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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와 청풍문화재단지
청풍호와 청풍문화재단지
  • 의사신문
  • 승인 2012.03.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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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문화재단지의 누각 뒤에서 바라본 청풍호. 제천 사람들은 모두 충주호가 아니라 청풍호라 부른다.
청풍호는 주천강과 평창강 그리고 동강을 통해 흘러내린 태기산과 오대산 남쪽의 강원도 물이 모두 모인 곳입니다. 이 물은 단양과 제천을 지나 충주댐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듭니다.

평창군·횡성군·홍천군의 경계에 있는 태기산에서 발원해 강림면(講林面)과 수주면(水周面)·주천면을 거쳐 영월군 한반도면까지 흐르는 물이 주천강입니다.

평창 북부의 계방산에서 발원한 속사천(束沙川)은 남서로 흐르다가 봉평(蓬平面)을 지나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물과 합쳐져 평창강이 됩니다. 그렇게 남으로 흐르다 평창읍을 지나 영월군 한반도면에서 한반도의 지형을 그려낸 후 주천강과 만나 서강이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물줄기인 송천(松川)은 대관령 부근에서 발원해 정선군 북면 여량리 아우라지에서 정선군 임계 쪽에서 흘러온 골지천과 합류하여 조양강을 이훈 후 서남쪽으로 흐르다 나전에 이르러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진부를 지나 남류한 오대천과 합류해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이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곳이 영월입니다. 여기서부터 두 물은 남한강이 되고 단양을 지나면서 저 멀리 충주에 1985년 건설된 충주댐에 의해 흐르기를 멈춥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충주호는 충주에서 제천을 거처 단양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호수입니다. 말 그대로 육지속의 바다라 불릴 만합니다.

그런데 제천 사람들은 이 호수를 충주호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들이 부르는 이름은 청풍호입니다. 2007년부터 제천시에서는 충주호 수몰 지역이 제천 지역에 가장 많이 속해 있으니 이 호수의 이름을 청풍면의 지명에 따라 청풍호(淸風湖)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제천의 지역 내 도로 안내 표지판의 충주호 표기를 청풍호로 바꾸었고 지역 단체에서는 청풍호 개명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나와 처음 만나는 길이 82번 국도인데 `청풍호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물태리의 청풍문화재단지까지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그러나 금성면사무소를 지나 청풍호 만나면서부터는 제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물과 산 그리고 하늘이 자아내는 그 한가로움에 젖어들기 때문입니다. 길은 청풍호 주변의 산기슭을 오르고 내리며 돌고 돕니다. 길 위의 골짜기와 길 아래의 물이 끝없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굳이 빨리 가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껏 속도를 늦추어 봅니다. 차창 밖의 바람은 아직 차지만 봄 냄새가 나는 듯도 합니다. 어느 새 차들이 뒤에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길 비켜주기를 몇 차례 하다 보면 길이 넓어지고 우람한 다리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습니다. 청풍대교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 청풍문화재단지가 있습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1985년에 조성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충주댐에서 물을 가두기 시작하기 전 수몰지역 내의 문화재를 조사해 이전이 불가피한 누각, 관아 건물과 청풍향교, 전통 양식의 민가 등의 문화재를 한 곳에 모아 복원해 이곳에 보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없는데 집 몇 채와 오래된 누각으로 그들이 살던 곳의 이야기를 다 전해줄 수 있을까요.

오근식〈건국대병원 홍보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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