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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췌장수술’, 전 세계 패러다임을 바꾸다
‘복강경 췌장수술’, 전 세계 패러다임을 바꾸다
  • 표혜미 기자
  • 승인 2011.06.14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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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외과 김송철 교수, 세계 최다 359건 수술 국제 학회 보고 미국 소화기내시경

김송철 교수
국내 의료진이 복강경 수술 분야에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인 복강경 췌장 수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췌장 수술에 있어서 개복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원장·박성욱) 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2005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단일 병원으로서는 최다인 359명의 복강경 원위부(몸통 및 꼬리) 췌장 수술을 시행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회 및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췌장은 복강경 수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이 많이 행해지고 있었지만, 배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 큰 장기라 수술 상처도 크고 환자들의 통증 및 수술 후 합병증 관리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총 1000여건의 복강경 췌장 수술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단일 병원으로서는 세계 최다인 359건을 시행했다. 한 병원에서만 시행한 수술 기록이 전 세계 복강경 췌장 수술의 35%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 자체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서울아산병원의 복강경 췌장 수술은 2005년 8건에 불과 하던 것이 2010년에는 117건으로 2008년부터는 개복수술건수를 뛰어넘었으며 2010년도에는 전체 췌장 수술의 66.9%가 복강경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에서는 복강경 원위부 췌장 수술 이외 에도 복강경 췌두부 절제술 등 다양한 복강경 췌장 절제술이 현재 500례를 넘어섰다.

특히 김 교수팀은 췌장 원위부(몸통 및 꼬리)의 양성종양 뿐만 아니라 36건의 췌장암 환자에게도 복강경 췌장 수술을 적용하였고 결과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의 경우에는 암의 형태가 매우 까다로워 대다수가 복강경 수술로는 힘들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송철 교수가 복강경 췌장수술을 하고 있다.
복강경 췌장 수술 후 환자들은 통증 및 입원일수 모두 감소했으며 최소 절개로 수술부위의 상처에 문제 발생이 거의 없었고,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 발생률이 낮아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개복수술에서 거의 대부분 비장절제가 이루어졌던 것에 비해 김 교수팀의 복강경 췌장 수술 시에는 비장 보존율이 59%로 나타나 대상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장을 보존할 수 있었다. 췌장 바로 옆에 있는 비장은 혈액 내 세균을 죽이고 면역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술 시 최대한 비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강경 췌장 수술이 어려운 이유는 △췌장이 큰 혈관과 중요한 구조물로 둘러싸인 후복막에 위치해 있으며 △수술 중 작은 실수에도 췌장액의 누출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수술 과정이 까다로워 오랜 숙련으로 이루어진 고난도의 손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김송철 교수는 “국내 의료진의 복강경 췌장 수술은 명실 공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 팀이 이렇듯 세계적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체계적인 복강경 수술팀을 이루고 있으며 소화기내과와의 탄탄한 협진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전적으로 의료진을 신뢰해 준 것 또한 서울아산병원 복강경 췌장 수술팀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췌장이라는 장기가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신체의 일부로, 관심도도 낮고 관리도 잘되지 않아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 무척 안타깝다”며 “췌장의 양성 종양과 일부 췌장암에서만 복강경이 이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진행성 췌장암 및 췌장 주변 암 등 다양한 췌장 질환에서 복강경 췌장 수술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4월 초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복강경 관련 학회인 미국 소화기 내시경 외과학회(Society of American Gastrointestinal Endoscopic Surgery)에서 발표됐으며, 외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 학술지인 ‘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됐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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