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박멸에 헌신한 - 신정식 
한센병 박멸에 헌신한 - 신정식 
  • 의사신문
  • 승인 2012.05.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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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문화 창달 이바지한 소록도의 슈바이처

신정식(申汀植)
신정식(申汀植)은 1924년 전남 고흥군에서 신지우(申址雨)와 이중경의 4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생후 6개월 만에 고관절염을 그리고 다시 소아마비를 앓았으나 부모님의 극진한 간병으로 이겨냈고, 이는 평생 보행 장애와 함께 `효친(孝親), 겸손(謙遜), 봉사(奉仕)'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어른을 섬기는 삶의 지표가 되었다.

당시 북에는 오산고보, 남에는 고창고보라는 민족교육기관이 있었는데, 장애에도 불구하고 고창고보에 어렵사리 입학할 수 있었다. 1947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마치고, 1950년까지 광주의학전문학교 안과학교실에서 조무원(현재 조교)으로 의사와 연구 생활을 시작하였다. 한국전쟁 발발로 육군 문관으로, 얼마 후 임관하여 군의관 중위로 근무하다 1951년 예편하였다. 우리나라 한센병 관리의 선각자인 최흥종 목사가 “신의사, 여기서 뭐하나?”라는 권면에 따라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의무관으로 봉직하였다(1950∼55). 퇴직 후 전상자를 위한 국립광주구호병원에서 안과 과장으로 근무하였다(1956∼57).

그 후 광주에서 안과의원을 개원하며 대한나관리협회의 전남 지부장 및 이사, 부회장 일을 맡아, 주말마다 인근 음성 환자촌을 방문하며 무료 진료와 자활을 지원하였다. 틈틈이 대한적십자사와 협력하여 각 시군을 순회하며 무료개안수술을 시행하였다. 그 사이 전남대학교 대학원 병리학교실을 거쳐 약리학교실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1967), 다시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수료하여(1969) 경영진단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1974년 보건사회부장관의 권유로 소록도병원장으로 취임하여 위축되었던 소록도 병원을 일신시켰다. 의사와 약사 유치, 간호조무사 양성, 양노병실 신축, 유실수 식목, 합동 생일잔치, 음성환자 자활촌 설립, 금송 복지장학회 설립과 같은 사업으로 환자의 치료와 복지 수준을 높이고 환자와 직원들의 사기와 잠재력을 일깨웠다. 하모니카 합주단 순회 연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등의 행사와 `소록도 반세기', `김교신과 문둥아', `소록도 일기 I, II, III', 심전황 저 `아으 60년', 월간 `소록도' 등 소록도와 한센병 관련 집필을 통하여 이 질환과 환자의 실상을 널리 알려 대중들의 편견과 선입관을 고치려고 애썼다. 원장실에는 평소 존경하는 포사이트 선교사, 윌슨 원장, 하나이 원장, 이외에 오방 최흥종 목사와 김상태 전 원장의 사진을 걸어두고 그들을 `小鹿 5賢'이라 칭하며 그분들의 행적을 따르려 하였다. 자신은 돌보지 않는 이러한 이타적 삶으로 생전에 `소록도의 슈바이처'라 불렸고, 이러한 업적으로 1979년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하였다. 광복 후 소록도에 부임한 원장으로 정년을 맞이한 이는 오직 그 뿐이었다(1985).

그 후 대한나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1984∼86), 진주와 익산의 환자 자활촌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진료하는 틈틈이 대중 강연과 함께 `의사의 윤리', `의학의 철학', `뇌사'와 같은 의료 윤리 관련 책자들을 번역하여 의료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였다. 연세의대 등에서 의료 윤리와 관련한 강의를 하고, 의료 윤리 의식 계발과 의료 문화 발전에 진력하였다. 그간의 노력으로 무등문화상(1984), 동아의료문화상(1986), 적십자박애상(1986), 제1회 인도주의실천의사상(1991) 등 여러 상과 표창을 받았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이러한 이타적 생활은 필경 자신의 건강을 소홀하게 하였고 간까지 전이된 대장암과 맞서 끝까지 용감하게 투병하다 1994년 타계하였는데 국민훈장 모란장과 제5회 상허대상(尙虛大賞) 본상을 추서 받았다. 소록도병원 의무관으로 5년, 원장으로 12년, 대한나관리협회의 10여년 등 27개 성상을 한센병 퇴치에 헌신한 데 힘입어, 오늘날 대한민국은 한센병을 모범적으로 퇴치한 국가라 아니할 수 없다.

그는 김숙하와의 사이에 3남1녀를 두었는데 큰아들 정호는 연세의대를 졸업하여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집필 : 백영홍(전남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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