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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싫증날 땐 함께 달릴 파트너를 만들어라
달리기가 싫증날 땐 함께 달릴 파트너를 만들어라
  • 의사신문
  • 승인 2011.10.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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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자세〈5〉: 달리기가 싫어질 때도 있다

달리기 자세 〈5〉 : 달리기가 싫어질 때도 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 중에 부부나 자식들과 나눌 이야기꺼리가 없다며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면 함께 운동을 해보시라고 권한다. 배우자가 원하지 않으면 혼자라도 달리기를 하다보면 이야기꺼리가 무궁무진하게 만들어지며, 달리기는 자신이 도달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만 세운다면,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도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동구 선생님과 국제평화마라톤대회 레이스패트롤 봉사.
그러나 달리기를 시작하고 달리기에 재미가 붙을 때 쯤이면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이 함께 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달리러 나가야 하는 데, 창밖에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거나 춥고 눈이 오는 것이 보일 때 문득 끝도 없는 핑계를 떠올리는 자신에게 깜짝 놀라게 된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여 재미가 붙어 시도 때도 없이 달리러 나가다가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아예 달리기를 중단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때때로 부상도 아닌데 달리기가 힘들고 귀찮아질 때가 있다. 아무리 달리기가 재미가 있어도 매일 매일 항상 달릴 때마다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말이다.

창 밖의 세상은 달리기 하러 나가기에는 너무나 내키지 않을 정도로 돌변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달리지 않아도 될 구실은 무궁무진하게 떠오르며 나의 다리를 주저앉힌다. 뭐 그런 악조건이 아니라도 단순히 달릴 기분이 영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별로 달릴 기분이 나지 않는다면, 그냥 달리지 않으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허전하고 부족하다. 우리는 가능하면 보다 발전적인 삶을 지향하기 때문에, 별로 달릴 기분이 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여 그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적절한 행동을 기꺼이 함으로써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의 머리속에서 상대 없이 혼자서 벌이는 전쟁에서 나는 승자가 되기도 하지만, 패자가 되기도 한다. 하기 싫은 달리기를 하지 않음으로써 이기기도 하지만, 꼭 하기로 한 달리기는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게 됨으로써 패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때로는 처음 시작할 때 보다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울 때도 있다. 달리기도 일이다. 심박수를 증가시키며 점점 달리는 거리를 늘여가는 것은 땀도 나고 피곤한 일이다. 몸과 마음에는 좋은 일이지만, 행동 자체는 힘든 노동이다. 그래서 아무리 달리기를 즐기고 달리기가 습관이 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달리고 싶지 않은 날을 만나게 되는 것이 사실이며, 그런 날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혼자 달리지 말고 달리기 동료와 함께 달리거나 달리기 동호회에 섞여 달리면 의욕이 생길 뿐만 아니라 안전하기도 하다. 특히 여성들에게 바람직하며, 또 개와 함께 달리면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재미도 있어 달리는 무료함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으며,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언제라도 문 밖에 나가 함께 뛸 준비가 돼 있는 훌륭한 조깅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살빼기 효과가 두 배로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항상 주로에서 만나던 사람들은 오늘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면, 은근한 호기심 때문에 밖으로 나가는 것이 쉬워진다. 매일 주로에서 만나는 안면이 있거나 설혹 모르는 주자라도 은근한 경쟁만 하지 않는다면, 혼자서 하는 단조로움을 벗어나 달리기의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같이 달리는 것 자체를 즐겨야 다음에는 더욱 즐거운 만남과 동반주를 기대하며 밖으로 나가게 된다.

 

계단 오르기·한강대교 왕복 등 새 운동법으로 단조로움 해소
부상땐 무리하지 말고 자전거·수영 등 대체훈련으로 변경을

 

나는 달리기를 하기 싫을 때는 그냥 놀지 않고 무언가 새로운 운동방법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 결과 아파트 계단 오르기, 한강 둔치 자전거 램프와 계단 혹은 트랙을 이용한 순환훈련, 한강 대교를 가로지르며 강남북 왕복 달리기, 한강과 남산을 잇는 달리기 훈련, 북한산이나 청계산의 능선 달리기 같은 새로운 달리기 방식이나 과정의 추구를 통하여 내 몸의 더 많은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기회들을 갖게 되어 언제는 단조롭거나 힘들어 재미없는 달리기는 경험하지 않는다.

정신과 신체 중 어느 한 쪽이거나 양쪽 모두의 문제 때문에 즐거운 달리기가 방해받을 수 있지만, 양쪽의 조화로운 협조를 통하여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막연하거나 강한 정도와 관계없이 신체의 어느 부위에 달리기로 인하여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달리기 방법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복하면서 정확한 부위를 확인하고 관절이나 근육의 가동범위가 정상적인지 점검한다. 운동후에는 냉찜질을 하고 불편감이나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평상시 해오던 대로 운동을 계속해도 되지만, 만약 양이나 강도에 관계없이 운동으로 증상이 악화된다면 달리기를 멈추고 걷기나 체중이 실리지 않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과 같은 대체훈련으로 변경한다.

달리기를 하는 중에 근육피로가 근육에 힘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주어진 강도의 훈련을 하기에 적절한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너무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빠른 달리기나 언덕훈련 때문일 수도 있으며, 달리는 자세가 적절하지 않아 특정부위에 체중부하에 다른 스트레스가 많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속도와 보폭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달리기 초보시절에 근육이 당기고 긴장되는 느낌을 경험하는 주자들도 있다. 이 경우는 해당근육에 피로감이 느껴지고 근육이 당겨서 근육의 가동범위가 정상보다 좁아지거나 제한을 받게 된다. 이 때는 단단하게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5∼10분마다 달리기를 멈추고 근육이 뼈에 느슨하게 걸려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심호흡과 함께 천천히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해주고 나서 50∼100m 정도를 천천히 걸으면 발이 착지할 때 근육이 부드러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달리러 가기 전에 머리가 아프거나 복부통증 같은 불편감을 느낄 때도 있는데, 이는 대부분 과식이나 과음 등 음식의 남용 때문이다. 이것이 달리기를 중단할 중대한 이유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달리기가 과음 과식의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이 때는 적절한 달리기 후에 느낄 홀가분하고 가뿐한 느낌을 먼저 생각하자.

달리는 중에 숨이 가빠짐을 느낀다면 몸이 적응되어 있는 수준 이상으로 달리기 강도가 높거나 호흡이 깊은 복식호흡이 되지 않고 얕은 흉식 호흡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때는 속도와 보폭을 줄이고 깊은 복식호흡을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달리기를 즐길 것인가 아니면 짜증스런 달리기의 악순환에 빠질 것인가는 순전히 스스로의 선택사항이다. 내가 밖에서 달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만큼 스스로 즐기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안전함만을 생각하면 지속적인 즐거움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몸이 무겁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런 몸의 상태에 맞춰 유연한 달리기를 할 수있을 때 펀런(fun-run)의 즐거움을 언제나 만끽할 수 있다.

제4주차 훈련 계획: 월요일: 휴! 또는 대체훈련, 화요일: 90분 달리기, 수요일: 크로스컨트리 70분, 목요일: 대체훈련, 금요일: 휴식, 토요일: 달리기 60분, 일요일: 20km 장거리 달리기(km 당 5분 30초 전후)

이동윤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서초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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