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산행 피로 풀어준 고마운 `나리'
숨은벽 능선을 따라 밤골로 하산키로했다. 구름 속이라 백운대 인수봉 모두 안보이고, 호랑이골 안부로 넘는 길도 찾기 어렵다. 간신히 길을 찾아서 넘어갔는데, 험한 바위 길이 물에 젖어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배가 고프다. 바위 아래 쉼터가 보여서 자리를 잡았다. 바위 여기저기 쇠고리가 박혀있는 것을 보니 암벽타기 시작하는 곳이다. 암벽을 올려다보며 김밥을 한잎 물었다.
`털중나리'가 보인다. 황적색의 꽃이 안개에 묻혀있으니 더 인상적이다. 다리에 피로가 풀리고, 눈과 입이 즐겁다. 점심을 마치고 다시 내려간다.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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