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상상력 자극하는 수수께기 같은 존재
○고양이는 독립심이 강하여 짝짓기 할 때 이외에는 단독생활을 한다. 수시로 혀로 얼굴·전신을 핥는다(고양이 세수).
○놀이 또는 성적 과시를 할 때에 물기 또는 위협하기, 영역표시나 의사소통의 수단인 비비기, 바닥에 누워 몸을 이리저리 뒹굴기, 긁는 발짓, 발길 짓 등을 한다. 우호적인 시선을 보낼 때는 눈을 깜박거리고, 위협을 가하면 노려본다.
○몰래 빠져 나가기, 일시적인 도주,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서도 매우 기회주의적이다. 짝짓기를 할 때도 암고양이는 여러 수컷과 교미를 한다. 발정기의 암컷은 울부짖으며 몸을 비틀고 뒹굴고 강한 발짓을 하며, 머리와 옆구리를 여기저기 부비며 분주하게 다닌다. 수컷이 다가오면 꼬리를 옆으로 들어 올려 생식기를 드러내고 수컷 앞에서 구른다. 교미 방법은 거칠어서, 암컷이 유혹하여 달려드는 수컷을 `으르렁'·`칵칵'하고 위협하기도 발톱을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수컷은 암컷의 목뒤를 물고 올라타 몇 초 만에 교미는 끝난다. 그 몇 초를 위해 암컷의 앙탈로 끊임없이 10번 정도 올라타다 수컷이 지쳐버리면, 암컷은 다시 수컷의 열정을 자극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유혹한다. 한 마리의 암컷과 교미하려고 수컷 여러 마리가 동그랗게 원을 만들고 서서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암컷은 먼저 선택한 수컷이 지치면 다른 수컷을 받아들인다. 숫고양이도 인간처럼 1년 내내 성적반응에 자극한다. 암컷이 없으면 자위행위를 한다. 수컷들은 암컷의 발정기가 빨리 돌아오게 하기 위해 새끼고양이를 죽이기도 한다. 암수 모두 새끼고양이를 잡아먹기도 한다. 수컷을 만날 수 없는 암코양이는 자신의 생식기를 혀로 핥기도 한다.
○암 고양이가 `야옹' 거리는 이유는 발정기에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호르몬 균형이 깨졌기에, 의사소통을 위해서 라고 한다.
○몸의 균형을 잡는데 꼭 필요한 꼬리는, `뒤집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꼬리를 세우는 동작은 행복의 표현, 접촉을 하려고 하는 자세, 생식기를 드러내 교미를 할 때의 행동이다.
○꼬리를 배 밑으로 접어 넣는 행위는 매우 겁먹었거나, 괴로운 상태, 싸워야할 때, 위험 위기의 상황 때 나타난다.
Ⅴ. 고양이와 비
○고양이는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고양이는 정전기의 양의 증가와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 육감이 있다고 한다.
`고양이가 앞발로 귀를 만지면 비가 온다',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풍작에 필요한 비를 주관하는 인드라(인도의 神)를 감동시킨다'
○유럽에서는 `땅을 비옥하게 하고 보리의 성장을 기원하기 위해 고양이에게 제사를 지낸다.' 고양이의 다양한 자세로 기상을 예견했다. 발톱으로 땅을 긁으면 뇌우(雷雨)나 폭풍,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면 날씨가 좋고, 난로 가까이 가면 추워지고, 따뜻한 곳에 엉덩이를 내밀면 눈이 올 징조다.
Ⅵ. 고양이와 예술(음악, 미술, 연극, 뮤지컬, 시, 소설)
○화가 고야의 작품 〈변덕〉에서 마녀는 고양이의 존재를 암시.
고대의 여사제관들은 대지의 힘을 상징하는 달을 숭배했다. 달을 연상시키는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를 선호했다.
○야행성에 방랑자가 기질, 과격한 성욕, 모든 권력에 반항적인 고양이와 마녀는 절대적인 관계에 있어 10C 마녀의 친구로 여겼다. 소란스런 야간 집회, 마녀의 집회 `고양이 음악회'는 커다란 검은 고양이가 주도했다.
독립심 강해 짝짓기 이외에는 단독생활·기회주의적 습성
중세시절, 야행성·반항적인 모습으로 마녀의 친구로 여겨
뮤지컬 캣츠·디즈니 만화에서 재치·깜찍함으로 명예회복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쓴 작가들의 의도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쳐진 중세시대의 고양이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고양이의 재치와 깜찍스러움을 찬양 함으로써 고양이가 유용한 존재이며, 인간의 좋은 동반자로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말하려는 것이다.
16C에는 상자 안에 고양이 10∼12 마리를 넣고, 그 수만큼 구멍을 뚫어 꼬리를 밖으로 내놓게 하여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세게 또는 약하게 잡아당겨 고양이들이 `야옹' 소리를 내게 해 `고양이 연주회'를 했다.
17C에는 스카를라티의 〈고양이 푸가〉, 로시니의 〈익살스런 고양이 이중창〉, 모차르트의 〈아, 사랑스런 여인〉, 오멘 바흐의 〈여성으로 변신한 고양이〉 등 많은 작곡가의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연극으로는 〈여우 이야기〉, 로페데베가의 〈가토마치에〉, 샤롤패로의 〈장화 신은 고양이〉, 마담 오누아의 〈흰 고양이〉, 동화와 소설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호프만의 〈뮈르 고양이〉, 나쓰메 소세끼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콜레뜨의 〈일곱 편의 동물의 대화〉, 드 몽크리프의 〈고양이의 역사〉, 샹플뢰리의 〈고양이〉, 루이 뉘세라의 〈고양이 대왕〉, 에드거 엘런포의 〈검은 고양이〉, 발자크의 〈영국 고양이의 사랑의 아픔〉, 피에르 로티의 〈두 고양이의 생애〉 등. (※세계 4대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푸치니의 토스카,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춘희, 비제의 카르멘)
세계 4대 뮤지컬(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중 첫째인 캣츠(Cats). 고양이들에게 특별한 날 자신들이 젤리클 고양이라는 것을 경축하는 날, 일 년 중 단 하루 밤의 고양들의 축제 `젤리코볼'. 보름달이 뜬 날 밤에 사회자 고양이, 잠만 자는 고양이, 바람둥이 고양이, 뚱뚱한 고양이, 말썽쟁이 고양이 모두 춤추며 축제를 즐긴다. 예전엔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던 소외된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 소란 떠는 멕게비티, 선지자 고양이, 창녀 고양이 듀터라노미, 극장 고양이, 기차 차장 고양이의 등장. 멕게베티가 듀터라노미(창녀)를 납치하자 마법사 고양이의 마법으로 구출. 선지자 고양이의 선택을 받아 창녀 고양이는 하늘나라로 올라가 다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하며 고양이들의 축제는 막을 내린다.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개성을 살린 정교한 분장과 의상, 환상적인 무대 매커니즘, 조명을 갖춘 예술적인 무대. 20여 곡의 노래를 부르며 발레, 탭댄스, 윈드밀, 재즈댄스 등 고양이의 몸짓으로 보여주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춤이 조화를 이루는 환상적인 무대다. 특히 그리자벨라의 노래 `메모리'와 공연 마지막에 그리자벨라가 승천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뮤지컬 음악의 귀제 앤드류로이드 웨버와 제작의 마술사 카메론 메킨토시의 콤비작으로 1981년 런던에서 초연. 원작은 T.S. 엘리어트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고양이는 작가에게 영감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수깨끼 같은 존재다. 고양이 관련 월드 디즈니作 등 만화 영화도 많이 나왔다. 가정적인 따뜻한 분위기와 수도사와 같은 엄격함, 쥐를 사냥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받는다. 유연·우아(優雅)·세련된 섬세한 몸동작과 품위(品位, 기품과 위엄)와 아무에게나 헤프게 몸과 마음을 허락하지 않고, 자신만만 범접할 수 없는 도도함. 그러나 온순하고 부침성이 좋아 몸을 쓰다듬어 주면 만족해서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낸다. 때로는 주인 앞에서 뒹굴고 어리광도 피우고, 비비고, 요염한 전신 스트레칭, 살짝 이빨로 물기도 하고, 긁는 발짓, 앞다리를 들어 톡톡 때리기도 하고, 끈·병마개나 놀이감을 갖고 천진난만하게 놀기도 한다. 주인이 누워 있을 때 몸 위에 올라타 앉기도, 몸 위를 걷기도 하고, 가구 위로 뛰어오르기도 하는 장난꾸러기. 때론 주인 얼굴을 오래도록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고, `야∼옹'하면, 따라서 `야∼옹', `야∼옹, 야∼옹' 하면 두 번 따라서 한다. 애무해달라고 졸라대어, 온몸을 쓰다듬고, 긁어주고, 토닥거려 주고, 안아서 흔들어주고 나면 신바람이 나서 흥분해서 온 집안을 질주한다. 복스러운 털, 아름다운 외모 특히 큰 눈과 눈동자, 수염. 동시에 자유분방한 성(性) 때문에 도도하면서도 매력적인 젊은 여성과 고양이를 연결 지었다.
노순성 <성북구의사회 명예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