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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의존 높아지는 한국의료
의료기기 의존 높아지는 한국의료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2.03.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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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현 기자
최근 우리나라 의료계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앞다퉈 최신 의료기기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CT는 국민 100만명당 33.7대로 OECD 평균 28.38대보다 훨씬 높았으며 MRI도 13.6대로 OECD 평균 10.08을 뛰어넘었다. 또한, PET는 3.17대로 OECD 평균 0.02대 훌쩍 넘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13곳(25)에서만 가동되고 있는 양성자치료기의 경우 국립암센터가 이미 설치한데 이어 삼성서울병원(2012년)과 연세세브란스병원(2013년)이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환자들이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을 경우 서비스가 떨어지는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새로운 의료기기의 발달에 맞춰 신 의료기술을 배우고 익혀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료기기의 발달로 인해 `의료계'에서는 적잖은 우려와 걱정이 앞서고 있다. 과거 `청진기'만 있어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전공의와 인턴들의 경우 첨단의료기기의 의존도가 높아 기기 없이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A 의료진은 “전공의들은 응급실에 환자가 방문하면 검사 장비부터 촬영해 보자는 말부터 한다”며 “상담을 통해 충분히 진단내릴 수 있는 것도 의료기기의 진단 결과를 우선적으로 믿는 경향이 있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B 의료진은 “의료기기 발달로 의료계가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장점과 단점이 다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과거 `청진기' 하나로도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던 의사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가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에 맞춰 첨단 의료기기의 사용도 잘 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의료기기를 사용 할 경우 국가적 낭비와 의료비용 상승이 초래될 수 있다.

또한 의사들의 위상과 신뢰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이 낮아 질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의사는 의료기기 사용이 뛰어난 의사가 아닌 환자를 이해하고 적정한 진료와 진단을 내리는 의사일 것이다. 한국의료의 미래의 발전을 위해 `기기' 위주가 아닌 `기기' `의학적 소신'을 적절히 조율해 판단·진단해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조직이 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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