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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잠재적 보증기간 70년을 건강하게 지키자
몸의 잠재적 보증기간 70년을 건강하게 지키자
  • 의사신문
  • 승인 2011.11.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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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훈련 〈1〉 : 나이로 달리는 것이 아니다 

◇김학윤 선생의 24시간 주 경기에 앞서 이재승, 김학윤, 안영수 선생님〈사진 좌측부터〉.
진료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달리기를 권하면, “달리기요” 하하∼ 저는 못해요. 내 나이에 달리기라니요? 큰일 납니다. 절대 못해요!”라는 말들이 대부분의 첫 반응이다.

`선두를 달리는 주자는 뒤돌아 볼 필요가 없다'는 달리기 세상의 경구가 있다. 분명히 누군가 바로 뒤에 쫓아오고 있기 때문에 뒤돌아볼 여유가 있으면 앞으로 더 빨리 달려가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말은 고물 가전제품처럼 쓸모없이 곧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막걸리나 와인처럼 원숙해지며 더욱 성장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연장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몸은 태생적으로 땀을 흘리며 움직여야 생명력이 길어지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120년은 모르지만 70년은 문제없이 살 수 있는 보증서가 있다. 우리가 우리 몸의 사용자로써 그 보증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무관심하고 부주의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부서지고 지치고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다.

내 몸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일은 소유자인 나의 몫이며, 적당량의 물리적 노력을 투입하고 적정한 등급의 연료를 적절하게 주입해야 한다. 고된 노동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인간으로써 인간적인 삶을 통해 나의 사회적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땀을 흘릴 필요가 있다. 얼마나 규칙적으로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우리 육체의 잠재적 보증기간인 70년을 활기차게 살아가느냐 그럭저럭 살다 가느냐가 결정된다.

우리 대부분은 육체적 활동은 너무 적게 하면서 고열량 식품은 너무 많이 먹는다. 운동을 너무 적게 하면서 지방, 설탕, 소금 등은 지나치게 많이 먹는 행위는 보증서의 효력을 무효화시키는 사용자의 부주의에 해당한다. 그런 부적절한 행위의 결과 조기에 고장이 발생하고 노후하며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내부 노화현상으로 나타난다. 심장과 폐기능이 저하되고, 혈관이 좁아져 혈액의 흐름이 둔화되거나 피하지방이 증가하는 등의 내부로부터의 문제가 먼저 발생한다. 애초의 우리 몸의 보증서에 적힌 사용법에 따라 날마다 땀을 흘리고 자연의 음식을 가볍게 섭위하면 노화에 의한 파괴현상은 지연되거나 예방할 수 있다.

적절한 식사요법과 달리기를 병행하면 심장혈관계가 좋아지고,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해지면서 불필요한 지방이 소모된다. 달리기는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에 비해 산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안정심박수는 10∼20회, 체지방의 수준은 절반까지 떨어뜨려 몸의 상태를 나이에 비해 젊게 유지할 수 있는 뛰어난 회춘 효과가 있다.

나이에 따른 필연적인 신체 기능저하에는 명확한 생리학적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육상관련 생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조지 쉬한(George Sheehan)는 40세 이상 사람들의 생리학적 시계상태를 정확하게 읽는 방법으로 1마일 달리기 주파시간을 제안했는데, 이를 통해 주자들의 주력의 차이를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 맥박수이며, 맥박수는 10년마다 5∼10회 줄어들기 때문에 30대와 40대, 그리고 50대로 나이가 들수록 전력투구할 수 있는 능력이 10년 단위로 최소 7%씩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대 심박수는 달리는 동안의 산소공급 능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빨리 달릴 수록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어야 하나 나이가 들수록 심박수가 늘여지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달릴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연대적인 나이를 모를 때 나이가 얼마쯤 되는가를 측정하는 방법들 중에 하나가 `유산소 능력'이다. 이는 주어진 시간 내에 우리 몸이 산소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1) 혈액속으로 산소를 보내기 위해 폐속으로 다량의 공기를 신속하게 호흡하고 (2) 강력한 심장의 펌프작용을 통하여 다량의 혈액을 운동근육으로 운반하고 (3) 혈류를 통하여 모든 신체조직에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4) 산소를 이용하여 지방과 탄수화물을 태워서 근육을 움직이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다른 말로 유산소 능력은 체력의 주된 구성요소로 우리의 기능적 가능성을 결정하며, 작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된 상황에서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육체적 도전들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이 더 많으며,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피로 때문에 활동을 제한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식사요법·달리기 병행 몸의 상태 젊게 유지할 수 있어
앉아 있는 30대 보다 운동하는 70대가 심폐건강 수준 더 좋아


생리적으로 유산소 능력은 나이가 많아지면 감소하지만, 유산소 운동이 심장, 폐 및 혈관의 효율성 뿐만 아니라 근육세포들에 저장된 에너지의 전환을 조절하는 대사성 효소들의 효율성도 개선시키며, 더 더욱이나 규칙적인 운동은 체력의 감소를 억제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40세에 건강하고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건강과 관련된 생리적 기능감소가 훨씬 덜하다.

심혈관계의 노화에 따른 기능감퇴는 심장근육의 해부학적 변화 및 질적 저하에서부터 산소화된 혈액을 근육들로 운반해주는 모세혈관들의 성장변화들까지 다양하지만, 남자나 여자 모두에서 30세부터 유산소 능력인 근력,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이 아주 조금씩 떨어져서 65세가 되면 30∼40%가 낮아진다. 그러나 운동습관을 가진 어른들은 나이에 비해 훨씬 많은 유산소 능력과 스테미나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들이 규명되었다. 또한 운동의 강도와 규칙성에 따라 스테미나의 상실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운동하는 70대가 앉아만 있는 30대보다 훨씬 높은 유산소 능력을 가지는데, 이는 늙은 사람이 훨씬 더 젊고 건강하다는 의미이다. 지금까지 앉아만 있던 성인도 지구력운동을 통하여 유산소 능력을 20%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즉 65세의 비활동적인 사람이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면 스무살이나 어린 45세 때의 심폐건강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데 규칙적인 운동은 사람의 수명을 더해주며, 수명에 나이를 더해줄 수도 있다.

자신도 60대에 마라톤을 완주한 스탠포드 대학의 역학자인 랄프 파펜바거(Ralph Paffenbarger) 박사는 5만명을 대상으로 한 장기 연구에서 주당 32km를 달려 2000칼로리를 소비하는 정도의 적절한 운동을 하면 예상되는 1∼2년의 수명이 연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는 매주 2시간 정도 달리는 거리 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양이다.

누구나 성장하고 늙게 된다. 하지만 달리는 것은 생태계의 자연현상으로써 좋은 면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20대 늙은이에 비해 70대 젊은이로 살 수 있는 비결이다. 인생도 달리기처럼 가장 빨리 뛰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오래 뛰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주자다. 기록을 의식하며 3∼4년을 달리고 마는 것이 아니라 기록 없이 10년을 뛰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다.

80대에 달리기에 뛰어든 어떤 분의 말씀이 멋있다.

“달리기는 내 인생의 멜로디로써 노한 마음을 녹여주고, 진정한 삶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며, 인간으로서 느끼는 고독과 자유의 참맛을 즐겨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묘약이다”

제9주차 운동계획: 월요일 휴식, 화요일 20km 달리기, 수요일 언덕 200m × 10회, 목요일 크로스컨트리 80분, 금요일 휴식, 토요일 40분 달리기, 일요일 시간주 150분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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