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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병원, 호주 의료진 포기한 환자, 국내서 수술성공
성바오로병원, 호주 의료진 포기한 환자, 국내서 수술성공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1.06.0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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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 교수팀 기관 실리콘 스텐트 삽입술 시행

흉곽 내에 발생한 악성림프종으로 고통 받던 호주교포 여고생이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이상학(호흡기내과) 교수팀으로부터 기관지 협착 스텐트 삽입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성바오로병원은 현재 호주에 거주중인 조예진 양(18세)이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더 이상 수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아버지 조형석씨와 함께 지난 4월 한국을 찾아 이상학 교수팀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조 양은 1년 6개월 전 호주에서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고 기관지 협착으로 인해 메탈 재질의 스텐트를 기도에 삽입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수술과 항암치료가 잘 끝났다는 얘기에 문제없이 완치될 줄로 믿었으나 응급으로 삽입한 메탈 스텐트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면서 좌측 기관지는 폐쇄되고 우측 기관지마저 기능을 상실할 위험에 놓였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기존에 삽입된 스텐트를 제거하고 새로운 스텐트를 삽입해야 했지만 호주 현지 의료진은 아버지 조형석씨에게 수술 중 조양이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수술이 어렵다고 했다는 소식을 전달했다.

조 양의 아버지는 기관지 협착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성바오로병원 이상학 교수팀이 시행하고 있는 실리콘재질의 스텐트 삽입술에 관한 자료를 보고 조양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병원 관계자는 "한국에 도착했을 때 조양의 상태는 심각했다. 메탈 스텐트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좌측 기관지는 완전히 기능을 상실했으며, 간신히 기능을 유지하고 있던 우측 기관지도 기능을 상실하고 폐쇄되는 것이 시간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이상학 교수는 먼저 좌측 기관지 깊숙이 박혀있던 메탈 스텐트와 기관지를 막고 있던 육아조직을 제거한 후 실리콘 스텐트를 삽입하고 그 후 우측 기관지에 있던 메탈 스텐트를 제거하고 실리콘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상학 교수는 “이번 시술에 사용된 실리콘 스텐트는 이동 및 제거가 용이하고, 조직 반응성이 적어서 육아종성 조직 형성의 부작용이 거의 없다”며 “그러나 전신마취 상태에서 경직성 기관지경을 이용해 의료진의 세밀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하는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양성질환에 의한 기관협착의 치료법으로 사용되던 기관 절제술이나 재건술은 조양과 같이 시술 절제부위에 염증이나 궤양이 있으면 회복될 때까지 시술을 연기해야 했고,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협착 부위가 긴 경우에는 시술 자체가 불가능했는데 이러한 경우 ‘기관 실리콘 스텐트 삽입술’이 유용한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버지 조형석씨는 “호주에서 여러 병원을 찾아봤지만 불가능하다고 한 수술을 고국에서 잘 받고 딸아이가 건강을 회복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조예진양은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호주로 돌아가 잠시 쉬었던 학창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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