정, 방문 면접조사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36%가  평균 3억5000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표했었다.

조사결과, 개원의들은 개원 투자비용으로 평균 4억8000만원의 자금을 동원했다. 이러한 자금 대부분이 금융권을 통한 대출이었으며 대출금액은 평균 3억7000만원이었다. 개원의들은 이로인해 월 182만원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 문제는 어느 정도 개원연수가 된 즉, 고참급인 16∼20년차 개원의들의 평균 부채도 4억9000만원이었다는 사실이었다. 5년 이하의 개원의(의원)는 3억7000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왜, 한달전에 발표됐던 내용을 새삼스럽게 들먹거리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한달전 쇼킹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개원가의 답답한 현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포괄수가제를 넘어 총액계약제로 가는 의료정책 아래서 개원가 경영개선은 난망일 수도 있다. 그저 속으로만 곪아가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른다.

일주일전 개원가 두곳을 취재하다 느낀 현실을 소개한다. 기자가 찾아간 한 내과의원에는 환자들이 제법 있었다. 환자대기실만 보면 그야말로 환자가 넘쳐나는 의원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사정이 간단치 않았다. 내과에는 원장 외에 다른 진료의사가 없었다. 이로인해 진료중에 초음파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이 병행되다 보니 뒤의 환자들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원장 혼자 진땀을 흘리는 사이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마치 환자가 넘쳐나는 것처럼 보였다.

인근의 외과의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내과와 달리 환자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환자들이 기다리는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앞의 환자가 비록 간단한 봉합수술을 받았으나 물리적인 시간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과와 외과 원장들의 속사정을 알리 없는 환자들은 `왜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가'라고 간호사에게 불만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 순간 기자는 문득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개원의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걱정스러웠다. 야간 진료 및 주말 진료, 까다로운 환자들의 불만 등 무한 경쟁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와 엄청난 스트레스는 `과연 개원의들의 건강을 언제까지 온전하게 놓아둘까'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기원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