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10명 중 1명이 여름 동안 발에 상처를 입거나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로 이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박성우,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가 파란양말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당뇨병센터와 내분비내과 병·의원 및 보건소 520곳에서 4,284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여름철 발 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당뇨병 환자 중 14%(601명)가 여름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에 상처를 입거나 상처가 악화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는 혈관장애로 인해 충분한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 가벼운 상처로도 족부궤양 등 심하면 절단까지 하게 되는 이른바 당뇨발에 이를 수 있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온도가 높고 습해 세균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나 위험하다.
특히 20대에서 이러한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 위험률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에서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률은 11%~15% 정도로 고르게 나타난 반면, 20대는 약 27%로 다른 연령층보다 평균 13%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층에서 이렇게 여름철 족부질환 경험이 높은 이유는 이들 중 3분의 1 가량이 평소에 양말을 신지 않거나, 신더라도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한 양말인지 고려하지 않고 아무거나 착용하는 등 다른 연령층에 비해 발 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률이 2% 더 높았다. 이는 여성 환자들의 경우 평소에 양말을 잘 신지 않거나 신더라도 적합한 양말이 아닌 경우가 더 많고, 신발 역시 발 보호에 적합하지 않은 신발을 주로 신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성 환자는 여름에도 주로 운동화를 신었지만(36.2%), 여성 환자는 주로 슬리퍼(26.7%)나 샌들(24.8%)을 신었다.
아울러, 만성 고혈당으로 인해 신경이 손상을 받았거나 신경의 비정상적인 기능 때문에 생기는 만성적인 통증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서 여름철 족부질환 경험비율은 24.5%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이들에서의 족부질환 경험비율 9.7%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들이 여름 동안 족부 질환을 경험한 것은 주로 일상생활 중(32.9%)이었으며 집안에서 맨발로 생활하다 상처가 났거나(8.2%)가 계곡에서 물놀이 중 (5.3%), 해변 등에서 맨발로 돌아다니다가 상처가 난 경우도(2.5%) 있었다.
여름철 당뇨병 환자에서 족부질환 발생을 야기하는 주 원인으로는 맨발, 미비한 세족 습관, 무좀 병력으로 꼽혔다.
실내에서만 양말을 신는 이들의 여름철 족부질환 유경험률은 25.6%로, 양말을 실내 외에서 모두 잘 신는 이들의 14.2%에 비해 높았다
발을 대충 씻거나(17.4%) 보통으로 씻고 닦는 이들(16.4%)가 발을 잘 씻는 이들(13.0%)에 비해 여름철 족부질환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당뇨병 환자의 무좀 유병률은 52.6%로 조사됐는데, 이는 흔히 알려진 국내 무좀 유병률 36.5%에 비해 높다. 그런데 여름철에 무좀이 생긴 적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여름철에 족부질환 경험률은17.3%로 무좀이 생긴 적이 없는 집단의 10.4%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홍보이사(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여름에 특히 발이 화끈거리는 증상으로 양말을 벗어 던지고 슬리퍼 등을 신고 생활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발에 상처가 생겨 심각한 족부질환으로 이환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덥더라도 발을 잘 씻고 땀이 잘 흡수되는 양말을 신어 외부 자극과 무좀 등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증상이 있는 환자는 주치의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 했다.
홍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