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교향적 환상곡 〈한국〉 
안익태 교향적 환상곡 〈한국〉 
  • 의사신문
  • 승인 2011.08.1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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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조국의 설움 딛고 웅대한 비상 그려

교향적 환상곡 〈한국〉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망향의 설움과 조국의 웅대한 비상을 그리고 있다. 작곡가 안익태는 국내 음악인들이 세계무대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세계적인 대가들에게 작곡과 지휘를 배웠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무대에 우뚝 선 `한국음악의 선구자'였다.

그는 일본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다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는데 처음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한인교회에서 당시 임시 애국가로 사용한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을 듣고 우리만의 국가 작곡을 결심한다. 그 후 신시내티음악원과 필라델피아음대, 커티스음악원을 거치면서 작곡과 지휘에 눈을 돌린 그는 뉴욕 카네기홀이 주최하는 작곡 콩쿠르의 응모 곡으로 애국가 부분이 없는 〈한국 환상곡〉을 출품해 콩쿠르에서 입선한다. 1936년 다시 유럽 유학을 떠나 베를린에 도착한 그 해 6월, 어느날 귓가를 스쳐가는 멜로디에 잠을 깬 안익태는 이 선율을 오선지에 적었는데, 바로 위대한 애국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그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비롯하여 졸탄 코다이, 프리츠 라이너, 펠릭스 바인가르트너 등에게 작곡과 지휘를 배우고, 마스카니니, 푸르트벵글러, 토스카니니, 카라얀 등과도 교우를 나누었으며 당시 이탈리아 무솔리니에게도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당시 슈트라우스가 안익태를 위해 쓴 추천서를 보면, “당신은 훌륭한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지휘자라는 엄연한 사실을 나와 우리 동료들에게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그대의 탁월한 능력에 더욱 확신을 갖고 더 넓은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당신의 그 민족 음악적 작품은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그 훌륭한 작곡기법을 높이 평가합니다. 향후 관현악단의 연주회 곡목으로 선정된다면 반드시 많은 관심을 끌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음악가로서의 장래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신의 가호아래 매진하길 바랍니다”

안익태는 이 환상곡 악보를 정리해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한국민회 앞으로 보냈으며, 자신의 미완성인 교향적 환상곡 〈한국〉의 마지막 악장으로 사용하였다. 2년 후인 1938년에 이 곡은 안익태가 지휘하는 더블린의 아일랜드 국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초연된다. 그 후 대한민국 광복 후 1948년 이승만 대통령령에 따라 제3부 선율을 〈애국가〉로 지정한다.

△제1부: 한국의 민족음악을 토대로 한 서정적 부분. 서두에 진동하는 관현악의 울림은 우리나라의 탄생을 알리는 팡파르이며 이어서 `호른'의 평화로운 가락은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모습과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민족의 얼을 표출하고 있다. 이를 받아 다시 플루트가 한국적 가락을 서정적 선율로 노래하면서 금관악기가 이를 받아 타령조로 변한다. 이는 농사를 천직으로 아는 우리의 농부들이 추수한 후 기쁨을 함께 나누는 흥겨운 분위기를 우리의 귀에 익은 `도라지타령'이 나타나면서 절로 음악 속에 빠져들게 한다.

△제2부: 일제아래 신음하는 한반도의 암울한 모습을 묘사. 평화롭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일제의 마수가 뻗치기 시작하면서 고유민요의 가락이 끊어지며 투쟁이 시작된다. 3.1운동이 표현될 때는 선율사이에 애국가의 가락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계속되지 못한 채 끊어지며 암울한 시대의 시련이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마지막에는 가락은 조용한 진혼곡으로 바뀌며 독립운동에 의해 희생된 선열들의 넋을 위로한다.

△제3부: 광복의 기쁨을 맞는 애국가의 합창부분. 어떤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불굴의 정신을 이어 받은 우리민족은 다시 분연히 일어나 애국가를 부르며 드디어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작곡가 자신이 작곡한 애국가를 1절부터 4절까지 합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애국가가 소리 높이 울려 퍼질 때 그 감격은 전율이 가슴속 저변에서부터 북받쳐 올라온다.

△제4부: 6.25 전쟁으로 인한 처절함을 묘사한 부분. 광복의 기쁨도 잠깐 또다시 한반도는 6.25전쟁에 휩싸이게 되고 선율은 또다시 슬픔으로 바뀐다. 그러나 역사는 계속해서 수레바퀴처럼 반복된다. 6.25전쟁의 아픔도 과거의 것으로 묻히었고 드디어 “무궁화 삼천리 나의 사랑아, 영광의 태극기 깊이 빛나리. 금수강산 화려한 나의 사랑아”하고 외치면서 만세 소리와 함께 장엄하게 곡은 막을 내린다.

들을만한 음반 : 안익태(지휘), 로스엔젤레스 필하모니 관현악단(enE media, 1961); 안익태(지휘), 할리우드볼 관현악단(Universal, 19610); 김만복(지휘), KBS교향악단(서라벌음반, 1970); 데니스 벅스(지휘), 야나첵크 필하모니 관현악단(서울미디어, 1996)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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