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차종 이야기-BMW〈4〉
프리미엄 차종 이야기-BMW〈4〉
  • 의사신문
  • 승인 2011.09.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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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달리기의 즐거움'을 실현

◇BMW E12.
1960년대에 고급차종에 대해 벤츠에 대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회사는 별로 없었다. 폭스바겐은 비틀이 주종이었고 오펠은 GM에 인수된 상태였다. 아우디는 오토유니온이라는 이름으로 벤츠가 87%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 60년대 중반 아우디는 폭스바겐으로 넘어간다. 폭스바겐이 아우디의 차종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 생각도 없었다.

BMW가 1500의 성공적인 판매에 성공하고 나서야 벤츠에 대한 경쟁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적었던 것처럼 성공의 큰 이유중의 하나는 엔진이었다. M10이라는 엔진이 BMW의 중요한 성공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벤츠에는 이만한 엔진이 없었다. 당시 이 엔진을 설계한 팔켄하우젠은 1960대 정도의 나이에 미래를 바라본 엔진을 만든 것이다. 고회전에도 잘 견디며 반응성이 좋은 엔진을 만든 덕분에 차는 진정한 달리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다.

양산차와 주문제작차의 중간 정도의 제조품질을 유지하면서 비싸기는 하지만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요즘도 BMW 번호판이나 광고판에 흔히 등장하는 Sheer Driving Pleasure라는 문구는 이 당시부터 만들어졌다. 진정한 달리기의 즐거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문구는 회장이었던 쿤하임이 언론에 여러번 인용한 문구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도 BMW에는 비슷한 표현들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BMW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주는 차를 만드는 것이 회사의 목표였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Ultimate Driving Machine 이라는 문구가 사용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비슷하지 않은가?

1500이후 New Class 라는 차종은 1975년까지 만들어지는데 이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모델은 2002다. 생산이 가장 많이 일어난 차종은 14만대 정도가 생산된 2000과 1800이었지만 2002는 가장 잘 달리는 차종이었다. 2002ti는 1990cc 엔진으로 109마력을 냈고 고성능 버전인 2002tii는 130마력으로 185km/h를 냈다. 지금 생각해도 1900cc 엔진으로 이만한 성능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몇 년전 부터다. 1973년에 등장한 2002 터보 버전은 5800RPM에서 170마력을 냈다.(1980년대 말에 등장한 피아트의 터보엔진들이 150마력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당시의 도로에서 2002를 따라잡을 수 있는 차는 별로 없었다고 봐도 된다. 중소형차라면 피아트의 고성능 124나 알파로메오정도가 달리기의 경쟁자가 될 수 있었다.

1962년부터 1975년까지 New Class 라는 차종은 50만대 정도가 생산되면서 BMW는 어느정도 규모의 경제에 도달 할 수 있었다. 이들은 3시리즈와 5시리즈의 직접적인 조상이다. 3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E21은 1975년부터 1983년까지 136만4039대가 생산됐고 5시리즈의 첫 모델인 E12는 1972년부터 1981까지 69만9094대가 생산됐다고 한다.

E12나 E21은 닮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E12는 2200모델에서 파생됐고 E21은 2002에서 파생됐다고 전한다. 물론 초기에는 엔진마저 모두 M10 엔진을 사용했다. 물론 디자이너는 다르다. 5시리즈 초기모델인 E12는 이태리 디자이너 베르토네와 간디니가 맡았고 3시리즈 초기 모델인 E21은 Paul Bracq가 맡았다. 1970년대 후반 7시리즈의 초기 모델도 Paul Bracq가 진행했다. 1975년에 Claus Luthe가 3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를 맡으면서 3시리즈는 더 5시리즈와 비슷해진다.

어떤 사람들은 안락한 드라이빙보다 Spartan 이라는 표현을 쓰는 단단하고 하드코어적인 느낌의 차들을 좋아한다. 간결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달리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엔진도 좋아야하지만 서스펜션이나 코너링 성능 그리고 제동 성능같은 것들도 그만큼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초기의 3시리즈와 5시리즈는 이런 사람들에게 딱 맞는 차였다. 이런 마니아들은 독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널리 있었다.

M10만큼이나 성공적인 M20 블록 역시 팔켄하우젠의 지도하에 만들어진 것으로 직렬 66기통 방식인 L6였다. L6는 그 당시까지 진동이 문제였는데 크랭크축의 각도설계와 엔진의 강성문제 해결로 더 부드러운 회전이 가능했다. Silky 6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고성능이면서 강력했다. M10이 1960년대 초반에 나왔지만 M20은 1977년 정도가 되어서야 흔해진다. 그만큼 어려운 도전이었다.

거의 20년 가까운 갭이 있는데 사람들은 4기통의 BMW가 아니라 6기통의 BMW를 더 많이 기억한다. 그것은 차들이 많이 팔리기 시작할 때 BMW의 가장 엔트리모델인 316이나 318을 제외한 나머지 차종들이 대부분 L6 방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M10 같은 4기통 엔진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매니아들이나 찾는 아이템으로 변했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인 요즘 4기통의 엔진블럭은 디젤엔진으로 다시 부활해서 320d 나 520d에 탑재되고 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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