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도 숨을 쉬게 해주어야한다
산부인과 의사도 숨을 쉬게 해주어야한다
  • 의사신문
  • 승인 2011.12.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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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짠다고 윤리가 바로 서지 않는다

이명진 회장
낙태에 관하여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이냐 임산모의 자기결정권이 우선이냐는 끝없는 논쟁이 있어왔다. 얼마 전 진오비(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 주최로 여성과 태아의 공생을 위한 간담회가 있었다. 의사들이 그것도 낙태와 직접 관여되는 의사들이 앞장서서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건강증진을 위해 앞장서는 모습이 신선하다. 낙태 (인공임신 중절  수술)문제의 바람직한 해결 방안에 대하여 사회 각 층의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였다.

그 동안 낙태에 관하여 견지해온 참여자분들의 찬,반 주장과 낙태 현실과 대안등에 대해 많은 의견이 개진되었다. 사회 각 영역에서 낙태를 방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함께 생각해보는 뜻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낙태를 줄여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먼저 낙태에 관하여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주문하는 요구가 너무나 과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낙태가 생명을 중단시키는 무서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주장하는 그룹의 논거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사회경제적 문제가 바로 산부인과 의사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윤리의식이 저하되어 버린다. 낙태허용을 주장하는 그룹이나 낙태를 시행하는 의사들이나 모두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윤리의식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출산이 급격히 줄어든 현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산부인과 의사로 병의원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없어서  분만을 위해 외국의사를 수입하거나 해외로 나가서 분만을 해야 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분만 상담료 항목신설을 제안한다.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 낙태를 위해 방문하는 임산모들에게 숙려기간을 주고 가능하면 상담을 통해 출산을 권유하도록 분만 상담료를 기본 진찰료와는 별도로 신설했으면 한다.

둘째, 산부인과 의사들이 경제적 이윤을 위해 낙태를 시행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도와주어야한다. 낙태 대신 분만을 장려하도록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싶다. 국민건강보험 재정과는 별도로 분만장려 바우쳐 기금을 마련하여 분만 한 건당 분만 수가와는 별도로 50만원 정도의 바우쳐를 지급했으면 한다. 낙태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보상해줌으로써 낙태가 줄어드는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의료사고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가 바로 분만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의료분쟁조정법이 통과되면서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국가와 분만 실적이 있는 병의원이 반반 부담하도록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가뜩이나 위험한 영역에 속하는 분만을 더 이상 하지 말라고 부추기는 잘못된 정책이다.

이런 잘못된 정책은 즉시 철회되어야한다. 낙태를 방지하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에게만 무거운 십자가을 짊어지우고 고도의 윤리의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숨이 막히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이들이 숨을 쉬고 생각하고 판단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경제적인 여건이 너무 열악해지면 윤리 수준이 저하되어 버린다. 지금 이런 현상이 낙태라는 문제를 통해  발생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의 생명을 보호하고 윤리적인 의사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진료환경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배려 없이 무한정의 윤리의식과 의료서비스를 요구 한다는 것이 무리인 것 같다. 쥐어짠다고 윤리가 바로 서지 않는다.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존중되고 비윤리적 사회현상을 개선하려고 한다면 쥐어짜는 정책이 아니라 포지티브 인센티브정책으로 격려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꾸어 가야한다.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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