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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봉사로 의학교육에 헌신한 - 김명선
배려와 봉사로 의학교육에 헌신한 - 김명선
  • 의사신문
  • 승인 2011.07.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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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의대와 연희대학교 합병 중추적 역할

김명선(金鳴善)
김명선(金鳴善)만큼 다양한 경력과 일화가 많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김명선은 1897년 황해도 장연군에서 출생하였다.

고향에서 초등교육과 평양에서 중등교육(숭실중학)을 마친 뒤 연희전문학교의 수물과에서 1년 수학한 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여 1925년에 졸업하였다.

졸업 후 모교 조교로 근무하다가 1929년부터 1932년까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그 후 1935년 일본교토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32년부터 1961년 은퇴할 때까지 모교의 생리학교실에서 봉직하는 동안 학장과 부총장을 역임하였고, 특히 6·25 때에는 의대 및 간호대 학생들을 인솔하여 종군하여 육군병원에서 근무한 일도 있다.

1957년 세브란스의과대학과 연희대학교의 합병 때 그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사회 활동에 대하여 중요한 것만 추려보면 평양기독병원장, 원석학원(성남중·고등학교)이사, 미군정청 문교부 의학교육담당관, 대한의학협회 부회장, 재단법인 한국농촌위생원 이사, 대한민국학술원 종신회원, 보이스카웃 한국연맹 총재, 대한가족계획협회 회장, 원자력병원장, 학교법인 유한학원 이사장, 대한성서공회 성서위원회 실행위원, 사회복지법인 명휘원 이사, 가정법원 조정위원, 키와니스클럽 한국지부 회장, 신일중·고등학교 이사,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이다.

상술한대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당대 석학 Ivy교수 지도 하에 이루어진 논문은 “On mode of action of secretago- gue in promoting gastric secretion”인데, 이는 지금의 gastrin의 존재를 강력히 암시하는 것이어서 그 당시로서는 큰 업적이었다.

귀국 후에도 한국에서 후배의 지도는 계속 되었다. 많은 연구업적들은 국내전문지에 발표되었다. 교육영역에서는 세브란스의과대학 생리학 강의를 담당했는데, 학생들의 성적 평가가 상당히 엄격한 것이 후일담으로 많이 남아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출생하여 어려서부터 기독교의 교리는 그의 생활철학 그 자체였다. 즉, 남에게 대한 배려와 봉사, 기독교 포교활동 등을 부지런히 하고 일평생 기독교 교리에 충실하였다.

기독교에 관하여 김명선의 생애 중 제일 고민하였던 시기는 일본의 강점기 중 특히, 중일전쟁이 한참이던 1930년 이후 패전까지 신궁참배를 강요당했던 기간일 것이다. 우상숭배인 신사참배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어서 교수직을 포기하고 낙향을 결심하고 당시 연희전문학교의 원한경 교수( H.H. Underwood)를 작별 인사차 방문 했더니 “그만 두면 학교는 누가 지키고 학생들은 누가 가르치느냐”는 간곡한 권유로 학교에 머무르게 되었다.

모든 굴욕과 비난을 혼자 감당하면서 소수의 학생만을 인솔하여 전체 교직원이 참배한 것 같이 기록을 남김으로써 모교의 폐교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어떤 짓궂은 친구가 그에게 신궁 참배할 때 무슨 내용의 기도를 드렸느냐고 문의하니 “군국 일본 빨리 망하라고 기도드렸지”하고 대답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이와 같이 유모어가 많고 그 외의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이다.

사회봉사에 관하여는 이미 경력에서 보듯이 많은 분야에서 봉사를 하였고 이외에 사적으로도 남의 부탁은 적극적으로 들어주려고 노력하였고, 또 금전에 소탈하여 많은 고학생들에게는 사비로 학비를 지원하였으며, 결혼 주례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선 분 중의 하나일 것이다.

1982년 뇌종양으로 별세하였고, 그 시신은 유언으로 해부학 교재로 남기기도 하였다. 그 후 유해는 경기도 시흥시 산현동 남대문교회 동산에 안장되었다.

집필 : 강두희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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