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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자신과 환자의 `DISK 행동유형'을 파악하자
의사 자신과 환자의 `DISK 행동유형'을 파악하자
  • 의사신문
  • 승인 2011.12.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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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실천 프로젝트 - `진료 잘 하는 의사 되기'〈40〉

■환자의 유형 - DISK 행동유형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태어나서부터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동기요인에 의해 선택적으로 일정한 방식으로 행동을 취하게 된다. 그것은 하나의 경향성을 이루게 되어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에서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행동 패턴(Behavior Pattern) 또는 행동 스타일(Behavior Style) 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의 경향성을 보이는 것에 대해 1928년 미국 컬럼비아대학 심리학교수인 William Mouston Marston박사는 독자적인 행동유형모델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은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 환경 속에서 자기 개인의 힘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4가지 형태로 행동을 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구분되며 이것을 DISC 행동유형으로 부른다. 의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행동유형과 강점을 발견하여 이를 활용해 진료를 더 잘 볼 수 있으며 환자의 성향을 파악하여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주도형 (Dominance)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여 독자적인 행동을 잘하고 남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환자들은 의사의 금연 권고에 “난 그냥 죽는 날까지 담배 피며 살겠소.”식으로 이야기하여 당황스럽게 한다. 이들은 모험심이 강하여 새로운 일에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을 주도적으로 하며 자기 뜻대로 일이 안 풀리면 화를 낸다. 경쟁심이 강해서 모든지 이겨야 직성이 풀린다. 스피치 스타일은 핵심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솔직하고 시원시원 하지만 때로는 거칠어 보이기도 한다. 목소리는 큰 편이며 서론이나 미사어구 없이 말을 툭툭 내뱉으며 명령조로 한다. 말에 뉘앙스가 담겨있지 않아서인지 칭찬이나 감정 고백도 무뚝뚝하게 들린다. 제스처는 큰 편이며 걸을 때 팔을 휘저으며 씩씩하게 걷는다. 이들에게 설명이나 설득을 할 때는 핵심만 간결하게 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한 눈에 딱 들어오는 그래프나 도표, 사진 등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주변 사람들 입장에서는 주도형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표현도 거칠어 배려심이나 이해심이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반면 뒤끝이 없고 호탕하며 상대에게 한 번 신뢰감을 가지면 끝까지 가는 의리와 책임감이 있다. 아울러 이들은 주도형인 만큼 자신이 선택권이나 치료에 대한 결정권을 갖지 못하면 불만을 가질 수 있으므로 권유하는 방법과 양자 택일형 제안이 바람직하다. 목표의식이 강하므로 목표의식을 자극하면 동기 부여가 되어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칠 확률이 높다. 주도형들은 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장애를 극복함으로써 스스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특별히 의사 자신이 주도형이라면 혼자서 일을 이끌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다른 의료진들과 협조적인 자세를 키울 필요가 있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역시 그 이유에 대해 먼저 설명하는 배려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환자나 동료, 간호사에게 무뚝뚝한 말투로 인해 진심이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시기적절한 작은 선물 등을 통해 평소 못 다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좋다.

사교형 (Influence)은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기에 그 누구와도 금방 친해진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하는 직관력이 뛰어나서 기분을 잘 맞춘다. 이들은 의사에게 본인이 노력한 부분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바쁜 상황 탓에 불친절함을 경험하면 섭섭해하고 잘 토라진다. 대체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해서 설득이나 설명을 잘하지만 서론이 길거나 다른 주제로 말이 새는 경우가 많아 진료 시에는 난감한 상황이 종종 발생된다. 대기환자는 밀려있고 환자는 계속해서 꼬리 질문을 이어가며 말을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사교형 의사들 역시 환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경향이 있지만 진료 중에 부연 설명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아 핵심만 간략히 듣고 싶어 하는 주도형 환자에게는 짜증을 부를 수 있다. “의사 양반, 그래서 도대체 핵심이 뭐요?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거요?”식으로. 흔히 사교형 사람들은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의사와 대화중에도 다른 곳을 곁눈질 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사교형 환자들은 진료 시 본격적인 문진에 들어가기 전에 동향을 기억해준다거나 기분 좋은 칭찬 등을 건네면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들은 감성적인 반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면이 약하므로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적절히 감성에 호소하면서 설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의사 자신이 사교형이라면 치료에 대한 결정이나 환자와의 관계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며 객관성을 유지하길 바란다. 환자를 보다 현실적으로 평가하면서 일을 할 때 우선순위와 마감일을 명확히 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인간 행동 유형, 목표의식 강한 `주도형'과 친절함 중시 `사교형'
묵묵한 성실파 `안정형'과 분석적인 `신중형' 등으로 크게 구분돼
자신의 행동유형 장단점 파악 후 환자와의 라포 형성에 적용 노력을


안정형 (Steadiness)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조용하며 성실한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다. 주어진 일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잘한다. 남들 앞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스타일이라 묵묵히 연구에 임해 다른 의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의사들이 많다. 자기주장이 강하지 못해 변화나 위험부담이 되는 일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신속히 결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인내심이 있어 꾸준히 한 가지 일을 성취하는 편이다.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며 변화와 도전에는 신중을 기하는 경향이 있어 안정형 환자들은 신약이나 위험한 수술은 거부한다. 스피치 스타일은 목소리는 부드럽고 작은 편이며 조근 조근 이야기를 차분하게 잘한다. 부드러운 눈빛을 지녔으며 표정에는 친밀감과 따스함을 담고 있기에 온순하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안정형은 처음 만나 친해지거나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진료 시에도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본격적인 문진에 들어가기까지 과거 병력이나 그 동안 받은 치료 히스테리를 물으며 환자의 마음을 서서히 열게 하는 것이 좋다. 진료나 치료 역시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이 좋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해결책이나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므로 환자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을지라도 환자의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나이가 어리다고 반말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만약 의사 자신이 안정형이라면 때로는 좀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본인이 속한 병원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내가 현재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해 한 번 쯤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창의적인 면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의학자로서 더욱 발전 할 수 있다.

신중형 (Conscientiousness) 사람들은 자기 조절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자신에 대한 기준이 높고 타인에 대한 기준 역시 높기에 신중형 의사는 환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게 행동할 때는 환자에게 비판적으로 된다. 끝까지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고집스럽게 담배 피는 환자를 신중형 의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 신중형 사람들은 매사에 주의가 깊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예의가 바르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면이 강하며 고집도 있다. 사람을 사귈 때 신중하고 낯을 가리기 때문에 사회성은 다소 부족한 편이나 높은 직관력이 있고 올바른 행동과 사고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신중형 의사들은 사교형 의사처럼 초진 환자에게 살갑게 대하진 못하지만 진중함을 경쟁력으로 라포를 형성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사나 환자 모두 신중형 사람들은 침착하고 감정 표현도 적은 편이며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하지 않는다. 목소리는 작지만 부드럽지 않으며 조금 딱딱하고 차갑게까지 느껴진다. 표정은 변화가 없고 눈빛은 부드럽기 보다는 예리하고 예민한 느낌이 들지만 동시에 엘리트적인 똑똑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대화할 때 역시 예리한 눈초리로 신중하게 접근하며 개인적인 주장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나 통계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므로 신중형 환자와 대화할 때는 왜 그런지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들어 설명하고 전례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초진 환자에게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묻거나 처음부터 너무 친밀감을 드러내면 심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특별히 신중형 사람들은 정확성과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기존 환경 안에서 신중히 행동한다.

만약 의사 본인이 신중형이라면 업적 성취만큼 사람들 간의 관계나 개인적 가치를 존중하길 바란다. 환자에게도 너무 원인과 결과를 따지며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면에도 관심을 갖고 따뜻한 격려의 말이라도 건넨다면 라포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번 한 주는 우리 병원 환자들의 성향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맞춤 진료를 해보면 어떨까.


이혜범(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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