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은 새로운 차종에 대해 <하>
사고 싶은 새로운 차종에 대해 <하>
  • 의사신문
  • 승인 2012.03.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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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 아닌 `기본기와 펀' 미래 트렌드 될 것

한국처럼 좁은 나라에서 집단 거주 형태를 취한다면 앰프에 붙어있는 100W나 300W 같은 것은 불필요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출력의 경쟁보다는 소리의 품질에 더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다. 작고 소비전력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소리가 좋아야 한다. 예전과 바뀐 점이다. 운영에 무리가 없고 편하려면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스펙에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0W 급의 섬세한 앰프를 만드는 오디오 회사는 없다. 20W 앰프 역시 별로 없다. 사람들도 이런 오디오를 찾지 않는다. Sugden이나 뮤지컬 피델리티 같은 회사의 제품군 중에 몇 개가 해당된다. 가격이 싸지도 않다.

진공관 시절에는 출력을 낼 수가 없어서 앰프의 소리가 작았고 회로나 부품들도 별로라서 10W 정도의 출력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금은 1KW도 낼 수 있지만 이 소리는 웬만한 집에서는 들을 수 없는 크기다. 현실이나 일상은 항상 제한을 건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앰프들을 만들어 보게 되었다. 만들다보니 8W 출력의 히라가 몬스터 같은 앰프를 만든 적도 있다.

자동차의 이야기로 돌아오자. 예전의 40마력이나 50마력의 차들이 주종이었던 시절이나 200마력도 작게 느껴지는 지금이나 도로의 주행은 별로 바뀌는 것이 없다. 요즘의 차들은 예전의 레이싱 카보다 더 스펙이 좋지만 주행은 변한 것이 없다. 도로에서 빠르게 달리지도 못한다.

전기비와 주거의 제한 때문에 앰프에서 10W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면 실제의 연료비(요즘 동네 주유소는 가솔린이 리터당 2300원대가 적혀 있다)나 주거 공간을 생각해서 자동차들의 진화를 생각하게 된다. 필자가 몇 년 전에 적었던 고연비 디젤들의 출현은 요즘 필연적 현실이 되어가고 있지만 필자는 한 번을 더 생각하게 된다.

차들의 출력이나 사이즈가 지금보다 더 착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제의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낙관적이지 않다면 분명히 한 번의 진화경로를 더 만나게 된다. 고연비와 다운사이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주행의 질과 차의 특별한 그 무엇을 같이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경제적이되 주행의 즐거움도 커야 한다.

제한이 늘면 선택의 폭은 제한된다. 제한이라고 할 수 있는 고정 지출 비용이 늘어나자 소득이 늘어나도 예전처럼 자유롭지는 않다. 차에 대한 지출이라고 할 수 있는 연료비 같은 것은 차의 크기나 무게 같은 것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요즘은 기름을 많이 먹는 SUV나 밴 같은 차들의 인기가 없다. 커다란 세단도 돈을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는 사람들에게나 관심의 대상이다. 프리미엄 차량이라고 해도 좋은 연비를 광고해야 한다. 300C 같은 차들도 연비가 18Km대라고 광고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고연비 차량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다.

매스컴에서 몇 년 동안 터보 디젤 소형차량을 집중적으로 다룬 것도 아니지만 사람들이 학습하고 있다. 기대하는 연비는 얼마 후 리터당 10Km대가 아니라 20Km대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주행의 감각은 좋아야 한다. 디자인도 중요하다.

Fun의 감각도 있어야 한다. 편리하기도 해야 한다. 효율이 높은 DSG 같은 것은 기본이며 구름저항이 적은 타이어의 장착도 기본이며 지금처럼 폭이 무턱대고 넓고 편평비가 큰 타이어들은 사치가 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본기가 튼튼해야 한다(어쩌면 일본의 회사들이 이런 차들을 출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차들은 깊은 내공이 있다).

사실 이런 차가 있으면 한 대 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필자의 생각도 예전의 랠리카 같은 차들을 타고 시내주행 연비가 5km대인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20Km에 근접하는 재미있는 차가 있으면 한 대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변한 것이다.(가솔린의 연료비가 1000원대 초반에서 2300원대까지 오른 것이 중요한 변화다) 도로에서 재미있고 주관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필자의 자동차 고아원을 조금 더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더 떠오르곤 한다.

이제 출력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을 것 같으니 변화의 세월인지도 모른다.

이제 달리기가 아니라 주행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운전자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대치동 언덕들을 최고 가속으로 올라가는 일은 점차 줄어들 것 같다.

다시 오디오와 매치 시켜본다면 새로운 앰프들이 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과거의 장비들은 몇 개만 기억 비슷한 것으로 남겨놓고 처분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면 필자의 창고에 있는 야마하나 Grundig 같은 앰프들은 모두 없어진다. 메이커가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에게 고연비 + Fun을 납득 시킬 수만 있으면 수요는 많을 것이고 어쩌면 우리는 이런 트렌드 위에 있는 지도 모른다.

40마력이나 50마력이라도 아니면 타협을 해서 100마력 이하라도 만족하게 된다면 미니멀리즘의 차들이 돌아다니게 될지도 모른다(지금보다 경제 사정이 조금만 더 나빠진다면 사람들의 욕구와 경제성과의 근본적인 타협이 나올지도 모른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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